심리적 안정감은 어떻게 조직의 학습, 혁신, 성장을 일으키는가
어떤 조직이 좋은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조직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어떤 조직에 있는지 객관화가 되었다. 지금은 팀원으로 실무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 리더가 되어 팀을 이끌 수 있는 위치가 되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보았다. 질문을 많이 하는 팀,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팀이 되기 위해 이 책에는 심리적 안정감을 강조하고 있다. 나 또한 대학생 때부터 여러 프로젝트를 하면서 심리적 안정감에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면 추상적이고 다소 낮설게 느껴지는 심리적 안정감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지금 당신의 조직은 안전한가?
무지해 보이기 싫다면?
… 질문하지 않으면 된다.
무능력해 보이기 싫다면?
… 자신의 실수나 약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된다.
업무에 차질을 빚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싫다면?
… 회의 시간에 일절 입을 떼지 않으면 된다.
특정 상황에서는 이러한 태도가 자신을 꽤 괜찮은 사람으로 포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업무와 팀워크에는 아주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기업의 혁신을 방해하고,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며, 최악의 경우에는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리적 안정감’을 인간관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무 환경이 안정하다고 믿는 마음이라고 정의 했다. 어떤 의견을 말해도 무시당하지 않고 질책당하거나 징계받지 않는다면, 즉 구성원 모두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면 동료들의 눈치 따윈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이나 질문, 우려 사항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은 구성원이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며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나눌 때야 비로소 생긴다.
직장 내 침묵에 관한 초기 연구를 살펴보자. 뉴욕대학교 프랜시스 밀리켄과 엘리자베스 모리슨, 퍼트리샤 휼린 연구원은 컨설팅 회사와 금융 기관, 언론사, 제약사, 광고사 등에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 40명을 인터뷰하며 ‘직장에서 문제 제기를 꺼리는 이유’와 ‘문제 제기를 가장 기피하는 부분’에 대해 물었다. 다음 5가지로 규칙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 상사가 관여한 업무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마라
-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말하지 마라
- 상사의 상사가 함께 있을 때는 문제를 제기하지 마라
- 상사의 체면이 깎이지 않도록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는 부정적인 언급을 피하라
- 문제 제기는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 제기를 할 때 위와 같은 믿음은 생산성과 혁신, 직원들의 참여를 저하시킨다. 직원들의 참신한 생각이나 의견까지 묵살한다.
두려움 없는 조직은 무엇이 다른가?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는 세 가지 실천 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1단계: 토대 만들기: 지금 당장 ‘실패의 틀’부터 바꿔라
구글은 왜 실패한 팀에 보너스를 주는가?
구글 X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혁신 관련 자회사이다. 이 회사는 몇 년전 바닷물을 상업적인 연료로 개발하는 ‘포그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2년 후 가격 경쟁력이 턱없이 낮다는 결론을 도출하며 프로젝트는 아무런 소득없이 종료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후 포그혼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모두 해고되었을까? 아니다 정반대다. 팀원 모두는 회사로부터 두둑한 보너스를 받았다.
누군가는 실패한 직원에게 보너스를 주는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글 X의 CEO 아스트로 텔러는 ‘위험 요소가 많은 대형 프로젝트에 구성원을 참여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좋은 환경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다. 발전 가능성이 없는 프로젝트를 몇 년동안 질질 끌며 돈을 퍼붓느니 정확히 실상을 파악하고 중단시킨 직원에게 그만큼 보상해주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리더가 적극적으로 나서 심리적 안정감을 조성하지 않는 한 구성원은 본능적으로 실패를 피하고자 도전을 회피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텔러는 실패를 다음과 같이 정의 했다. “나는 실패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 실패를 통한 학습을 지지하는 것이다.”
실패를 보고하기 두려워하는 문화는 심리적 안정감이 낮은 조직에서 발견되는 흔한 현상이다. 따라서 리더가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리더의 역할을 무엇일까?
기존의 프레임에서는 정답을 갖고 있는 사람, 지시를 하는 사람,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사람이였다면 신규 프레임으로 바꿔보면 방향을 설정하는 사람, 직원의 의견을 수렴해 전략을 수립하고 개선하는 사람, 지속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해 목표를 성취하는 사람이다.
2단계 참여 유도하기: 겸손하되 적극적으로 파고들어라
리더가 마치 모든 정답을 안다는 듯이 군림하는 분위기에서는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반면 겸손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배우려는 리더와 함께라면 구성원은 자연스럽게 안정감을 느끼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게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자신감’과 ‘겸손’이 서로 반대되는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식과 역량이 충분한 리더라면 가식적인 겸손을 보여주는 것보다 오히려 자신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겸손은 단순히 자기 능력을 뽐내지 않는다는 개념이 아니다. 내가 모든 답을 알고 있지는 않으며, 내 말이 곧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다.
구성원이 쉽게 다가갈 만큼 친근하고, 자신도 얼마든지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조언을 구하는 리더가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한다.
3단계 생산적으로 반응하기: 실패를 축하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생산적인 반응은 다음 세 가지의 특징을 보인다.
- 감사 표현하기
오늘날처럼 불확실성으로 대표되는 업무 환경에서 노력을 칭찬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과와 더불어 노력과 과정이 평가에 반영한다고 믿으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끝까지 제안하며 파고드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 실패라는 오명 제거하기
혁신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제 조건은 구성원끼리 활발하게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실패를 숨기지 않고 과감히 수면 위로 드러내야 한다. 회사 차원에서 실패를 격려하는 일은 다음에 벌어질 실패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인정하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로써 조직의 값비싼 노동력은 일찌감치 새로운 프로젝트로 재배치 될 수 있다.
- 위반 행위에 엄격히 조치하기
때로는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를 한 당사자를 해고하는 것이 가장 생산적인 반응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조치가 자칫 심리적 안정감에 해가 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누군가 규칙을 위반하거나 계속해서 편법을 쓴다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조직 전체에 빨간불이 켜진다. 이럴 때는 차라리 해고 조치가 심리적 안정감을 강화시켜준다.
심리적 안정감은 친절함과 다르다
심리적 안정감은 친절함이나 상냥함과 거리가 멀다. 비슷한 맥락으로 편한함이나 안락함을 뜻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듣기에는 조금 거칠고 쓴 말일지라도 생산적인 갈등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은 신뢰감과 다르다
심리적 안정감과 신뢰감은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지만,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방향성’이다. 심리적 안정감은 특정 개인이 아닌 조직 전체를 향한 감정이다. 반면 신뢰감은 개인이 특정 인물이나 조직을 향해 느끼는 감정이다.
심리적 안정감이 성과의 기준까지 낮추진 않는다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고 해서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마감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구성원에게까지 면죄부를 준다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 심리적 안정감은 ‘직장에서 마냥 편하게 있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심리적 안정감은 조직의 성과를 촉진하는 매개체다. 높은 심리적 안정감의 조직이 낮은 업무에 수행 기준을 잡으면 안주하는 조직이 되버리고 만다. 하지만 높은 업무 수행 기준을 목표로 하면 학습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