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약의 진실?

뇌전증 치료에 쓰이는 토피라메이트..우울증 약으로 둔갑

유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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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살이 빠진다고 하여 믿고 복용했는데 오히려 점점 우울하고 심지어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과연 다이어트 약의 성분을 알고 먹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머니투데이 2013.10.19. 황보람 기자

서울 시내 다이어트 병원 약국에서 근무했던 A씨(30)는 뇌전증약을 다이어트약이라고 제조해주는 병원의 실태에 양심 찔려 일을 관뒀다. 다이어트 약이라고 제조해주지만 ‘뇌전증약’이 들어가 있으며 차마 이를 끊으라 말도 하지 못하는 답답한 실정.

뇌전증약 성분 부작용…> 우울증

‘토피라메이트’는 뇌전증 환자에게 쓰이는 항경련제의 성분으로 과다복용 시 감각·미각이상, 주의력·기억력 저하, 불면 증세와 같은 ‘신경계부작용’을 호소할 수 있다. 또한 자살관념과 자살행위의 위험성이 유의미하게 나타날 수 있어 매우 조심해야 하는 약품이다. 하지만 이 성분이 포함된 뇌전증약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식욕감퇴’현상을 되려 다이어트 약으로 이용하고 있다.

의사는 약물 처방을 내릴 때 체질량 지수 25 이상인 극히 어려운 비만 환자들에게만 사용하는 게 좋다. 그러면서도 표준체중이지만 자신이 비만이라고 생각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고객에게 마지못해 약을 처방해주는 의사.

약물 처방에 냉정해야 하는 의사가 개인의 재량에 따라 ‘경향’과 ‘판단’에 의존하고 있어 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몸의 경고… 그제서야 성분 확인

약물에 의한 일시적인 다이어트 효과에 혹해 몸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한 채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정작 자신이 먹고 있는 약이 무슨 약인지도 모르면서 약을 끊으면 요요현상이 올까 두려워 끊지 못하는 것이다.

18일 가정의학과 원장이 운영하는 ‘비만약’ 관련 인터넷 카페에 자신이 먹고 있는 약의 성분을 알려달라며 알약 10개의 사진을 첨부한 글이 올라왔다. 어떤 약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복용한지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약을 먹을 때 마다 울렁증과 헛구역질, 식은땀과 불면증, 귀이명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의사는 “잘못된 식사습관부터 제대로 개선해주면 지금이라도 약을 끊을 수 있다며”며 “식욕억제제 1알 정도는 식사요법을 잘 지키도록 노력하는 도중에 정말 참기 어려울 경우에만 한정해 복용해라”고 지침을 내렸다. 일부 병원에서 약물의 ‘최소원칙’을 무시한 채 손님에게 정확한 안내 없이 살을 빼는 ‘쉬운 길’을 유혹하며 과잉처방 해주고 있어 약에 의존해 몸을 망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굶지 않고 매 끼니마다 제대로 된 저열량 식사를 한다면 어느 순간 식욕이 조절되는 모습을 찾을 것, 비만약을 강하게 먹는다고 체중감량이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할 것”

+information

뇌전증? 간질 자체가 잘못된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적 편견이 심하고, 간질이라는 용어가 주는 사회적 낙인이 심하기 때문에 뇌전증이라는 용어로 변경되었다.

토피라메이트? 간질을 앓고 있는 사람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종류의 발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

식품의약품안전청http://opendrug.kfda.go.kr/drugsafeuse/safety/safety_3_2_view.jsp?pharmid=286

체질량지수? 키와 몸무게를 이용하여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 이상일 때 비만으로 진단한다.

+opinion

오늘자 기사가 뭐가 있나 네이버를 뒤적거리다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기사이다. 다이어트는 여자의 평생과제라 할 정도로 매년 스트레스이다.

요즘 같은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는 비만약, 비만클리닉이 생겨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외모도 스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은 외모에 집착한다. 비만이 되기 전에 관리를 했어야 하지만 이미 쪄버린 살을 빼기란 쉽지 않다. 식이요법, 적절한 운동이 가장 알맞은 답이겠지만 인터넷에 비만을 검색하면 ‘비만약 처방’에 대한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약을 처방해달라는 고민글이 많음과 동시에 비만약 부작용에 관한 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체중감소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운동을 동반했을 때 비만약이 안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비만약이 정말 지방분해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몸이 느끼는 것을 조정하고 있는 거라면 굳이 섭취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것도 손발저림, 우울증 등 여러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며칠 전 인터넷을 하다가 한국여성 10명이 모이면 반 이상이 자신이 뚱뚱하다고 느낀다는 걸 본 적이 있다. 사실 나도 ‘살 뺄거야, 저거 먹으면 살쪄’ 라는 말을 달고 살 정도로 살에 집착한다. 외모중시 사회가 조금은 수그러들 필요가 있고 아무리 단기간 살을 빼고 싶어도 자기 몸을 정말 아낀다면 바람직한 경로로 다이어트를 했으면 한다.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8&aid=0003135085&date=20131019&type=1&rankingSectionId=102&rankingSeq=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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