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at에 대하여
Economic moat (줄여서 moat)라는 표현이 있다.
사전적으로는 성 주위에 침입 방지를 위하여 파 놓은 해자 (垓字)를 의미하는데, 비즈니스에서는 워렌 버펫이 자신의 투자 철학으로서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한 기업’에 투자하는 기준으로서 economic moat라를 표현을 사용하면서 유명해져서, 지금은 투자 업계에서는 주로 경쟁 우위, competitive advantage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자주 사용한다.
Moat에 대하여 좀 더 공부해 보고 싶다면, 여기를. (주의: 창업자 보다는 비즈니스 분석에 관심있는 MBA가 좋아 할 내용임)
moat에 대한 워렌 버펫의 생각을 살펴 보면:
What we refer to as a “moat” is what other people might call competitive advantage . . . It’s something that differentiates the company from its nearest competitors — either in service or low cost or taste or some other perceived virtue that the product possesses in the mind of the consumer versus the next best alternative . . . There are various kinds of moats. All economic moats are either widening or narrowing — even though you can’t see it.
(Outstanding Investor Digest, June 30, 1993)We think of every business as an economic castle. And castles are subject to marauders. And in capitalism, with any castle . . . you have to expect . . . that millions of people out there . . . are thinking about ways to take your castle away. Then the question is, “What kind of moat do you have around that castle that protects it?”
(Outstanding Investor Digest, December 18, 2000)A truly great business must have an enduring “moat” that protects excellent returns on invested capital. The dynamics of capitalism guarantee that competitors will repeatedly assault any business “castle” that is earning high returns . . . Our criterion of “enduring” causes us to rule out companies in industries prone to rapid and continuous change. Though capitalism’s “creative destruction” is highly beneficial for society, it precludes investment certainty. A moat that must be continuously rebuilt will eventually be no moat at all . . . Additionally, this criterion eliminates the business whose success depends on having a great manager.
(Berkshire Hathaway Letter to Shareholders, 2007)
이를 보면, 그가 moat라고 표현한 것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산업군에서 long-term, 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를 가진 회사를 찾기 위한 투자 기준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는 2–3년 기간의 단기적인 변화보다는 10년, 20년 등 아주 장기적인 흐름에서의 경쟁 우위점에 더 집중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철학에 기반하여 그는 90년대 후반이후 인터넷 분야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고, 최근 이에 대하여 후회한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였다.
나는 스타트업들도 자신의 비즈니스의 moat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비즈니스 전략 수립, 실행에 있어서 늘 이 moat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고민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워렌 버펫과 같이 초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moat가 아니라, 스타트업의 시각에서는 향후 몇 년간 시간이 지나면서 (over-time) 축적되어 가는 competitive advantage가 무엇일지 늘 고민하면서 그 점을 강화, 축적하는데 상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Cliche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마켓플레이스, 메신저 등에서의 네트워크 효과, B2B SaaS에서 고객이 된 기업들에 대한 (좋은 의미에서의) lock-in 효과, B2B2C 플랫폼에서 B2B lock-in 효과를 낼 수 있는 플랫폼 등을 모두 moat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이 high-level의 개략적인 개념이 아니라, 자신의 비즈니스의 구조를 바닥까지 파 헤쳐 보면서, (아무리 사소해 보이더라도) 경쟁 우위점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지점에 대하여 moat 구조를 찾고 구축해 나가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비즈니스 규모가 커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쟁 대비 우위을 강화할 수 있는 모든 지점에서 moat를 확보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구조 및 전략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나는 특히 우리 회사의 IR 미팅 과정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첫 번째 미팅’에서, 내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그 사업계획의 비즈니스 구조에 대하여 내 머리 속에서 내가 이해하고 play around 할 수 있는 수준까지 mental model을 재 구성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비즈니스의 핵심 본질, 장점, 약점이 어디이고, 어느 정도의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어떤 접근 방법이 필요하고, 전략적인 Biz Dev는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머리 속에서 mental model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데이터, 주요 수치 등에 대한 질문을 아주 많이 하는 편이다.
라고 표현하였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이 비즈니스가 시간이 지나면서 moat를 강하게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하고, 그 점에 어떤 자원을 어떻게 투입하고 어떻게 구조를 만들어 가면 이 moat를 더 강화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하고, 그 가능성을 찾으면 그 방향으로 집중하는데 필요한 자금 규모는 얼마나 될까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이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답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투자 검토의 다음 단계로 넘어 가게 된다.
내가 2016년 많은 O2O 업체의 투자 검토를 하면서, 많은 업체에게서 상당한 수준의 초기 성장 및 traction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진행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나 스스로의 mental model에서 바로 이 moat의 가능성을 찾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즉, 초기의 성장과 traction은 창업팀의 지난한 노력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그 내부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moat라고 부를 수 있는 구조적 경쟁 우위를 만들 가능성을 찾지 못하면 투자 진행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스타트업도 장기적으로 같은 스타트업 뿐 아니라 incumbent로 부터의 경쟁을 극복해 가면서 성장해 나가야 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비즈니스가 성장해 가면서 이러한 moat를 확보, 강화해 나가는 것이 결국 생존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본다.
moat에 대하여 한 가지만 덧 붙이자면, (1) 이는 다양한 기능, 기술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비즈니스 구조 및 전략과 관련된 경우가 더 많고, (2) 겉으로 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아주 사소한 차이에 의하여 아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자면, Munchery와 Sprig은 외견상 유사한 조리된 음식 배달 서비스이지만, Munchery는 ready-to-cook meal, Sprig은 fully-cooked meal 배달이라는 점에서 그 내부 구조에 근본적인 차이를 보일 수 있다.
Munchery는 냉동트럭 기반으로 좀 더 유연한 배송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것에 비하여, Sprig은 15분 내에 음식을 배달하면서도 fully-cooked meal이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지역 거점에 kitchen을 갖춘 물류 트럭을 갖추어야 했을 것이다. 이들 비즈니스에서는 물류 인프라가 가장 중요한 경쟁 우위점의 하나이기 때문에, (내 판단으로는) 그 구조가 경쟁사 대비 아주 높은 비용 구조일 수 밖에 없는 Sprig은 결국 성장과 경쟁우위을 유지하기 위한 인프라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얼마전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또, 이들과 유사해 보이는 Blue Apron과 같은 meal-kit 배송 서비스는 Munchery, Sprig과 같은 cooked meal을 배송하는 서비스와는 그 비즈니스 구조가 아주 다르기 때문에, 갖추어야 할 moat도 차이가 있다.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비즈니스 구조에 대한 깊은 고민, 창업팀의 장단점 및 투입 가능한 자금 및 자원 등을 기반으로 고민해 나가면서 지속적으로 답을 찾고 그 찾은 답들을 축적해 나가야 이러한 moat를 구축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투자자로서 그 가능성을 알아 보고, 그에 필요한 자원 (자금, 경험, 주위의 자원 등)을 투자하는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