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프로젝트 회고

Kang Taehoon
Hibike! Quantum’s blog
4 min readSep 14, 2019

1. 처음엔 아이디어가 재미있었고 내가 의미있다고 생각했었다. 엄청나게 많은 기획을 하고 여러가지 기능들을 상상해냈다. 그렇지만 삼일 만에 현실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측정하고 청사진을 수정해나가는 작업을 시작했다.

2. 그러다 중간부터 작업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지금 하는 작업을 어떤 참고문서도 안보고 버그도 없이 진행할 정도로 내것이 된건 아니지만 클라이언트에서 요청하고 서버에서 요청을 컨트롤하고 DB가 상태를 관리한 구조가 틀이 잡히자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프로젝트는 그냥 CRUD 노가다 프로젝트인가. 다른 팀은 AWS에서 새로 서비스를 프로젝트에 붙이거나 SSL같은 이슈들을 접하고 고민하는게 보일때마다 마음이 복잡했다.

3.그냥 복습하는 프로젝트란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서 정말 새로운 스택하나 없이 들어온게 후회가 됐다. 냉정하게 보면 여기서 뭘 넣든 오버엔지니어링이다. 그러나 억지로라도 그런걸 하는게 학습프로젝트의 의미 아닐까 생각이 든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각자가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학습과제들을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실제로 서비스를 하는데 집중하다보면 오버엔지니어링도 할 틈이 없을것이다. 우리팀을 포함해서 여러 팀들이 토큰을 쓰긴했지만 주고 받기만 했지 엄격한 보안을 구현하진 않았다. 가시적이지 않아서 그랬던것 같다.)

4. 내가 만족하는게 쉽지가 않은것같다. 프로젝트가 사용 가능한 궤도에 오르자 왜 그렇게 이걸 만들고 싶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애정이 들고 이런건 다른곳에서 본적이 없고 특이한 구석이 많다는 확신이 드니까 괜찮아졌다. 이머시브 과정이 끝나면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어나가야겠다는 계획이 섰다. 저작권은..(?)

5.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마일스톤으로 삼은게 있다. 바로 데모가 지루하지 않고 발표하는 사람들이 생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 느낌을 목표로 PT를 준비했는데 2주 프로젝트 서비스 자체가 사람의 재치를 발휘할 수 있는 서비스라서 나름 재미있게 발표를 한것같다. 나 혼자 재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팀원들이 재치있는 글을 준비했다)

6. 마음이 괴롭고 그래도 어떻게 추스려서 멈추지 않고 잘 달린 프로젝트였다. 뭔가 나에 대해 배운게 있다면 1) 별 수 없는 자책을 한다. 2)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도 지금하는게 뻔하다는 마음을 품는다. 그런게 내 심리적 약점이란걸 알 수 있었다. 이미 이건 잘 알고 있긴 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싶다면 그게 남이 감동할 수준이 되어야한다. 쉬운게 아니다.

4주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1. 프로젝트 구성원들이 만약 지루하다고 느낀다면 인위적으로 오버엔지니어링을 해야겠다. 물론 때 이른 걱정이다 . 어차피 이번에는 새로운 스택들이 들어간다. 리액트 네이티브부터 타입스크립트, 파이썬, AWS, d3.js 지루할일은 거의 없을것 같다. 이번에 사용자 있는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큰소리를 쳐 놓은 상태에서 새로운 스택을 쓰는게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하지만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학습 프로젝트의 성격은 지키는게 맞다고 판단한다.
  2. 문서를 잘 써야 한다. 구성원들이 동의한 합의점이 무결성을 유지하면서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문서체계를 갖추어야한다. 끝없이 프로젝트의 비전에 대해 팀들과 잡담을 나누면서 조금만한것까지도 고민할 볼필요가 있다. 어차피 코드만 너무 짜는것도 프로젝트 전체를 볼때 의미가 크게 없다. 코드를 10% 더 많이 적는것보다 10% 더 프로젝트 방향과 깊이에 대해 고민하는게 더 큰 도움이 될것 같다.
  3. 이번에도 재미있고 활기있는 PT를 하고 싶다. 왜 그런 목표에 끌리는지 모르겠는데 4주 프로젝트 발표하는 사람들이 항상 장례식에 온 표정을 하고 있어서 늘 불쾌했다. 그런 컨디션으로 코드를 어떻게 짜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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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Tae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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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bikeQuantum. 백엔드 개발자였다가 지금은 데브옵스. 장인의 삶을 희망. 엔지니어링이든 사업이든 사물의 가치를 알아보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