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샌프란시스코 Day 2

Kim Jimin
Jimin's free journey
3 min readJul 20, 2018

아침 7시 좀 지나 눈을 떴다. 곧 코딩을 시작했다. 커밋, 커밋, 빌드 그리고 다시 커밋. 이슈 등록. 문제가 있었다. 숙소에 있는 책상과 의자가 노트북 작업을 편안하게 오래 하기에는 좋지 않았다.

씻고 뮤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신선한 블루보틀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집중하면 생산성이 좋겠지? 틀렸다. 블루보틀 커피는 고소하고 담백했지만, 그곳에 공용 와이파이는 없었다. 블루보틀 매장의 Square 결제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터치스크린으로 금액을 확인하고 팁을 결정하니 영수증을 받을 방법을 고를 수 있었다. 종이, 문자 메시지 그리고 이메일. 나는 이메일 주소를 입력했다. 영수증이 바로 메일로 도착했다. 다음날 같은 카드로 필즈 커피에서 결제했는데, Square 결제 시스템이 내 카드를 기억하고 이번엔 질문 없이 바로 이메일로 영수증을 보내줬다. 이건 꽤 괜찮은 UX?

블루보틀은 우리 동네로 치면 매뉴팩트 커피를 생각나게 하는 인상이었다. 커피의 기본에 충실하고 고소한 맛을 잘 내는.

아무튼 나는 속사포 커밋을 시전해야 했고 이번엔 괜찮은 선택을 했다. 유니온스퀘어 애플 스토어에 가서 2층의 세션용 책상을 차지했다. 어차피 세션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어서 나 말고도 자유롭게 노트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애플 직원들이 물건을 잘 팔려면 와이파이가 원활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연결 상태가 좋았다(방화벽 때문에 SSH 접속을 못 한 건 조금 불편했지만). 그리고 역시 유리를 잘 활용한 매장 디자인이 멋졌다.

Apple Store — Union Square

며칠 뒤 합류할 kkangil이 LA에서 맥북 프로 15인치를 구매한 영수증을 슬랙에 올렸다. 나도 기분을 좀 내고 싶었는데 마땅히 살 게 없었다. 난 터치 바 맥북 프로 15인치도 있고 맥북도 있고 아이맥도 있고 이 모두가 커스텀 업그레이드 CPU 모델인 데다 아이패드 프로도 있고 아이패드도 있고 애플 워치도 있고 아이폰도 X이니까. 딱히 살 게 없었다(물론 에어팟도 있다). 나중에 집을 넓혀 이사를 하게 되면 아이맥 프로나 사야지.

정신 차리고 열심히 코드를 쓰고 커밋하기를 반복했다. 더 가벼운 맥북만 가져올까 했다가 맥북 프로를 가져왔는데 역시 잘한 선택이었다.

한참 코드를 쓰다가 기분 전환이 필요해 애플 스토어를 벗어났다. 바로 옆 나이키에 가서 슬리퍼와 양말 한 묶음을 사서 뮤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인근 정류장에 내려서 보니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친다고 붙인 곳이 두 곳이나 눈에 띄었다. 여기도 코딩 열풍?

숙소로 돌아올 때 찍은 것을 마지막으로 클리퍼 카드 잔액이 동났다. 충전을 어디서 하나. 그냥 뮤니모바일 앱을 설치하기로 했다. 진작 이거로 할걸.

그나저나 국내에선 애플 맵을 잘 안 쓰는데(면허 딴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애플 맵이 신촌 걷기 좋은 길을 가로지르는 길을 안내해서 그리로 갔다가 서대문 경찰서에 다녀온 기억이) 미국에 오니 애플 맵만 잘 활용해도 다니는 데 별 무리가 없다(다시 한 번 애플 빠 인증).

숙소에서 다시 시작했다. 무엇을? 코딩을. 그리고 커밋을. 빌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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