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의 진정한 팬 (1000 True Fans)

Clara Ex Machina
Holy Crypto
Published in
11 min readJan 21, 2023

* NFT 씬에서 특히 기본 참고자료로 읽히고 있는 에세이, “1000 True Fans”를 번역한 글입니다.

* 번역문은 2008년에 작성된 에세이를 원작자가 수정한 최신ver 글입니다. (오리지널 버전은 원문 하단에 존재합니다.)

창작자로서 성공하기 위해서 수백만명의 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창작자의 성공은 수백만 달러, 수백만 고객, 수백만 클라이언트, 수백만 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신이 공예가, 사진 작가, 음악가, 디자이너, 작가, 애니메이션 화가, 앱 개발자, 기업인, 발명가, 그 무엇일지라도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수천명의 진정한 팬이다.

여기서 ‘진정한 팬’이란 당신이 생산하는 그 무엇이라도 구매할 팬들을 의미한다. 이 광팬들은 당신이 노래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라면 200 마일을 달려서라도 찾아올 것이며, 당신의 책을 양장본, 지장본, 그리고 오디오 버전까지 구매할 것이며, 당신의 피규어 모습이 공개되기도 전에 미리 구매를 걸어둘 것이다. 또, 무료로 공개된 당신의 유투브 채널의 “최고의 순간”을 모은 DVD를 구매할 것이며, (당신이 요리사라면) 매달 있는 당신의 셰프 테이블에 참석할 것이다. 진정한 팬 (혹은 슈퍼팬) 1000명만 있으면, 당신은 충분히 생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 억만장자가 되는 행운을 누리려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팬 한 명당 평균적으로 $100의 수익을 낼 수 있을만큼 매년 콘텐츠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조건에 유리한 특정 예술 혹은 산업 분야들이 있지만, 모든 창작 영역에서 이는 긍정적인 도전과제이며, 새로운 팬들을 찾아 나서는 것보다 기존의 고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려 하는 방법이 훨씬 수월하고 좋은 길일 것이다.

둘째, 팬들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갖고 있어야 한다. 무슨 의미냐면, 팬들이 당신의 무엇인가에 대채 지불을 할 때 당신에게 직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지원을 온전히 가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기존의 음반사, 출판사, 스튜디오, 소매상, 혹은 기타 수많은 중간자들이 떼어가고 남은 수익만 가져가던 구조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팬들에게서 $100씩을 ‘직접’얻을 수 있다면, 연간 수익 10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천 명의 팬만 있으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 정도면 충분한 수입일 것이다.

천 명의 고객을 모으는 것은 수백만의 팬들을 모으는 것보다 훨씬 실현가능한 목표일 것이다. 지불 의사를 가진 수백만명의 팬을 모은다는 것은 사실 이제 막 발을 들이는 누군가에게는 매우 비현실적인 목표이다. 하지만 천 명의 팬은 가능하다. 어쩌면 그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까지도 가능할지 모른다. 하루에 한 명씩만 진정한 팬을 모을 수 있다면, 천 명을 모으는 것은 몇 년이면 가능하다.

1000이라는 숫자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내 말의 요점은 개략적 규모 산정치(ROM; rough order of magnitude, 프로젝트 착수 시 대략적으로 행하는 필요한 비용/시간 산정)에 있다. 정확한 숫자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팬 한명 당 매년 $50 밖에 벌 수 없다면 2000명의 팬이 필요할 것이며, 마찬가지로 $200 씩을 벌 수 있다면 500명의 팬이 필요할 것이다. 혹은 생계유지 비용이 일년에 $75000이면 충분하다면 그에 맞춰 숫자 또한 조정하면 된다. 혹은 듀엣으로 활동을 하거나 파트너가 있다면, 2를 곱하여 2000명의 팬을 필요로 할 것이다. 팀이라면 팀원 수에 맞춰 곱하면 될 것이다. 좋은 소식은, 진정한 팬의 규모가 팀의 규모와 기하학적이고 선형적인 증가 정비례 관계라는 점이다. 팀의 규모가 33% 늘어난다면 당신의 팬 규모도 33%가 늘어나면 되는 것이다.

