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________

2023년 회고

GARIMOO
How Was Your Day
7 min readJan 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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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많은 일들을 해냈다. 몇년동안은 놀더라도 마음 편하게 쉰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드디어 발 쭉 뻗고 좀 쉬어가는 마음이 드는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관성처럼 이것도 좀 해볼까? 저것도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중이다. 늦기 전에 올해를 기록해보려 한다.

2023년의 변화

2018년에 입사한 뒤 5년동안 바뀌지 않았던 팀과 조직장님과 사람들을 떠나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다. 나에게는 업무적으로는 물론 업무 외적으로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곳이었다. 졸업하자마자 바로 입사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24살 꼬꼬마를 예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보듬어주시고 항상 응원해주셨던 그 경험은 아마 계속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의 내 모든 사회생활에 힘이 되어주는 그런 정서적인 안정감과 기술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좋은 곳이었다. 이런 곳에 5년동안이나 있으면서 행복하게 회사생활을 했다는 것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퇴사할 때 받았던 케이크와 읽자마자 눈물났던 조직장님의 메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더 빡센? 트래픽을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주니어를 벗어나고 있는 연차인 만큼,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로서 더 성장하기 위해 좀 더 많은 데이터를 다루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점점 더 어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일에는 멀어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서버 이전 작업 등 인스턴스나 서버를 관리하는 데 쓰는 리소스가 더 많아졌었기 때문이었다.

트래픽이 증가하고 유저가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일수록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어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 쿼리를 튜닝하거나, 혹은 어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를 읽고 쓰는 패턴을 분석해서 더 나은 방법으로 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도록 개발자에게 가이드를 하거나, 아예 다른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운영하는 서비스에서는 그렇게 트래픽이 증가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주로 업무 자동화나 비용 절감을 위한 일을 많이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이직에 대한 고민을 점점 시작하게 되었다.

2023년의 업무

이전 직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새로 입사한 곳에서도 RDBMS와 NoSQL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크게 보면 그렇게 다르지 않지만, 새로운 회사에서는MySQL을 온프레미스로 사용하지 않고 AWS Aurora를 쓰기 때문에 새로 공부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Redis도 마찬가지로 AWS ElastiCache를 쓰기 때문에 처음에 익숙해져야 할 것들이 많았지만, 약간 익숙해지고 나니 사실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진짜 편한 점이 많다고 느끼고 있다. AWS 짱..

AWS의 Lambda와 SNS 등을 이용해 모니터링을 하고, 젠킨스를 사용해서 여러 인스턴스를 관리하기 때문에 내가 쓰지 않고 있던 기술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그리고 PostgreSQL, DocumentDB, DynamoDB 들도 이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할 일이 많다! 세상은 넓고 새로운 기술은 끊임 없이 나오고, 운영하는 스토리지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각 서비스의 내부 기능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하고, 매번 뉴 피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괜찮은 기능이 있으면 테스트를 해봐야하고.. 부지런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를 하는 방식을 좀 바꿔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일단 되는대로 급한 일을 하는 편이긴 한데, 이제는 좀 계획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미리 정해놓고 그걸 위해 시간을 써봐야겠다. 열심히 해야지..

2023년의 도전

드디어! 책이 출간되었다. 자세한 책 출간 과정은 여기에 정리해두었다. 너무 기쁘게도 출간한 뒤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감사할 따름이다.. 거의 한달만에 증쇄에 들어갔고, e북도 출간되었다! 2024 안목있는 당신을 위한 IT 도서 에 선정되다니.. 동네방네 자랑해!!!

그리고 출간 이후에 바로 회사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기술적으로 발표를 했던 것도 처음이라서 엄청 열심히 준비했었다. 거의 3주간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TV에 장표를 띄워놓고 말하는 연습을 했다. 확실히 연습을 한 보람이 있던게, 실제 올라가보니까 별로 떨리지 않았다. 준비한 만큼 잘 얘기하고 내려온 것 같다.

2018년 회고에서 5년 이내에 여기에서 발표를 하고 싶다고 적어놨었는데, 정확히 5년 뒤 같은 자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했다. 열심히 살았구만 나!

우아콘 발표 사진과 2018년 회고

내년에는 이런 발표와 출간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쉽진 않겠지만 늘 그렇듯이 일단 저지르면 또 해내겠지 하는 마음으로다가.. 힘내보자!!

2023년의 여행

5월에 퇴사가 확정되자마자 급하게 시간 맞는 친구들과 짧은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렌트를 해서 이토시마 — 히타-구마모토를 다녀왔는데, 첫 렌트였지만 운전하는게 별로 어렵지 않고 재밌었다.

여름에는 치앙마이를 다녀왔다. 8년 전에 가보고 처음 가는거였는데, 그 때 갔던 파이집이 아직 남아있어서 너무 좋았다. 치앙마이는 진짜 길게 가서 살고싶은 그런 동네다.. 워케이션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연말에는 또 일본에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나고야와 시즈오카에 다녀왔다. 나고야 그리고 시즈오카 둘다 한국인한테 그렇게 인기있는 관광지는 아니라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일이 많았다. 그래도 눈치와 파파고를 이용해서 즐겁게 다녀왔다. 너무 좋았던 곳이 많아서 날 잡고 구글맵 리뷰를 남길 예정이다. 이제 우핸들 렌트는 무섭지 않아!

2023년의 운동

5월까지는 출간준비때문에 거의 운동을 못했다. 5월부터 전 회사에 여자풋살팀이 생겨 풋살을 시작했다. 퇴사한 뒤에도 감사하게도 나를 내치지 않아주셔서 계속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매주 두번씩 열심히 풋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이직한 뒤에도 현 회사 팀원분들보다 전 회사 팀원들을 더 많이 만나고 있다.

올해 두번의 연습경기, 한번의 리그가 있었다. 리그에서는 8전 7무 1패라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사실 리그 전까지 거의 우리가 수비연습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비는 잘했다는거지! 요즘은 공격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까 내년에는 더 잘할거라고 기대한다!

2023년의 영화

벌써 여섯번째 회고인데, 매번 회고를 쓸 때에는 당연한 말을 쓰는것 같아 이게 맞나 싶지만, 지나고 보면 그 때 이런생각을 했구나, 이런 고민을 했었구나 하고 보게 되어 좋은 자산이 되고 있는 것 같다.

20대를 돌아보니 그래도 나름 이것저것 하면서 열심히 살아온 같아, 별다른 후회는 없는것 같다. 다가올 30대에는 좀 내려놓고 순간순간에 집중하며 더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 아쟈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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