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인공호흡하기(2)

제 5계급 : 권력을 깨려 권력이 된 자



정의를 위한 폭로. 그 정보를 위한 해킹.

정보에 대한 완벽한 공개

시대의 흐름인지 모르지만 이러한 생각과 방식은 이미 실행되고 있다.

우리가 뉴스에서 종종 듣게 되는 정보 집단 혹은 폭로 집단 위키리크스, 이 웹사이트의 설립자인 줄리안 어센지와 다니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제 5계급>

많은 정부와 권력은 그들을 막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하지만, 이것이 시대와 기술이 만들어 낸 하나의 흐름이라면 그들이 사라져도, 또 다른 위키리크스를 통해 복제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는 정부 혹은 권력이 그들을 제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보다 깨끗해져야 할 이유라 말한다.


어쨌든 영화 초반은 위키리크스가 생겨난 배경과 과정에서 어샌지와 다니엘의 의견 차이. 위키리크스의 사회적 이점과 이면의 단점을 동시에 다룬다. 후에는 위키리크스가 안정화되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때 일어났던 무분별한 살인에 대해 폭로하려 하면서 극에 달한다. 동시에, 어샌지와 다니엘의 관점과 의견의 차이로 결별을 맞게 되며 그들을 통해 정보의 완벽한 공개가 갖는 양날의 검을 설명한다.

여하튼 말과 이미지, 텍스트가 정보가 되도록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그 모든 정보를 모아 폭로하는 것도 사람이기에, 그 어떤 것도 안전할 수 없고, 완벽할 수는 더더욱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확신할 수도 없다.

영화는 그 정보 제왕의 실수 혹은 오만을 그의 어릴 적 트라우마에서 찾는다. 그가 어렸을 적 속해 있던 사이비 종교집단. 그것이 만든 세상에 대한 시선과 이상. 분열적인 심리와 극단적 사고.(동업자였지만 현재는 어샌지와 결별한 다니엘 돔샤르트 베르크의 시선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즉, 이 영화의 관점만이 진실일 수 없다는 의미이다.)

왜 <제 5계급>일까?

새로운 미디어. 또 다른 은밀하고 셀 수 없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통로. 이 새로운 기술 혹은 경로를 통해 수 많은 비밀이 오갈 수 있음과 동시에 정보를 취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해 그 정보를 모으고 세상에 공개하고 폭로하는 정의롭고 용감한 세력을 ‘제 5계급’이라 말하며 위키리크스를 단순 어샌지의 삐뚤어진 이상으로 만든 무서운 정보 제국으로 비하하지만은 않는다. 다시 말해 지금의 그들을 언론인 혹은 언론사의 별칭처럼 쓰이는 제 4계급을 대신할 신흥 언론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전적으로 창업자 ‘줄리안 어샌지’의 동업자였던 ‘다니엘 돔샤이트 베르크’의 시선으로 쓰여졌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인지, 다니엘의 의도인지 알 수 없으나, 위키리크스의 양면을 중립적인 측면에서 보여주려 노력하는 듯하다. 이 웹사이트가 가진 양날의 검은 설립 아이디어에 기초한다기보다는 그 정보를 수집하고 편집하게 되는 사람에 있으며, 그 사람에 의해 엄청나게 공격적인 무기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줄리안 어샌지와 다니엘의 모습>

글을 마치기 전에 여전히 남는 한가지 의문이 있다. 정보의 공개가 정의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폭로를 통해 실체를 보여주려 했던 권력들. 하지만, 그가 이 수 많은 정보들을 누구의 동의도 없이 취합하고 노출할 때 그는 이미 정보의 권력인 셈이다. 점쟁이는 아니지만 그가 권력이 될 때, 자신의 검으로 스스로를 찌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남겨본다.

영화의 전반부는 파편적이다. 후반부는 숨막힐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소스들이 흘러가고 표현된다. 일부는 ‘스타일리쉬’라고 말하고 싶을만큼… 허나, 그 표현 방식에 있어서는 수 많은 클리셰만 존재할 뿐이다. 그런 맥락에서 <제 5계급>자체를 영화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진부하거나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 질문들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그것도 하나의 재미라면 재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