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 파헤치기, 넷마블표 스콜라십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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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min readJan 27, 2023

KOF;Arena Official Twitter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는 넷마블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진출한 ‘첫 번째 오리지널 게임’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더불어 이전의 게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BM을 시도했으며, 장르의 변경도 시도했다. 블록체인 토크노믹스 역시 ‘스테픈’이라는 성공 사례를 입혀보았다.

PVE 콘텐츠를 배제하고 PVP 콘텐츠에 올인했으며, 게임의 EARN 요소는 ‘컨트롤러’라는 아이템이자 NFT 구매를 해야만 체험할 수 있었다. 일반 유저들은 이 게임이 블록체인 게임인지 한눈에 인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기존 게임의 에셋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여러모로 색다른 시도를 하려고 준비한 게임이다. 게임이 오픈된 지 2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가 어떤 게임이었고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샅샅이 파헤쳐 보자.

◆ 전반적인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의 인 게임 살펴보기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모바일판 격투 게임이다. 1대1 각개전과 3대3 섬멸전을 지원하며, 모든 경기 결과는 승점으로 기록되어 랭킹에 적용된다. 전작인 ‘킹 오브 파이터 : 올스타’의 캐릭터와 스킬을 그대로 가져온 터라, 전작의 PVP 콘텐츠에 익숙한 분들에겐 진입 장벽이 낮을 수 있었다.

전작이라 할 수 있는 ‘킹 오브 파이터 : 올스타는 PVE 콘텐츠가 메인에, PVP 콘텐츠가 옵션이었다.

1대1 각개전은 서로 3명의 파이터를 선택한 뒤, 출전 순서를 정하여 결투에 임하는 모드다. 3판 2선승제로 치러진다. 한 번 출전한 파이터는 압도적으로 승리하더라도 다음 매치에 출전할 수 없기에, 다양한 파이터의 숙련도가 요구된다.

3대3 섬멸전은 랜덤으로 팀 당 3명의 유저가 매칭되며 출전 순서는 랜덤으로 결정된다. 팀원들은 1명의 파이터를 선택한 뒤 전투에 임하며, 1대1 결투에서 승리한 파이터는 체력 일부를 회복한 채로 다음 전투에 임할 수 있다. 조금 더 익숙하게 설명하자면 ‘대장전’에 가까운 모드다.

파이터의 피니시 스킬을 회피하는 장면

파이터는 액티브 스킬 3개를 사용한다. 전투 도중 ‘PG(파워 게이지)’를 채울 수 있으며, PG를 소모해 피니시 스킬, 얼티밋 스킬을 사용 가능하다. 피니시 스킬은 시전 시 무적이지만 비교적 낮은 대미지와 함께 일부 스킬을 회피가 가능하며, 얼티밋 스킬은 높은 대미지를 자랑하며 회피가 불가능하다.

조작은 좌/우 이동 그리고 점프, 회피, 가드로 이뤄져 있다. 점프는 지원하지 않는다. 특수 스킬로는 ‘MAXMODE’가 있으며, 맥스 모드에 돌입할 시 각종 버프와 함께 피니시 스킬과 얼티밋 스킬의 PG 사용 조건이 감소되어 게임의 템포를 빠르게 만든다.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는 격투 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37명의 캐릭터 모두 별도의 과금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대신 영웅마다 스태미나 제한을 두어 특정 영웅의 쏠림 현상을 제한하려 했다. 사실상 1명의 영웅에게 할당되는 최대 스태미나는 900이며, 공유 스태미나는 모든 영웅에게 공통 적용된다.

스태미나와 별개로, 행동력 개념인 AP가 존재한다. 레벨에 따라 AP가 상승하며, 1번의 PVP 플레이마다 30 AP가 소모된다. AP는 회복 아이템 혹은 블루 다이아를 소모하여 회복할 수 있다.

◆ 인 게임 밸런스 및 성장 시스템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가 ‘킹 오브 파이터 : 올스타’의 초창기 파이터를 구현한 만큼, 게임의 시작부터 밸런싱이 조금은 어긋나 있었다. 원작에서 다양한 이유로 평가가 좋지 못했던 파이터들은 아레나에서도 활약하지 못했다. 태생 ★5와 ★4의 성능이 차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이 게임 역시 장인 플레이를 선보이는 유저들이 있지만, ‘강자’의 반열에 들어간 파이터들은 시즌2에 들어와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게닛츠’, ‘오로치’, ‘각성 야시로’, ‘타쿠마’, ‘아테나’ 등이 있겠다. 특히 ‘게닛츠’는 그 악명 높은 KOF 96의 스킬을 가져온 만큼 압도적인 ‘1황’으로 꼽혔다.

