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환경에서 오른손잡이, 왼손잡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

한 손 조작을 위한 고민들

Thumb Zone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처음 설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개념이 ‘Thumb Zone’ 이었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과거에 비해 커지면서, 다양한 파지법과 조작방식이 발생하는 탓에 그 중요성이 다소 간과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제조사들이 한 손 조작을 위한 기능들을 마련하기도 하는 등 Thumb Zone은 여전히 모바일 인터페이스 설계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MIUI 6 one-handed operation mode

오른손만 손인가?

하지만 Thumb Zone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과연 오른손잡이인가? 왼손잡이인가? 하는 점입니다. 각각의 경우에 편안하게 느끼는 영역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오른손을 사용하는 인터랙션만을 고려할 경우, 왼손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에 딸이 자꾸 왼손을 사용하려 하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관심이 가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

Thumb-zone mapping for left- and right-handed users

그래서 전부터 계속 고민하게 된 부분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오른손/왼손을 확인하는 방법 입니다.

이미 애플에서는 이를 위해 디바이스 측면부에 센서를 장착하여 사용자가 디바이스를 어떻게 잡는지 확인하는 특허를 출원한 바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와 유사한 방식의 스마트폰 프로토타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곡선형 제스처를 통한 검출 방법

그렇다면 디바이스 제조사가 아닌 웹/앱 서비스 제공자의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착안했던 부분은 제스쳐 인터랙션, 그 중에서도 ‘스크롤’ 이었습니다. 흔히 설계 문서에서 스크롤 제스쳐를 표시할 때는 수직 방향의 화살표를 사용하지만, 실제 사용자의 스크롤 제스쳐는 ‘곡선’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스크롤 할 때에 엄지 손가락의 궤적이 최초 터치 지점으로부터 왼쪽 방향인지 오른쪽 방향인지 확인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오른손/왼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보았습니다.

<첫번째 가설 — 스크롤 시, 엄지 손가락의 궤적>
1. 오른손잡이의 경우에 화면을 위로 쓸어올릴 경우, 오른쪽 위로 곡선을 그리게 된다.
2. 오른손잡이의 경우에 화면을 아래로 쓸어내릴 경우, 왼쪽 아래로 곡선을 그리게 된다.
3. 왼손잡이의 경우에 화면을 위로 쓸어올릴 경우, 왼쪽 위로 곡선을 그리게 된다.
4. 왼손잡이의 경우에 화면을 아래로 쓸어내릴 경우, 오른쪽 아래로 곡선을 그리게 된다.

이상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scroll velocity의 x, y값을 각각 비교하여 ‘맨위로’ 버튼을 오른쪽에 노출할 지, 왼쪽에 노출할 지 결정하도록 하였습니다. x값은 가로 방향의 움직임, y값은 세로 방향의 움직임에 대응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움짤 속 프로토타입을 찾지 못해 새로 만드는 바람에 움짤과 프로토타입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

프로토타입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스크롤 할 때에 엄지 손가락의 궤적을 통해 오른손인지 왼손인지를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 상황에서 파지법이나 사용자의 습관에 따라 스크롤 제스쳐가 미묘하게 곡선을 그리지 않을 수도 있고, 콘텐츠 스크롤 상황에서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단점도 존재했습니다. 가로 방향의 스와이프 제스쳐에 적용시킬 수 있겠지만 스크롤과 마찬가지로 활용 범위가 넓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디바이스 기울기를 통한 검출 방법

좀 더 범용적인 상황에서 적용해 볼 만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디바이스 파지법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웹이나 앱에서 어떤 손으로 디바이스를 쥐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는 어렵겠지만,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두번째 가설을 세워보았습니다.

<두번째 가설 — 파지법에 따른 디바이스 기울기>
1. 오른손잡이의 경우에 터치 제스처를 시도할 경우, 디바이스가 오른쪽으로 기운다.
2. 왼손잡이의 경우에 터치 제스처를 시도할 경우, 디바이스가 왼쪽으로 기운다.

디바이스의 기울기는 acceleration 센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여기서 얻어진 값에 따라 UI가 달라지도록 하였습니다. 첫번째 가설과 마찬가지로 스크롤 상황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제작했지만 일반적인 터치 제스처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움짤에서는 폰을 조작하는 장면의 좌우가 반전되어 표시되고 있습니다 ㅠㅠ)

이 방법 역시 스크롤 할 때에 오른손과 왼손 파지 여부에 따라 UI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토타입에서는 가로 방향의 기울기만 확인하도록 구현했는데, 세로 방향의 기울기도 함께 확인한다면 보다 다양한 터치 제스처에 대해서 적절하게 인터페이스를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디바이스의 기울기를 통해 오른손/왼손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에도 여러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엄지 손가락으로부터 가까운 곳에 있는 오브젝트를 터치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기울기가 반대로 적용되는 경우도 발견하였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당장 적용이 가능한 형태, 혹은 이미 활용되고 있는 형태라고 한다면, 역시 사용자 설정일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설정하도록 권하기 전에 알아서 적합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아직 기술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는 실험적으로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iOS용 Reddit 클라이언트 Alien Blue(구버전) 설정 화면

프로토타입으로 확인해 본 두 가지 방법 모두 흥미로웠지만,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더욱 심화된 스마트폰의 파편화로 인해 어느 한 가지 방법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입니다.

고민했던 두 가지 방법 모두 이미 국내외 특허로 출원된 바 있지만 실제로 적용되어 널리 쓰이고 있지 못한 것을 보면 아직까지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곡선형 제스쳐 활용 :
터치 스크린을 이용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제어 방법 및 장치
디바이스 기울기 활용 :
터치스크린 휴대 기기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체를 배치하는 방법 및 장치

한 손 조작과 그에 따른 오른손/왼손 검출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고민들이 있지만 어떤 방법이든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 (당연하게도) 몇 가지 방법들을 결합하여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는 형태로 시도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애플의 특허를 따라가 보면, 디바이스 측면부의 센서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전화를 받을 때의 동작과 터치의 궤적, 지문 인식 방향 등 여러가지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관심으로 이 주제에 관해서는 계속해서 자료를 찾아보거나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