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BattleScar

Giioii
ixi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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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in readMar 3, 2021

배틀스카, 2018

이미지 출처 : 부천국제영화제 2020

‘배틀스카’는 현재 전세계 XR 스토리 콘텐츠를 리딩하는 스튜디오로 발돋움 한 ‘아틀라스V’의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첫번째 에피소드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던 때가 2018년 1월이니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아직까지 VR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있는지라 3년 전 작품이라고 해서 촌스럽거나 기술적으로 미숙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 작품에서 구사되고 있는 ‘미니어쳐’ 기법은 여전히 VR 스토리텔링 분야에서 핫한 스타일이다. 또한 작품 전체에 걸쳐 적극적으로 활용된 꼴라쥬, 타이포 모션그래픽 등 시각 디자인 요소들과 1970년대 말 뉴욕 펑크 씬을 모티브로 한 강렬한 펑크 사운드는 VR 체험을 처음 해보는 사람들에게건 꽤 많이 해본 사람들에게건 신선하게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이 2018년 이전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요소들(이를테면 ‘기어VR’에서 주로 활용되던 시선 기반의 메뉴 콘트롤, 제한된 인터랙션 요소, 체험자의 6축 이동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듯한 이미지 레이어 배치 등)은 지난 3년 사이 VR 스토리 콘텐츠가 인터랙션을 강화하는 쪽으로 확실히 이동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방증인 것 같아 또한 흥미롭다.

‘배틀스카’는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만들던 두 아티스트의 첫번째 VR 프로젝트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에게 익숙하던 평면 영상문법이 VR에서는 어떻게 달라지는 지 실험한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평면 영상의 ‘샷 사이즈’ 편집이 VR에서는 어떻게 달라지는가이다. 우리는 롱샷, 클로즈업 등이 마구 뒤섞인 편집 영상을 보더라도 그 인물의 실제 크기가 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VR에서는 샷 사이즈를 바꾸면 실제로 그 인물의 크기가 변해버린다. 평면 영상 기준으로 롱샷 사이즈를 구성하면 마치 미니어쳐 모형 속 인물들을 보는 것처럼 되어버리고, 클로즈업 씬을 구성하면 인물들이 거인이 되어 체험자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표현이 된다.

여전히 대부분의 VR 스토리 콘텐츠들은 공간의 스케일을 하나로만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즉, 미니어처로 구성하기로 결정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미니어처 스케일로만 가고, 거인의 시선을 가져가기로 하면 그 스케일로 계속 가는 것이다. 하지만 ‘배틀스카’는 공간의 스케일을 한 씬 내에서도 수시로 바꾸는 것이 체험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 공간 안에서 미니어쳐 스케일과 거인 스케일을 동시에 사용하여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앞으로도 꽤나 오랫동안 VR 스토리 창작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레퍼런스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더 읽을거리

이 작품은 ‘유니티’로 제작되었다. 유니티에서 이 작품의 제작과정을 자세히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작품을 제작한 마르탱 알레와 니코 카사베치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해당 페이지를 참조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곳

‘BattleScar’ 완결 버젼은 2021년 초 오큘러스 스토어스팀에 유료 공개되었다. 오큘러스 리프트 시리즈, 또는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를 통해 경험 가능하며 현재 한글 자막 및 더빙은 제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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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는 이제 막 설립된 신생 xR/이머시브 콘텐츠 프로듀서 그룹입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일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giioii_immersive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