밸런스 패치를 통해 1스킬 ‘야풍’의 지속 시간이 반토막이 났음에도, 여전히 게닛츠의 위상은 드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넷마블 입장에서는 밸런스 패치보다 신규 파이터를 통해 밸런스 조절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패키지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유저들의 재화를 소모시켜야 생태계 유지가 된다. 따라서 격투 게임을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성장’ 요소를 넣어 파이터의 성능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그것이 게임의 메인 BM(비즈니스 모델)으로 설정됐다.

파이터 마스터리를 해금하기 위해서는 ‘파이터 카트리지’가 필요하다. 과금을 하지 않은 경우 출석 체크 이벤트 등으로 얻은 파이터 카트리지 소환권을 통해 소량을 해금할 수 있다. 이외에는 과금으로 해결해야 한다. 파이터 카트리지 소환 1회에 소모되는 다이아는 $2 정도. 패키지 상품은 없으며 천장 역시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파이터 카트리지가 없으면 여러분은 PVP 보상으로 ‘파이터의 마스터리 포인트’를 획득할 수 없다.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를 즐기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인 셈이다.

파이터 마스터리는 파이터 스킬, 평타, 기본 스펙 레벨로 분화되어 레벨링을 할 수 있는 옵션이다. 특이하게도 여러분의 등급에 따른 강화 옵션이 존재한다. 당연히 상위 등급일수록 스펙 상승 수치는 높으나, ‘플래티넘’ 등급 마스터리를 강화하면 여러분이 ‘플래티넘’ 등급에 머무르고 있을 경우에만 적용이 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파이터 마스터리의 강화에 실패하면 강화도가 1레벨 하락하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재화 소모를 유도한다. 더 높은 스펙 상승에 다가갈수록 마스터리 강화 실패 확률도 상승하는 구조다. 파이터 마스터리와 별개로 ‘큐브 마스터리’라는 성장 옵션도 존재하지만, 이쪽은 마스터리에 비해 10배 이상의 재화를 소모하는 주제에 성공 확률도 낮다.

파이터 마스터리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총 3가지다. ‘캐릭터 마스터리 포인트’를 사용하거나, ‘미스틱 큐브’를 사용하거나, ‘FM’을 사용해야 한다. 캐릭터 마스터리 포인트의 경우 각종 업적과 이벤트를 통해 획득 가능하며, 미스틱 큐브는 각종 업적과 ‘큐브 하우스’를 통해 다이아몬드와 교환하여 사용 가능하다.

큐브 하우스는 매주 정해진 미스틱 큐브를 입고하며, 게임에서 유동적으로 정하는 교환비율에 따라 다이아몬드로 구매할 수 있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파이터 마스터리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아 파리가 날렸지만, 마스터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현시점에는 미스틱 큐브의 재고는 남아나지 않는다.

‘FM’이라는 재화는 각종 강화 옵션에 사용되며, 사실상 ‘미스틱 큐브’와 동급의 재화로 취급된다. 이렇게 3가지 방법을 통해 캐릭터 마스터리를 향상시킬 수 있다. 마스터리 총합 200/400/600레벨에 해금되는 추가 옵션이 워낙 절륜한 터라 상위 등급으로 올라갈수록 마스터리의 유무가 굉장한 격차를 만든다.

세 가지 재화 중 ‘FM’을 얻는 방법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 바로 ‘컨트롤러’를 구입하는 것. 컨트롤러는 상점에서 2400 다이아몬드(미화 약 $165)에 판매되는 상품이면서, 동시에 NFT로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다.

컨트롤러를 장착할 경우 컨트롤러의 등급, 개수에 따라 별도의 에너지가 생기며, 게임 모드를 1회 플레이할 때마다 에너지는 1 감소한다. 에너지는 하루 4회에 걸쳐서 충전되고, 별도의 재화로 충전할 수 없다. 컨트롤러는 에너지를 소비할 때마다 능력치에 따라 내구도가 감소하며, FM을 통해 주기적으로 수리해 줘야 한다.