진정한 팬의 지지도를 계산하는 또다른 방법은 팬으로부터 일당만큼의 돈을 1년동안 받는 것이다. 팬을 하루치 노동량만큼 충족시킬 수만 있다면, 분명 높은 기준이긴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1000명을 얻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모든 팬들이 슈퍼팬인 것은 아니다. 천명의 진정한 팬이 생계를 유지하기엔 충분하겠지만, 그 외에도 두 세배 이상의 일반 팬들이 존재할 것이다. 중심 원에는 진정한 팬들이 존재하고 그 겉을 일반 팬들이 둘러싸고 있는 원형의 구조를 생각해보라. 이러한 일반 팬들은 때때로 당신의 창작물을 구매할 수도, 혹은 한번만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이런 구매활동 또한 당신의 전체 수입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부가적인 50% 수익을 갖고 올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팬에 집중하는 것을 더 선호할텐데, 진정한 팬의 열정인 태도는 다른 일반 팬들의 후원까지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팬들은 당신의 직접적인 수입원이 될 뿐만 아니라, 일반 팬들을 위한 주요한 마케팅 인력이기도 하다.

팬들, 고객들, 후원자들은 이전에도 계속 존재했던 개념인데, 대체 무엇이 특별해졌단 말인가? 여기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예전엔 고객들과의 직접적인 관계가 기본 모드였으나, 현대 소매업은 (장점이긴 하지만) 고객들과의 직접적인 접촉 없이 창작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출판사, 스튜디오, 음반사, 제조사들은 고객들의 이름과 같은 중요한 정보들까지도 소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몇백년간의 산업 기간에도 불구하고 뉴욕의 출판사들은 핵심 독자들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이는 크리에이터들이 (보통 하나 이상의) 중개업자들 때문에 더 큰 독자/청중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유비쿼터스 P2P 커뮤니케이션과 결제 시스템의 등장으로 (오늘날 이것을 주로 ‘웹’이라고 부르곤 한다.) 모든 사람들은 전세계 어느 누구에게라도 판매를 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들에 쉽게 액세스할 수 있게 되었다. 오레건 주 벤드 지역에 사는 창작자는 뉴욕의 음반사만큼이나 쉽게 네팔의 카트만두에 사는 누군가에게 곡을 팔고 들려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신기술들 덕분에 창작자들은 쉽게 관계를 유지하고, 고객을 팬으로 만들고, 팬의 결제 금액을 고스란히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필요한 팬의 수가 감소하도록 만들었다.

전체 금액을 창작자가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것은 혁명적이었으나, 두번째 혁신 기술은 이 힘을 더욱더 증폭시키는 데에 일조하였다. P2P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가치는 가장 알려지지 않은 노드가 가장 인기있는 노드로부터 클릭 한번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존재한다는 점이다(one-click away). 쉽게 말하자면, 가장 팔리지 않는 책, 노래, 혹은 아이디어가 가장 잘 베스트셀러 책, 노래, 그리고 아이디어로부터 클릭 한번이면 닿을 수 있는 것이다. 웹의 등장 초기에 콘텐츠와 상품을 모아서 보여주는 대형 플랫폼들, 예를 들면 eBay, Amazon, Netflix 등은 가장 적게 팔리는, 덜 알려진 품목들의 총 판매액이 몇몇 가장 잘 팔리는 품목들의 총 판매액과 동일하거나 때로는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Wired에서 저자의 후임자였다.)은 이 현상을 판매 분포 곡선의 그래프로 표현하고 이를 “롱테일 효과”라고 명명했다. 일 년의 몇 카피밖에 팔리지 않는 수없이 긴 낮은 곡선이 몇몇 베스트셀러가 수직적으로 상승하는 “긴 꼬리” 형태로 이어지는 분포를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이 “꼬리” 부분은 머리부분만큼이나 큰 영역을 차지한다. 이 개념을 바탕으로 어그리게이터 플랫폼들은 고객들이 “덜 알려진” 상품을 클릭하도록 장려하는 인센티브를 만들었다. 롱테일 영역에 존재하는 희귀 아이템들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추천 엔진과 기타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Google, Bing, Baidu를 포함한 웹 검색 엔진 회사들 또한검색 유저들이 덜 알려진 아이템들에 닿으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모델이 광고 판매를 위해 유효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결과는 가장 알려지지 않았던 아이템들이 이제는 ‘덜 알려진’ 상태로까지 격상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당신이 지구상의 작은 동네에 살고 있다면 마을에서 데스메탈 음악을 좋아하거나, 왼손잡이 낚시 릴을 찾고 있는 사람은 당신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웹이라는 것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 니즈를 충족시키기에 너무 어려운 환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클릭 한번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인터넷에선 그 어떤 것도 — 그 어떤 상품, 아이디어, 욕구일지라도 — 팬 기반이 아닌 것이 없다. 창조 혹은 고안된 모든 것은 적어도 백만 명 중에 한 명 정도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며, 이는 넘기 어렵지 않은 기준이다. 100만 명 중 한 명만 설득할 수 있어도 이는 지구상의 7천 명의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100만 분의 1 전략은 천 명의 진정한 팬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실제로 그러한 팬들을 찾는 것, 혹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로 하여금 당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대기업, 중개업자들, 상업 생산자들은 모두 진정한 팬과의 연결을 지원하기에 불충분하고 적합하지 않다. 그들이 틈새 소비자들과 고객들을 찾고 그들에게 아이템을 전달하기에는 제도적으로 제약이 많다. 100만분의 1의 진정한 팬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 된다. 이들과의 관계를 계속해서 형성해나가는 데에 필요한 툴들, 이를테면 소셜 미디어 등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창작자 입장에서 1000명의 진정한 팬을 모으기에 더 훌륭한 환경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를 유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진정한 팬들을 위해 창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을 타겟으로 등장한 여러 혁신적인 툴들 중에 하나로 크라우드펀딩이 있다. 당신의 다음 작품을 위해 팬들이 돈을 후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은 천재적인 발상이었다. 전세계적으로 현재 2천 여개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존재하며, 이들 중 대부분은 특정 분야에 특화되어 있다. 이를 테면 과학 실험, 밴드 활동,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위해 자본을 모으는 방식이다. 어떤 플랫폼들은 “성공 혹은 실패” 펀딩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부분적 펀딩, 이미 완료된 프로젝트를 위한 펀딩, 온고잉 프로젝트들을 위한 펀딩 등 다양한 방식이 지원되고 있다. 예를 들면 Patreon의 유저들은 월간 잡지, 영상 시리즈, 혹은 예술가의 임금 등을 후원한다. 가장 크고 유명한 플랫폼은 Kickstarter로, 10만 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위해 2.5억 달러를 유치하는 데에 성공했다.

