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쇼핑 개편에 담긴 모바일 공략

오픈마켓 보고 있나? 

JS Liu
Korean Medium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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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오늘(6월 24일) 보도자료를 보내왔습니다.

네이버 지식쇼핑은 오는 30일 메인 페이지를 입점 쇼핑몰에 무료로 개방하는 한편, 사용자 별 최적화된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대폭 개편합니다. 메인 페이지는 기존의 네이버가 직접 기획한 콘텐츠를 폐지하고, 쇼핑몰 사업자 누구나 상품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타임라인형 쇼핑정보 서비스 ‘쇼핑NOW’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쇼핑NOW’는 쇼핑몰이 직접 제품, 이벤트, 쿠폰, 기획전 등 상품정보를 발행하면, 고객에게 최신 등록 순으로 순차적으로 노출되는 서비스입니다. 복잡한 등록과정을 줄이고 선(先) 검수 과정을 없애, 소재 등록부터 실제 서비스 노출까지 최대 일주일 이상 걸렸던 기존의 과정을 10분으로 대폭 축소했니다. 남녀 이용자에게 다른 상품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으며, 쇼핑몰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 대를 지정하여 이용자에게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1시간 1제품 권장)

모두 무료!

“‘쇼핑NOW’를 무료로 개방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발생하는 클릭 및 거래 수수료 또한 받지 않을 계획입니다.” — 네이버

왜?

이 세상에 이유 없는 공짜는 없습니다. 어머니가 저에게 항상 하셨던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료 개방’에는 네이버의 고민이 많이 담겨 있는 부분이겠지요.

두 가지로 이유를 분석해보겠습니다. 하나는 비중이 엄청 크고, 또 다른 하나는 그만큼의 비중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의 특수성(?) 때문에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먼저 아주 중요한 것부터 말씀드리면, 모바일 공략 때문입니다.

모 바 일?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의 기반은 검색 플랫폼입니다. 아주 거칠게 표현하면 사람들이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결과물을 제공하고, 그 사이에서의 광고 수수료를 먹는 것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형태입니다.

그런 곳에서 메인 페이지를 갈았다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보도자료 일부를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중요한 힌트가 담겨져 있습니다. 한 번 볼까요?

네이버 지식쇼핑은 오는 30일 메인 페이지를 입점 쇼핑몰에 무료로 개방하는 한편, 사용자 별 최적화된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대폭 개편합니다. 메인 페이지는 기존의 네이버가 직접 기획한 콘텐츠를 폐지하고, 쇼핑몰 사업자 누구나 상품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타임라인형 쇼핑정보 서비스 ‘쇼핑NOW’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사용자 별 최적화된 맞춤 정보’는 어디에서 중요할까요? PC일까요? 아니죠. 모바일입니다.

(+추가)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이번 개편이 PC와 모바일 페이지 모두에 적용된다고 대답해줬습니다.(진즉에 썼어야 했는데 저만 알고 안적었네요? ^^;;)

며칠 전 왜 큐레이션인가?라는 포스팅을 썼는데요. 그때 설명한 내용을 한 번 더 언급하겠습니다.

여러분 손에 쥐고 있거나 호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 한 번 꺼내보세요. 크기가 커봤자 5~6인치입니다. 그 화면에서 무언가 검색한다는 건 귀찮은 일입니다. 적어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라면 화면에 뜨는 것을 고르는 것이 검색하는 것보다 편리함을 느낄 것입니다.

네이버 지식쇼핑에는 4만 곳이 넘는 쇼핑몰들이 가입돼 있습니다. 이미 리소스는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실력있는 개발자들의 숫자도 빵빵하고, 데이터도 빅데이터급으로 빵빵합니다. 국내에서 큐레이션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네이버이지요.

개편 후 지식쇼핑 메인화면 시안(PC). 모바일 시안은 못구했습니다.

또한, 새롭게 출범하는 지식쇼핑 메인 페이지가 쇼핑몰 사업자 누구나 상품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타임라인형 쇼핑정보 서비스라는 점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누구나 상품을 걸 수 있다는 측면(1시간에 1개를 권장하지만)은 역동적인 생태계를 노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좋은 콘텐츠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합니다. 아주 직접적인 사례로 네이버에 검색도 안되는 제 블로그에도 좋은(?) 포스팅은 2000명이 넘게 방문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10명도 안보는 글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PC와 모바일에서의 오픈마켓을 자청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네이버의 이번 지식쇼핑 개편이 모바일 상거래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그만큼의 비중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의 특수성(?) 때문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상생’입니다.

상 생?

네, 네이버가 지난 해 계속해서 뭇매를 맞은 일 기억하실 겁니다. 바로 온라인 골목상권 침해라는 측면인데요.

2013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당시 NHN)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조사했습니다. 2007년에 이어 6년 만에 펼쳐진 조사로 2007년 당시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제소에 따라 동영상 광고분야에 대한 조사만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불공정 거래 행위 등의 전반적인 조사도 벌였습니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네이버는 울며 겨자먹기로 올해 3월까지 주요 서비스들을 철수시켰습니다. 윙버스, 네이버키친, 네이버쿠폰, 워너비, 네이버굿모닝 등 7개의 서비스가 이에 해당됩니다.

이쯤되니 네이버가 국내 시장에서 뭔가 하더라도 여러모로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번에 오픈되는 쇼핑Now는 입점 쇼핑몰에 무료로 개방됩니다. 심지어 클릭 및 거래 수수료 또한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식쇼핑 메인페이지는 원래 수수료를 받고 운영되던 곳입니다. 쇼핑몰이 네이버에 일부 수수료를 제공하면 메인페이지 상위에 상품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돈 잘버는 업체들은 돈을 주고 자사의 제품을 팔았고,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한 상품들은 더 잘 팔리게 되겠죠. 그러면 잘버는 업체와 못버는 업체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인해 모두가 공정한 위치에 자리잡게 됐습니다. 타임라인 순이기 때문에 올리는 순서대로 배치되는 것이죠.

여러모로 오픈마켓에 불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모바일 공략은 물론, 쇼핑몰의 리소스도 갖추고 있는 네이버가 시장을 열어버린 격이니까요.

앞에서도 자주 이야기했지만 오픈마켓의 주된 검색 플랫폼은 자사의 홈페이지가 아닌 네이버가 돼 버렸습니다. 모든 소스를 네이버에 바친 꼴입니다. 게다가 모바일은 소셜커머스가 점유하고 있는 형국에서 겉 모습만 비슷한 모바일 페이지를 만든 상태입니다.

아무튼, 재미있는 상황이 또 펼쳐지고 있습니다. 내년 쯤엔 누가 모바일의 주도권을 쥐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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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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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