컨트롤러는 ‘효율성 / 행운 / 편안함 / 탄성’ 총 4가지 능력치가 존재한다. 효율성은 FM의 획득량에, 행운은 컨트롤러에 장착하는 아이템 ‘젬’의 획득률에, 탄성은 컨트롤러 내구도 회복 효율에 관련되어 있다. 아직 탄성과 직결되는 옵션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M2E 메타를 이끌었던 ‘스테픈’과 동일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5레벨 컨트롤러 2개를 사용해 ‘민팅’을 하고, 거래 가능한 컨트롤러 박스를 얻는 것도 똑같다. 다만 스테픈의 붕괴에 ‘사업 주체가 컨트롤할 수 없을 만큼의 민팅 공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는지, 스테픈과 비교해 ‘민팅’의 요구 비용이 대폭 상승했다.

컨트롤러를 장착한 상태로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컨트롤러의 등급 및 능력치, 여러분의 등급에 따라 경기 종료 후 FM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획득한 FM을 통해 여러분은 ‘강화’냐 ‘수익’이냐의 기로에 서게 된다.

◆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의 인 게임 BM 및 블록체인 생태계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의 인 게임 BM은 시즌 패스, 마스터리 강화, 컨트롤러 강화 정도가 있겠다.

첫 번째로 소개할 BM은 시즌 패스다. 시즌 패스 활성화 특권이 [파이터 공용 스태미나 추가, AP MAX 50 증가, 마스터리 포인트 획득량 30% 증가, 특별 스태미나 사용 시 마스터리 포인트 획득량 30% 증가]다. 이쯤 되면 사지 않는 게 손해인 정도다. 특히 시즌 패스에 귀하디 귀한 카트리지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으로 구매율을 높이고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BM은 위에서 이야기했던 ‘파이터 강화/성장 시스템’이다. 지속적인 재화 소각을 위해 강화 실패 확률을 포함시켰으며, 실패 시 강화 레벨이 감소하는 페널티가 존재한다. 강화에 소모되는 마스터리 포인트를 얻는 방법은 카트리지를 얻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컨트롤러를 통해 FM을 모으는 것 정도다.

카트리지는 파이터별 확률 차등이 존재하지 않는 대신, 별도의 패키지 판매도 없으며 천장 시스템도 없다. 다이아 구매 역시 별도의 패키지로 구매 효율을 높일 방법이 없다. 다이아로 미스틱 큐브를 구매할 수 있다지만 이 역시 수량 제한이 걸려 있다.

MBX 마켓 플레이스를 통한 구매가 훨씬 저렴

이러한 제한을 두는 것으로,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는 유저들로 하여금 다른 루트를 찾게 만든다. 그리고 그 루트가 FM이라는 재화이며 블록체인 생태계 입문의 핵심이 된다. FM을 통한 강화, 현금화까지 이르는 유저들은 진정한 ‘하드 유저’들이 될 것이며, 동시에 WEB3 게임의 입문자 역할을 담당한다.

컨트롤러는 인 게임에서 구매하면 $165라는 큰 금액을 지출해야 하지만, MBX 마켓 플레이스에서 구매할 경우 그보다 절반에 가까운 금액에 구할 수 있다. 또한 FM은 파이터 마스터리에 비해 굉장히 적은 수량으로 파이터 마스터리 강화가 가능하다.

컨트롤러는 레벨을 올려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으며, 일정 레벨에 도달할 때마다 요구 수량이 대폭 늘어난다. 스테픈과 달리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에서는 컨트롤러 최적의 레벨링 개념이 퍼지지 않았는데, 이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민팅 요구 비용 증가에 따른 유통 물량 제한이 큰 이유였다. 연구 표본이 적었기 때문이다.

FCT의 가격 추이

따라서 FM이라는 재화는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의 유저 중 다수가 아닌 소수만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넷마블이 표본을 적게 만들어서 보다 실험적이고, 빠른 가격 컨트롤이 가능하게끔 만들었다.

FM은 정해진 비율로 FCT라는 토큰과 교환할 수 있으며, FCT를 MBX SWAP을 통해 MBX와 교환하여 수익화를 진행할 수 있다. FM를 FCT로 변환할 때 금액 20%에 해당하는 ‘블랙 다이아’를 결제하여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현금화를 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현금을 결제해야 하는 얄궂은 시스템이자 A3부터 이어지는 전통의 BM이다.

