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어 사전. 남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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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in readNov 13, 2014

내가 좋아하는 남경태가 쓴 개념어 사전. 책 내용이 뭔지 모르고 저자 이름만 보고 살 정도로 남경태를 좋아한다. 그래서 책이나 저자를 평가하기에는 객관성이 부족하다.

남경태라는 이름만 보고 책을 사지는 않을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정치/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단어에 대해서 남경태의 관점에서 설명해 둔 사전식 구성의 책이다. 사전식 구성이라 쪼개서 글 쓰기로 마음 먹은 이 컬랙션에 매우 어울린다.

인식론(Epistemology)

인식론을 영어사전에서 찾으니 Epistemology라고 나온다. 발음하기는 물론이고 읽기도 어려워서 복사해서 붙여넣을 수 밖에 없는 복잡한 단어이다. 당연히 사전지식이 있을리 없으니 횡설수설할 것이다.

“중세가 끝나고 근대의 문턱에서 데카르트는 처음으로 순수하게 인식론적인 명제를 제기한다.” p400

서양철학을 크게 두 흐름으로 살펴본다면 존재론과 인식론으로 구분할 수 있고 세상에 대한 이 두 가지 관점이 시대에 따라 지배적인 위치를 바꿔가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다. 시기적으로 따져보면 고대 그리스 시대로부터 출발한 서양철학은 ‘~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그 해답에 집중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중세로 넘어가면서 점차 인신론에 대한 고민이 추가되었다.

여기서 데카르트가 말한 그 유명한 명제가 나온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고등학교 때인가 언제인가 데카르트가 이런 생각을 해낸 주된 이유가 뭐든지 의심하던 데카르트의 성격에서 기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존재에 대해서든 부정하고 의심하던 데카르드였으나 무언가를 의심하고 부정하고 결론 내리고 있는 자신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가 없어 결국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인데. 이해력이 부족한 나에게 적당한 설명이겠으나 나름 앞뒤가 맞는 이야기 같다.

그렇다면 질문이 두 가지. 생각을 못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나 이외의 대상은 모두 부존재하는 것인가? 여기부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사전식 구성의 책이라 자세하게 나오지 않기에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 같으나 간단히 요약하는 것으로 조사방향에 도움될 것 같다.

“근대의 인식론은 주체의 존재를 자명한 것으로 전제하고 진행되었으나 이제는 주체의 존재가 불확실한 상태이므로 인식 과정 자체를 독립시켜 탐구해야 한다.” p401

정확히 저 부분부터 잘 이해가 안 된다. 대단히 복잡한 내용이 뒤에 숨어있는 느낌인데 현재의 내 지식 수준으로는 끄집어낼 수 없는 느낌이다. 일단은 ‘생각하는 존재 = 나 = 주체’라는 도식이 근대의 인식론이고 현대에 들어서면서 생각하는 존재와 주체의 관계가 변화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용두사미 같으나 오늘 이것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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