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큐레이션인가?

헝그리+모바일+빅데이터 플랫폼이 여는 새로운 시대 시작

JS Liu
Korean Medium Post

--

최근 1~2년 사이 소셜커머스와 같은 이커머스의 영역에서 화제가 되는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큐레이션’이라는 단어인데요. 역사학과를 전공으로 했던 저로서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큐레이터를 떠올리게 만드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큐레이션의 사전적 정의를 찾기 위해 네이버를 검색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분류하고 배포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콘텐츠가 많아 질수록 선별된 양질의 정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큐레이션은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신규 비즈니스의 기회가 창조적 작업(콘텐츠 제작)에서 콘텐츠의 분류 편집 및 유통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자료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조합해내는 파워블로거,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거대한 집단지성을 형성한 위키피디아, 스마트폰을 통해 주제에 따라 유용한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등이 큐레이션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콘텐츠의 분류, 편집, 유통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다고? 왜?

특히, 소셜커머스를 필두로 이커머스의 영역에서 큐레이션이 핫 키워드가 됐는데요. 몇가지 이유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마침 스타트업리포트에서 세콰이어캐피탈이 쿠팡에 1000억 원을 투자한 내용을 정리했네요. 같이 보시면 큐레이션의 영역이 얼마나 떠오르고 있는 키워드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돈이 없어서…

돈이 없다고? 그렇습니다. 10년 넘게 온라인 상거래의 중심 축을 담당해온 옥션, 지마켓과 같은 오픈마켓들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쇼핑을 플랫폼으로 둔 채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쿠팡, 티몬, 위메프와 같은 소셜커머스라 이름 매겨진 신규 업체들은 상권에 들어오는 게 만만치 않죠.

뭐 이런 겁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주르가 동네 상권의 노른자를 차지하고 있는데, 듣도보도 못한 빵집이 자리를 잡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겠지요.

우린 왜 불렀어?

TV광고를 하기에도 돈이 없고, 모델을 기용하기에도 돈이 없고, 물건을 팔아도 남는 건 별로 없으니…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의사 결정을 데이터로 하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구글 애널리틱스를 이용한 데이터 마케팅을 시작했고, 그에 따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구글애널리틱스

[유재석의 데이터 인사이트] 고무성 위메프 BM팀 차장 “데이터로 말하자”…위메프 데이터 마케팅 2년

“조직 내부에서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뤄진 후, 데이터로 말하자는 분위기가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막상 GA를 사용하자니 막막했습니다. 처음 보는 입장에서 복잡하기만 해보이는 도구였습니다. 위메프의 전신인 네오플에서부터 통계를 담당했던 한 팀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팀원은 6개월 동안 GA만 독학하면서 어느 위치에 GA태그를 심고, 어떻게 해야 마케터들이 손쉽게 분석할 수 있을지 깨우치고는 구성원들을 가르쳤습니다. 개발자 수준의 프로그래밍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개발팀과 실무팀을 아우르며 인사이트를 만들 수 있었지요.”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 2013년 기준 월간 거래액은 1500억 원을 넘어섰고, 티몬과 쿠팡 2강 체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내부에서는 ‘소셜커머스 1위 달성’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두 번째, 모바일!?

그렇습니다. 두번째는 모바일입니다. 여러분 손에 쥐고 있거나 호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 한 번 꺼내보세요. 크기가 커봤자 5~6인치입니다. 그 화면에서 무언가 검색한다는 건 귀찮은 일입니다.

과거 PC를 이용했던 시절이야 사고 싶은 물품을 검색해서 최저가가 자세히 나온 결과물을 놓고 골라서 사는 게 가능했지, 모바일에서는 키워드를 치는 것만으로 쉽지 않습니다. 유저인터페이스(UI)가 그에 맞춰 최적화됐다는 것이지요.

이커머스는 아니지만 이에 최적화된 플랫폼 중 하나가 바로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은 앱 이용 기록을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띄운다고 하니 할 말 다했지요. 아래는 블로터닷넷의 기사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페이스북은 보도자료에서 “새로운 TV를 사고 싶은 사용자라면, 웹과 앱을 통해 TV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라며 “그럼 우리는 사용자가 생각하는 좋은 값과 다른 브랜드를 알아 볼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TV 광고를 제공할 수 있고 새 TV와 함께 쓸 수 있는 콘솔이나 스피커와 같은 다른 전자제품 광고도 게재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적어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라면 화면에 뜨는 것을 고르는 것이 검색하는 것보다 편리함을 느낄 것입니다. 국내 소셜커머스들이 ‘반값이미지’와 ‘모바일 최적화’ 두 가지로 던진 승부수가 모바일을 만나 통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빅데이터 분석 기술…

저는 솔직히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빅데이터 플랫폼을 확보해 맞춤형 서비스를 펼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큐레이션 서비스에 로켓 엔진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언급하고자 합니다.

최근 뉴스젤리와 인터뷰를 했는데, 마침 빅데이터를 설명한 내용이 있어서 인용합니다. (인터뷰는 제목부터 너무 망측해서 공유하지도 못했다는..ㅠㅠ)

빅데이터는 데이터를 ‘방대하고’, ‘형태가 다양하고(비정형 데이터 포함)’, ‘빠른 속도’ 기준으로 저장, 선별해 기존 정형화된 데이터 분석보다도 더 세밀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하둡’이라는 오픈소스 빅데이터 플랫폼을 논해야 합니다. 과거에도 다양한 데이터가 있었습니다. 이를 저장, 분석하기에 비용이 감당이 안됐던 것이지요. 이를 ROI(투자수익률)을 충족하면서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하둡이 등장했기 때문에 빅데이터 시대가 올 수 있었던 것이죠.

하둡 창시자 더그 커팅의 딸이 가지고 놀던 노란 코끼리 봉제인형 이름이 하둡이어서 하둡이라고..!?

하둡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ROI에 맞게 저장, 분석할 수 있는 생태계가 꾸려졌습니다. 이에 도전하는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헝그리한 정신으로 시작한 소셜커머스가 모바일을 만나 날개를 달았고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으로 로켓 엔진을 장착하게 된다면, 온라인 상거래 영역에 새 지평이 열리게 될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아니면.. 벌써 판이 바뀌었나요?

--

--

JS Liu
Korean Medium Post

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