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디지털 노마드인가, 놈팽이인가? — Prologue

Hwangoon
잉여라잎 인 뱅쿽
3 min readJul 22, 2017
그것이 나인 것은 안비밀

“디지털 놈팽이는 당신의 주변에 있다"

20대 초반부터 해외에 기어나오기를 좋아했던 나는 20대가 끝나기 전에 노잼 헬조선을 탈출하자는 생각으로 배낭 하나 매고 무작정 튀어나왔다.

첫 번째 행선지는 태국 뱅쿽이었다. 방콕이 아니라 뱅쿽이라 부른다. ‘뱅'하고 ‘쿽'하는 느낌이 좋아서 그냥 그렇게 부른다. 다른 이유는 없다.

컴퓨터와 관련된 잡다한 기술들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그것들을 가지고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살아갈 생각에 약간 흥분된 상태였다.

우선 출발 전에 태국 여행자라면 한번은 들어봤다는 ‘태사랑'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여차저차한 놈팽이 여행잔데요, 잡기술 있으니 숙박이든 밥이든 트레이드합시다”라는 정도의 글이었다.

생각외로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게스트하우스부터 콘도업체, 라오스나 캄보디아에 있는 한인은 물론, 불법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달라는 연락까지.

여차저차해서 숙소를 얻었고, 잡일을 했고, 1년 반이 훌쩍 지났다. (음?)

예상보다 뱅쿽에 오래 머물렀다. 물론 중간에 KL(쿠알라룸푸르)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기도 했지만, 어쨌건 베이스는 뱅쿽이었으니…

무튼,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니 욜로족이니 하는 것에 해당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볼까하니, 삶에 참고하시던지 말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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