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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피부, 여리한 라인


처음 봤을 때 아 잘빠졌네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주변 사람들도 호감을 표시했었지. 하얀 피부. 여리한 라인. 눈에 참 좋게 들어왔던 것 같다. 술로 인한 실수로 X를 떠나보내게 되었고. 곧 함께 하게 되었다.

남들보다 큰 내 손으로 들어오면 그 여리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남는 공간. 가끔은 놓칠까 조마스러웠다. 조금 꽉 잡고 싶은 마음에 예쁘지도 않은 장갑을 끼우며 다녔다.

하얀 피부와 탐스러운 뒷 곡선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가끔 내가 얄미운건지 나에게서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빠져 나갈 때마다 몸을 다쳐서인지 요즘은 조신하게 옆에 있어준다.

이 녀석 눈이 참 좋다. 내가 쉽게 보지 못하는 것도 잘 보는 편이고, 선글래스를 끼워 줄 때면, 그때 그때 다른 느낌을 내 뿜는다. 다만, 야맹증이 좀 있긴 한 것 같다. 밤에는 뭉그러져 보인다고 투덜거릴 때가 있는 걸 보면.

피부 만큼이나 마음도 투명하다. 내가 보고싶어하는 것들을 깨끗하게 드러내 준다. 나는 그런 녀석이 좋다. 주위 사람들과 비교해 봐도 이 투명함은 녀석만의 매력인 것 같다.

가끔 내가 막 대할 때면 틱틱거릴때가 있긴 하다. 작은 일에는 잠시 어루만져주면 풀리는데 간혹 열받는 일이 있을 때면 나조차도 감당이 안된다. 열 뻗는 일이 있으면 몸도 같이 뜨거워지는지 손을 대기에도 겁날 정도일때가 있다.

심한 날은 건드려도 달래도 묵묵부답. 대답도 없고 눈빛도 마주쳐 주지 않는다. 새하얀 재가 된 느낌.

그래도 나는 녀석이 좋다. 녀석이 가진 투명한 모습과 좋은 눈썰미, 그리고 하얗고 여리한 그 외모도.

얼마전 사고로 조금 다쳤었는데.. 치료 후에 다시 원래 모습을 되찾아 마음이 한결 가볍다.

오래가자. G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