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R로 보는 제주

Jeong, Buhwan
Jeju & Photography
Published in
6 min readMay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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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카메라 기능 중에 HDR (High Dynamic Range Imaging)이 있습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서 합성하는 기술입니다. 보통 3장의 사진, 즉 적정 노출 사진, 오버/과다 노출 사진, 그리고 언더 노출 사진을 연속해서 찍어서 노출에 따른 피사체/배경을 밝기를 조절해서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게 만들어줍니다. 카메라가 인간의 눈보다 나쁜 점은 특정 노출대로만 처리해서 밝은 부분은 하얗게 되고 어두운 부분은 검게 되는 현상이 있는데, HDR이 이런 걸 막아줍니다. 즉, 오버 노출에서 어두운 부분과 언더 노출에서 밝은 부분을 가져와서 적정 노출 사진에 합성시켜줘서 밝은 부분이나 어두운 부분 모두 한장의 사진에 표현되도록 해줍니다.

애플 아이폰4S가 발표되면서 일반에 소개된 기능으로 알고 있는데, 아이폰5 그리고 6를 구입한 후에도 잘 사용하지 않던 기능입니다. 현재 사용중인 캐논 5D마크3에도 HDR 기능이 구현돼있습니다. 평소에 전혀 사용하지 않다가 아래의 첫번째 사진을 찍은 날 그냥 사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생각보다 보기 좋아서 이후에도 필요할 때마다 종종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바디의 셔터 내구성이 제한돼있어서 3장 이상의 사진을 찍어야 하는 HDR이 내구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사용하지 않았던 점도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연사 사진도 가급적 피합니다.)

HDR 기능은 명부와 암부가 명확히 구분되는 날 사용하면 재미있는 사진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름이 많이 꼈는데 맑은 날이라던가 일몰/일출같이 하늘과 땅의 명암이 명확한 날 사용하면 좋습니다. 아래 사진에서도 설명하겠지만, 연속 사진을 사용하고 또 과다 노출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에 피사체가 움직인다거나 카메라를 제대로 고정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캐논 5D마크3에는 HDR 합성에서 Natural, Art Standard 등의 옵션이 있는데, Natural은 그냥 찍은 사진과 별로 차이가 없는 것같아서 잘 사용하지 않고, 보통 Art Standard를 사용합니다. (아래의 사진 대부분) 다른 옵션도 있지만, 사진의 색감을 지나치게 왜곡시켜서 앞으로도 잘 사용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물론 Art Standard도 색의 왜곡, 매뉴얼 설명에 따르면 Vivid 칼라로 만들어줘서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카메라에서 지원하는 HDR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Photoshop 등의 편집 소프트웨어도 HDR 합성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따로 후작업을 통해서 HDR 사진을 만들어도 좋습니다. 저는 귀찮으니 그냥… 3장의 사진을 함께 저장해놔야해서 디스크 용량 문제도 생각해야 합니다.

내도동의 보리밭. HDR 사진을 처음 찍은 날입니다. 하늘에 구름이 멋있게 떠있지만 맑은 날씨라서 하늘에 초점을 맞추면 땅의 보리가 검게 나오고, 보리에 초점을 맞추면 하늘의 구름이 모두 하얗게 날라가 버립니다. 이런 경우, HDR을 사용하면 명부인 하늘/구름과 암부인 땅/보리를 함께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호테우해변. 위의 사진과 같은 날 찍은 사진입니다.

삼다수 목장의 일몰. HDR (Art Standard)이 좋은데, 명부와 암부의 경계가 약간 어색하게 합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부와 암부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합성하는 것이 아니라, 암부의 끝 부분에 옅은 띠가 형성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나무가지 뒤쪽의 하늘 색이 약간 회색을 띄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비 온 다음에 보는 삼다수 목장

표선에 있는 허브(라벤더) 농장

마방목지의 일몰. 사진이 흔들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셔터 스피드가 1/10초 ~ 1/20초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냥 찍을 때는 IS(Image Stabilizer)기능 등으로 어느 정도 흔들림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오버 노출에서 원래 스피드보다 +1 스텝 (경우에 따라서 +2 이상) 더 노출시켜주기 때문에 삼각대없이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셔터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 경우 (그리고 셔터 스피드가 나오더라도 가급적이면) 삼각대를 사용하거나 카메라를 고정시켜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카카오스페이스닷원

다음카카오스페이스닷투. 낮/점심시간인데도 멀리 바다가 부근이 일몰 시간의 빛을 보여주는 날입니다.

영평동 (첨단과학단지) 일대

한라산. 한사란 정상 부근에 하얀색 띠가 형성된 걸 볼 수 있습니다. 3장의 연속 사진을 찍는 중에 카메라의 위치가 변했거나, HDR합성 중에 auto-alignment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음카카오스페이스닷투의 해질녘

HDR 기능을 사용하면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담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제공하는 기능이라면 잘 숙지해서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도 즐거운 포토그래핑이 될 듯합니다. 한 번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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