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후 달라진 것들

Jongjin Choi
Hyekyung and Jongjin
7 min readDec 16, 2016

--

결혼한 지 27일째 되는 날이다. 아직 한 달이 안 되었다. 결혼식 당일은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그리고 현재도 정신없이 보내는 중이다. 참고로 결혼식 현장은 이런 모습이었다.(다시 한 번 축하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선 가구에 대한 당초의 계획은 스타트업들이 만든 가구를 사는 것이었다. 겨우 하나 산 것이 캐스퍼(Casper)이다. 캐스퍼는 매트리스 스타트업으로 꽤 주목을 받았고 투자도 많이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외에도 소파를 만드는 스타트업, 침대 프레임을 만드는 스타트업 등등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찾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다수의 제품이 국제 배송을 하지 않는다. 미국 내에서만 무료 배송이다.

Product Hunt에서 컬렉션을 만들었다.
킹 사이즈인데 꽤 크다. 한국에서는 슈퍼 킹인가 그렇다고 들었다.

결혼 전과 많이 달라진 게 있다면 요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혼 전에는 솔직히 말해서 라면 끓이는 정도였다. 어찌하다보니 요리를 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 생전 처음 해보는 것들이어서 요리 하나하나가 도전이다. 결혼 둘째 주부터 현재까지 돼지고기 두루치기, 김치찜, 고구마맛탕,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를 시도해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Hyekyung Hwang이 음식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설거지는 거의 매일하고 있는 중이다.(내 성격상 그릇이 쌓이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를 못한다.)

생전 처음 만들어 본 고구마 맛탕

그리고 12월 8일 하이브아레나 송년 파티 겸 웨딩 파티를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주었고(참석하기 못한 친구들이 있는데 아쉽다. 함께 즐기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때마침 우리 코워커인 파스칼의 생일이기도 해서 생일 축하 파티도 겸했다. 참고로 술은 적게 마시더라도 좋은 걸 마셔야 한다. 특히 맥주는 더더욱 그렇다.(강서맥주와 히타치노맥주는 사람들에게 정말 인기가 많았다. 강서맥주를 싸게 공급받으면 참 좋을 거 같은데 방법이 없나? 더부스도 환영이다.)

더 많은 사진은 플리커에서

생각의 관점이 변하다.

결혼 후 가장 많이 달라진게 있다면 생각의 관점이 달라졌다. 해당 파티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은 마을 단위를 고민하게 되었다. 결혼 전만 하더라도 서울에서의 코리빙 스페이스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나니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물론 5년전부터 Hyekyung Hwang과 사업도 같이 시작하고 연애도 하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육아에 대한 고민 등등 가족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지는 거 같다. 결혼 이전의 고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다.

이전에는 서울 내, 특히 홍대 지역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전국 어딘가로 확대되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내에 아래 일본의 사례와 비슷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최적의 위치를 고민하고 있다.(열심히 수소문 중이다.)

이 생각을 간단하게 파티에서 이야기를 했고 관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어찌보면 서울이라는 도시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여유로움보다는 경쟁이 어울리는 도시이다. 관심을 표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외국인 친구들도 있다.(우리 코워커들이다.) 하이브아레나가 만드는 커뮤니티이자 마을이라면 자신들은 거주할 생각이 있다고 말이다.

사람들, 특히 IT에 관심있는 사람들(개발자, 디자이너, 그 외 다수)이 모여살면서 마을 주민들이 필요하면 카페도 만들고, 맥주를 파는 펍도 만들고(이건 내가 만들 생각이다.), 농사도 함께 짓고, 마을 주민들의 생활에 필요하면 하나둘씩 만들어가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각자가 원하는 삶의 루틴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작은 마을 말이다.

아직 구체적인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주말에 서울에 접근이 가능한 1시간 정도 걸리는 지역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관심있다는 사람들은 6~7명 정도로 파티에서 우선 확인이 되었다.(리모트 워킹이 활성화된다면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규모도 어느 정도로 생각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이브아레나 스타일의 마을을 만들 것은 확실하다.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모르지만 협동조합이든 무엇이든 최적의 방법을 찾을 것이다. 다만 “그냥 한 번 해보자.” 이런 식은 아니다. 만들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만들어내는 게 우리 방식이다. 코워킹 스페이스도 우리들의 힘만으로 3년 동안 준비해서 2년 넘게 잘 운영해오고 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마을은 기본적으로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섞여사는 모양새일 것이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살 것이기에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등 다양한 언어들이 들릴 것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마을 구성원들은 주로 IT 스타트업에 종사하거나 관심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미 결혼을 했거나 미래를 신중하게(자신만의 여유있는 삶) 고민하는 사람들이 먼저 주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곳에서 ‘디지털 노마드’를 이야기하는데 단순히 단어가 아니라 정말 디지털 노마드들이 사는 마을을 만들 것이다. 현재까지 200명 가량의 외국인들이 우리 공간에서 일하고 놀고 갔다. 개인들의 보다 여유로운 그리고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기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와 함께 하고자하는 이들과 꾸준히 이야기를 나눠볼 것이다.

추신:
관심있는 분들은 혹은 하이브아레나 페이스북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

--

Jongjin Choi
Hyekyung and Jongjin

Co-founder of @hivearena(coworking space in #seoul) I’m interested in tech for good and tech nomads. And I build a tech for good community in sou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