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ebels

Rene Hyewon Lee
ixi media
Published in
3 min readJun 21, 2021

저항군, 2021

2021 Tribeca Immersive (https://tribecafilm.com/festival/immersive)

많은 사람들에게 스토리텔링과 영상미로 VR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던 2017년 ‘디어 안젤리카’ 이후 VR 일러스트레이션 도구였던 ‘퀼(Quill)’은 드로잉을 넘어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크리에이션 도구로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여, 최근 몇년간 매 VR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 라인업을 장식하고 있다.

2020 베니스 영화제 선정작<굿바이 미스터 옥토퍼스>, 2021 선댄스 및 트라이베카 선정작 <나무(Namoo)> 등 그동안 퀼을 활용한 작품이 주로 서정적인 내러티브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면 ‘레벨스(Rebels)’는 액션, 음악, SF 장르가 혼합된 무척 발랄하고 펑키한 작품이다.

Quill Facebook(https://www.facebook.com/QuillApp/photos/a.2023634674345783/5644394325603115)

동물이 인간처럼 살고 있는 평행세계의 도시, 강력한 법이 시행되고 있는 이 도시는 혼란에 빠져있다. ‘다윈코드’로 불리는 강령 하에 개인의 자유로운 표현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이 강령에 도전하게 되면 무장한 드로이드들의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게 된다. 드로이드에 쫓고 쫓기며 싸워나가는 추격장면은 빠른 시점 이동으로 역동성을 부가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출로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그간의 어떤 작품들 보다 블록버스터를 방불케 하는 스케일감이 주는 쾌감은 내밀한 공간과 감정 안으로 파고 들어가던 다수의 VR 작품과 달리 VR 게임이 주던 개방감을 선사한다.

다윈코드가 지배하는 세계관 속 동물 저항군의 모험담을 다룬 ‘레벨스(Rebels)’는 온전히 퀼로 작업된 애니메이션으로 퀼 연출이 보여줄 수 있는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이 작품은 VR에서 잊혀졌던 프레임의 미학이 새로운 시점의 미학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공간이 주는 깊이감과 서로의 대결을 보여주는 긴장감 등이 너무나 잘 표현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음악’이 표현의 도구이자 저항의 도구로 활용되며 피날레를 장식하는 엔딩은 그 다음 시리즈까지 기대하게 만든다. 아트웍과 음악, 그리고 사운드까지 눈과 귀가 즐겁다. 펑크 밴드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배틀스카’ 이후 재즈 밴드가 세계를 구하는 ‘레벨스(Rebels)’ 역시 음악을 다루고 연출기법을 다채롭게 활용한 또 하나의 레전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트럼펫을 든 주인공 토끼의 비장한 눈빛 속에서 치사량을 넘는 귀여움을 발견하는 것도 이 작품의 반전 매력이니 놓치지 말자.

더 읽을거리

감독 : Federico Moreno Breser(페데리코 모레노 브레서)

제작국가 : 아르헨티나, 작품길이 : 10분

장르 : Animation, Action, Music, Art, Science Fiction

지금 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곳

2021년 6월 기준, 이 작품은 트라이베카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되었다. 아쉽게도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는 초청되지 않았지만, 곧 퀼 씨어터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2월 기준, 이 작품은 퀘스트 내 ‘VR 애니메이션 플레이어(구 퀼 씨어터)’를 통해 공개되었다. 퀘스트 유저라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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