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RE 5주차의 기록

Kang Taehoon
Hibike! Quantum’s blog
4 min readJun 6, 2019

처음 코드스테이츠 과정에 들어갈때 다짐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해놓은게 있다. 이 일을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고 싶다. 사랑할 수 있을지 알고 싶다.

사람이 무언가를 사랑하려면 잘해야 하고 잘하려면 희생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한다. 아마도 희생할수록 그 가치를 부여하는 심리적 이유 때문인듯하다. 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1) 잘하지 못하면 사랑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2) 희생 없이는 잘하게 되는 일은 없을 거다.

최근에 전직을 준비하고 있는 나한테 프로그래밍은 아직 잘하는 종류의 일은 아니다. 열정을 느낄 때도 있지만 매몰차게 깨어질 때도 많다는 이야기다. 비유하자면 열심히 구애 중인 남자 같은 거다. 다만 코드스테이츠 PRE 과정에서 문득 내가 그 일을 사랑하게 될 거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근거들은 다음과 같다.

  1. IT는 잘하는 사람도 또 다른 분야의 라이브러리를 빌려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는 곳이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상호협력의 세계다. 자신이 위계에 구속되기보다는 협력 공동체의 일원임을 느끼게 해준다. 나는 그런 개방성이 너무 좋다.
  2. IT는 타인을 돕는 게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는 곳이다. 타인이 가진 문제를 자신의 관점에서 해결하면서 자신의 성장을 도모한다. 그렇게 협력하기보다 진입장벽을 높이 세워서 지대를 추구하는 게 다른 전문가들의 일반적 행태였음을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다. 아름다운 마음이 선순환하는 아름다움은 나를 매료시켰다.
  3. IT는 결과물이 정직한 곳이다. 인터프리터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일반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경우 희로애락의 많은 부분이 인간의 비위와 운에 달려있단 걸 생각하면 이곳은 자신을 시험하고 발전시키기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있다. 그 정직성 덕분에 자기가 주도하여 그런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런 자주성의 강조가 나의 가치관과 잘 일치해서 좋다.

지금참여하고 있는 코드스테이츠 PRE는 이러한 경험을 제공한다. 코드스테이츠의 Lesson은 1, 3번의 장점을 아주 강조하여 구성되어 있다. 생태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설명해주고 그 생태계속에서 자주적으로 살아갈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옆에서 Nudge해준다. 딴거 없이 여기서 언급된 것들만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어엿한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Lesson 만큼이나 시간이 배정되어있는 Pair Programing과정은 2번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고 매번 나를 리프레시 시켜준다. 인간은 자신의 사고를 모두를 검증할 수가 없다. 수많은 가정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고 어떨 땐 자신의 잘못된 가정 때문에 문제를 찾지 못해서 고생한다. 페어 프로그래밍은 그 가정을 깨트리고 관점을 재정립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일상적인 비유를 한다면 알맹이가 있는 음료를 먹기 전에 흔드는 거다. 처음엔 부담스럽고 부정하고 싶지만 시작하면 새로운 목표와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명확해지니 동기도 부여된다.

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전문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 비전문가 집단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일을 . 쉽지는 않다. 모르는 걸 자꾸 발견하고 하던 방법에 의지하기보다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야 하니까. 자꾸 도자기를 깨는 장인처럼, 손에 쥔 걸 깨트리는 엄격한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괴로움을 대면하면 나만의 길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그런 경험들이 내 삶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정체성이라는 걸 절절하게 느끼게 된다면 나는 도자기를 깨는 게 무섭지도 않게 될 것이다. 그때는 나는 일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니까 마음이 조급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코드스테이츠와 함께 그 과정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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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Tae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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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bikeQuantum. 백엔드 개발자였다가 지금은 데브옵스. 장인의 삶을 희망. 엔지니어링이든 사업이든 사물의 가치를 알아보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