Kickstarter의 프로젝트들은 평균적으로 241명의 후원자를 모집하며, 이는 1천 명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숫자다. 이말인즉슨 1천명의 진정한 팬(기꺼이 후원자가 되어줄 이들)만 있으면 자유롭게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열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팬들에게 무엇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캠페인의 성공 여부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천 명의 진정한 팬을 양성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때로는 매우 번거로운 일들을 처리해야 할 수도 있는 작업이며, 모두에게 맞는 방식은 아니다. 이를 잘 해내려면 어쩌면 풀타임 직업이나 마찬가지로 헌신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의 규모를 최소화시킨다 해도 지속적인 기술이 필요한, 비용 소모적이고 도전적인 파트타임 일 정도는 될 것이다. 팬을 상대하고 싶어하지 않는, 그리고 솔직히 그래선 안되는 창작자들 또한 많이 존재한다. 이들은 그저 창작 활동, 즉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을 하고, 음악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슈퍼팬들을 상대해줄 다른 사람을 고용하는 대신 말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케이스가 바로 당신이라면, 당신이 고용한 그 사람 때문에 슈퍼팬의 수를 계산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필요한 슈퍼팬이 더 증가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당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음반사, 스튜디오, 출판사, 소매업자 등의 중개인들에게 팬들과의 커넥션을 ‘하청’ 맡기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방식이 잘 작동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대부분의 경우 이들이 해내는 작업의 수준은 당신이 직접 행하는 것보다 낮다는 점이다.

‘천 명의 진정한 팬’ 계산법은 이분법적이지 않다. 즉, 다른 방식을 배제하고 이 방식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나를 포함한 많은 창작자들은 주류 중개 서비스와 더불어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혼용한다. 나 또한 뉴욕의 큰 출판사들과 함께 책을 낸 적이 있으며, 나 혼자 알아서 책을 낸 적도 있다. 내 진정한 팬들을 위해 Kickstarter를 이용해 출간한 적도 있다. 내 목적과 콘텐츠의 내용에 따라 매번 다른 형식을 취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내가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슈퍼팬들을 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요약하자면, 천 명의 진정한 팬은 스타덤 이외의 또다른 성공의 길이 될 수 있다. 플래티넘 베스트셀러, 블록버스터, 셀럽이 되고자 매우 비현실적이고 힘든 길을 걸어가는 대신, 천 명의 진정한 팬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된다. 실제로 그 길에서 몇 명의 팬을 당신이 얻을 수 있든간에, 단순 유행 이상의 진심어린 지지 기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훨씬 도달하기 어렵지 않은, 합리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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