그래도 유저들의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던 것은, 매주 화요일마다 블랙 다이아 일부를 FM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줬다. 물론 약간의 도움이 되는 수준.

실력이 뛰어나야 돈을 벌 수 있다

넷마블 입장에서는 유저들이 FM을 획득하자마자 매도하지 않을 이유를 제공해 주어야 했다. 이미 마브렉스 관계자는 제2의나라의 P2E 버전을 글로벌에 접목시켰는데, 상당수의 유저가 토큰 획득이 가능한 레벨까지만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매도하기에 바빴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 해답으로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는 등급 상승에 따른 FM 획득량 격차를 굉장히 크게 벌려 놓았다.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를 넘어갈 때마다 FM 획득을 통한 수익 기대치가 2배 이상 상승했다. 한창 FM과 연동되는 토큰 FCT의 가격이 상승세를 그릴 때는, 커먼 컨트롤러 기준 다이아 티어 월 수익이 500만 원이 넘었다.

FM을 어떻게 소모시킬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게임은 ‘네가 승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파이터 마스터리를 강화해서 남들보다 우위에 서고, 여태까지 소모한 비용을 상회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라고 속삭였다. 컨트롤러의 모티브가 된 스테픈의 토큰 채굴 시스템은 온전히 ‘신발의 성능’에 걸려 있었다면, 이 게임은 ‘실력’을 더해 본 실험이었다.

물론 이는 양날의 검이었다. 스콜라십이라는 ‘대여’ 시스템의 활성화를 이룬 반면, 실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상당수의 게이머들이 벽을 느끼고 게임을 포기했다. 이미 최상위권 반열에 오른 강자들은 400~600레벨 마스터리를 해금한 상태였고, 그들이 더 과금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자 FM 연동 토큰인 FCT의 가치는 하락했다.

FCT의 가치는 한 때 $1.4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하락하여 $0.5 선에서 머무르고 있다. 넷마블은 제2의나라도 그렇고, 토큰의 가격보다 ‘MBX 교환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행보를 보여 왔다. 아니나 다를까 FM의 값어치가 낮아지며 FCT 토큰이 하향 곡선을 그리자, 그들은 FM와 FCT의 교환비를 400:1. 600:1, 이제는 1000:1까지 상승시켜 FCT의 가격을 방어하고 있다.

◆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넷마블은 PVP 위주로 돌아가는 게임을 오랜만에 테스트해보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 NFT를 활용한 게임의 큰 줄기가 될 ‘스콜라십’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사료된다. 스콜라십이란, NFT나 NFT를 보유한 계정을 대여해 주고 그에 따른 보상을 나눠 갖는 시스템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넷마블은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에 스콜라십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으며, 다음 업데이트에 스콜라십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이제 플레이어는 스콜라십 기능을 통해 별도의 페이지에서 원하는 컨트롤러를 빌리고, FM을 획득할 수 있다. 동시에 컨트롤러 NFT 보유자에게는 일정 비율의 수익이 분배될 것이다.

이미 이 게임이 ‘실력’에 따라 보상량이 엄청난 차이를 뒀던 것에 착안해, 눈치가 빠른 게이머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계정을 실력 있는 유저에게 맡기는 것으로 ‘자체 스콜라십’을 진행하였다. 카르텔 길드 역시 다수의 컨트롤러를 이용해 자체적인 스콜라십을 진행했다.

인 게임 시스템 역시 스콜라십을 사실상 장려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인 게임에서 컨트롤러를 비롯한 NFT 자산에 대한 탈취가 불가능했다. PC 플랫폼을 통해 MBX 월렛과 연동되어, NFT의 전송 및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MBX 월렛 연결 + 비밀번호 해금을 모두 마쳐야 했다.

계정을 양도받은 스콜라(대여자) 입장에서는 해당 계정에 아무리 많은 NFT가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소유권에 손을 댈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굳이 계정을 망치기 위해서는 컨트롤러의 레벨링을 마구잡이로 하는 게 전부였는데, 그런 행동을 저지른 스콜라는 없었다.

다만 이 게임이 자동 사냥이 없는 순수 PVP 게임이라는 점에서, 소위 ‘잘 사는 국가’의 게이머들은 큰 흥미를 드러내지 않았다. FCT의 교환비가 많이 추락한 상황에서도 하루 50불 정도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었음에도, 그들에겐 하루에 50~60번의 대전을 할만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다.

