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시대는 끝났다?

JS Liu
Korean Medium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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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in readFeb 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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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생산자의 미래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한 남자가 살고 있습니다. 그는 농민입니다. 매년 봄이 오면 씨를 뿌리고, 김을 맵니다. 물꼬를 잡고, 제초도 해야죠. 물론 거름을 잘 뿌리는 건 필수. 수확의 철이 오면 열심히 작물을 나릅니다.

다 키웠으면 뭘 해야할까요. 비축할 식량을 제외하고는 누군가에게 팔아야겠죠. 그는 직접 팔기로 결심합니다. 그래도 팔리지 않는 작물은 5일장, 7일장에 내놓았습니다.

어느 날.

도시에서 한 남자가 내려옵니다. 땡땡마트의 직원이라는 그. 직접 팔거나, 장터에 내놓았던 작물을 대신 팔고 싶답니다.

직접 파는 것은 아무래도 수고롭습니다. 안팔리면 손해도 막심했죠. 잃을 게 없는 장사라는 생각에 그는 계약서에 사인을 합니다. 직접 파는 가격보다는 저렴하지만, 힘과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니 일석이조입니다.

1년이 지나고, 2년, 그리고 3년이 지나고.

시간이 꽤나 흐른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농민은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작물을 그만 매입하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습니다.

올해부터는 직접 작물을 팔아야 합니다. 부랴부랴 채비를 차립니다. 이게 웬 걸. 마트에서 파는 작물의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쌉니다. 그 가격에 팔면 남는 게 없습니다. 옛날에는 그저 수확만 하면 됐는데, 세상이 너무도 많이 변한 거죠.

아무리 신선하다고 말해도, 유기농이라고 해도. 사람들은 땡땡마트로 향합니다. 더 세련되고, 품질을 보장한다는 이유로요. 참, 카드 결제도 되고.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작물을 수확해서 팔아도 남는 게 없는 구조가 됐습니다. 땡땡마트는 무지 많은 제품을 팔기 때문에 적은 마진에도 돈을 버는 반면, 소농민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누가 무엇을 만드는 것보다, 어디서 파느냐가 중요해진 겁니다. 땡땡마트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싼 가격에 박리다매입니다. 규모의 경제로 밀어붙이는 거죠.

이렇듯 콘텐츠의 시대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잠시 숨통을 터준 현재.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한 1차 생산자가 될 수 있을지… 고민이 떠나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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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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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