참고로 이 게임은 한국 지역 락이었다. 한국은 사행성 게임 서비스를 금지하는 국가로, 아직까지 P2E 요소, NFT가 사행성 요소를 충족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 IP에서 생성한 ID의 경우 아예 MBX 월렛 연동이 불가능하며, PC 런처로 접속해도 ‘토큰 교환소’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매우 특이하게도,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는 블록체인 게임이지만 인 NFT라는 단어가 강조되지 않는다. 가이드에서도 ‘MBX 월렛을 연동하여 FM을 FCT로 전환 가능하다’라는 말 이외에 어떠한 설명도 추가되지 않았다. 한정 판매 중인 컨트롤러 역시 ‘채굴이 가능한 아이템’ 정도로 소개되었다.

WEB2 유저에게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유지비를 지불하면서 인 게임 재화를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BM을 실험해 보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다만 섣불리 $165라는 금액을 지불하기는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따라서 WEB3 게임에 익숙한 유저가 아니라면, 스스로 정보를 알아가야 했다. 이는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의 정책 때문으로 사료된다. 공식 디스코드나 포럼에서 NFT나 MBX 월렛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스스로 학습을 하는 과정이 요구되었다.

유저에게 블록체인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필요에 의해서 블록체인을 학습하는 과정은 필요한 변화다. 이러한 학습을 경험한 유저는 앞으로 나올 MBX 기반, 혹은 WEB3 게임에서 남들보다 기민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아쉽게도 대중적으로 흥행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었고, 신작 게임 치고 홍보 역시 많이 부족했던 탓에 실제 유저는 ‘킹 오브 파이터 : 올스타’에 비해 많이 적은 편이다. 일부 서버는 작정하고 매치메이킹 시간을 맞추는 것으로 점수 몰아주기가 가능했던 적도 있었다.

허나 ‘쌀먹’이라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유저들이 단순히 ‘패작’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유저’로서 활약한다는 점은, 추후 등장할 PVP 게임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 종합 : 신작 게임으로 시도한 스콜라십 및 새로운 도전 의지

종합하자면,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는 WEB2 유저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게임성을 갖고 출시되었다. 다만 WEB2 유저들의 눈으로 봤을 때는 많이 심심한 게임이었을 것이다. 시즌 패스 이외에 효율적인 과금 요소가 없다시피했으니 말이다.

전반적으로 유저에게 공을 넘긴 게임과도 같았다. 스스로 블록체인 시스템에 녹아들고, 컨트롤러를 구입하여 FM을 획득하고, 이를 현금화하는 과정까지 접근하기 위해서는 많은 장벽을 넘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장벽을 넘은 유저가 일부라도 있었다면, 넷마블에겐 귀중한 자료로 남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수익 측면에서는 오픈 한 달까지는 엄청난 효율을 보여주었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다소 모호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FCT의 가격 방어를 위해 인 게임 획득 재화인 FM의 교환비를 계속해서 증폭시키고 있으며, 이미 최상위권 유저들은 더 이상 FM을 통한 성장에 관심이 없어졌다. 컨트롤러의 판매량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곧 추가될 아케이드 모드

뉴비 입장에서도 이미 2달 동안 마스터리 성장을 마친 유저들과 맞부딪힐 경우 스펙 차이로 인해 마음이 꺾일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는 아케이드 모드 출시 등으로 뉴비 온보딩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쉽게 카트리지를 제공해 준다거나,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분명히 [킹 오브 파이터 : 아레나]는 실험적인 게임이었고, 현재까지의 결과가 마냥 성공적이었다고 평하긴 어렵다. 하지만 ‘넷마블’ 정도 되는 회사가 모험수를 던진 사례이기에, 블록체인 게임의 도입기를 이야기할 때 유의미한 사례로 남을 게임이라고 확신한다.

기성 게임사 중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스콜라십 모델’에 접근한 경우이며, 실제로 유저들이 게임사에서 하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스콜라십을 시행하며 의도에 부합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콜라십 시스템을 인 게임에 구현하는데, 과연 이것이 FM와 FCT의 교환비 및 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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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KARTEL Contents Director / 7yrs Game Columnist (since 2015) / You and I are on different lev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