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모바일 뉴스페이지 개편 성공할까?

‘나를 위한 추천 뉴스’ 뉴스 큐레이션 시작…성공 방해 요인은 부족한 뚝심

JS Liu
Korean Medium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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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셜커머스가 태동했던 2010년을 돌아보면, 이들의 성공을 쉽게 낙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옥션, 지마켓, 11번가 등 네이버 지식쇼핑을 의존한 오픈마켓이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있었으니, ‘모바일’이 등장했던 겁니다. 스마트폰은 소셜커머스들에 구세주와 같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소셜커머스들은 메인페이지에 큐레이션을 담아 이용자들을 공략했는데, 그게 시장에서 통했던 것입니다.(자세한 내용은 왜 큐레이션인가? 포스팅에서 볼 수 있습니다.)

포털로 대표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도 이러한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국내 포털 2위 업체인 다음 커뮤니케이션. 저는 다음이 모바일로 전환하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 5월 카카오와의 합병 소식을 밝힌 그 즈음에 ‘나를 위한 추천 뉴스’라는 신규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https://twitter.com/seojeee/status/471789701112668160/photo/1

추천 뉴스?

예, 모바일 페이지에 최적화된 뉴스 큐레이션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왜 이제서야?라는 의문이 들 법도 합니다.

2600명.

다음의 직원 수입니다. 조직이 참 커졌지요. 더이상 벤처라고 하기에는 거대합니다. 몸집이 클수록 움직임은 느린 법입니다. 다음이 1990년대 말. 인터넷 검색, 온라인 뉴스 등을 기반으로 떠오르며 혁신 기업으로 꼽혔지만, 어느새 20대가 됐습니다. 큰 조직에서 변화를 시도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 역시 모바일 페이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으니… PC 이용자들이 날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글로벌 IT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서 선별한 전 세계 PC이용자, 모바일 이용자의 변화추이를 담고 있습니다.

2010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의 모바일 사용자(녹색)와 PC사용자(파란색) 비율. /출처: http://gs.statcounter.com/

변해야 살 수 있는 시장의 원리를 따라야 하는 것이겠지요?

우연히 다음의 모바일 뉴스페이지 개편 소식을 접했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7월 3일) 지디넷코리아가 연 제11회 어드밴스드컴퓨팅컨퍼런스(ACC)에 참석했는데요. 이날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로 나선 유창국 다음 데이터 유닛장은 다음의 뉴스 큐레이션 아키텍처를 공개했습니다. 유창국 유닛장에 따르면 다음은 아래의 6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Editor’s pick(뉴스 에디터가 양질의 뉴스를 선별)
-Semi-Realtime contents (최신 뉴스 선호)
-more than 10000 items/day(2~3만개 뉴스 제공)
-Quality Evaluation + Quantity Evaluation(양적, 질적 요구 충족해야)
-Already Consumed Contents(이미 본 뉴스 제외해서 보여줄 것)
-Bucket Test

이들의 목표는 이용자 약 1000만 명의 데이터를 저장, 분석하며 최대 20분 내로 각자의 페이지에 새로운 뉴스를 보여줄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관련 기사 : http://news.imaso.co.kr/66361)

다음의 나를 위한 추천 뉴스 아키텍처

유창국 유닛장은 모바일 뉴스 페이지 개편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모바일의 경우 PC보다 작은 화면이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금방 사이트를 이탈하는 이용자들이 많았기에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특히 모바일 다음의 메인 페이지 방문자 90%가 보는 것이 뉴스 콘텐츠인데 일부 콘텐츠만을 선호하고, 어떤 콘텐츠의 경우는 굉장히 소수의 사람들만 이용하는데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가장 앞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였습니다.

성공했을까요?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다음의 뉴스 큐레이션 자료를 검색하던 중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발자의 블로그를 우연한 기회로 보게 됐는데요(페이지 주소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그의 평가를 짤막히 요약, 정리했습니다.

멘붕이다. 서비스는 오픈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UV나 PV가 폭발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며칠동안 계속 우울했다. 일간 지표를 볼 때마다 우울하고, 시간 지표를 확인한다고 치면 시간시간이 우울하다. 분단위로 보면? 매 분 우울하다. 가치있는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수치만 보면 민감해진다.

현재 ‘나를 위한 추천 뉴스’는 다음 모바일 메인의 뉴스 페이지 두 번째 카테고리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뉴스 큐레이션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다음이 이번만큼은 뚝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서비스만 놓고 봤을 때 경쟁업체들보다 앞서나가곤 했습니다. 카페, 마이피플, 지도서비스 등. 서비스 자체만 봤을 때는 시작도 (카카오나 네이버보다) 빠르거나 비슷했고, 기능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를 받습니다.

부족한 건 추진력이었습니다. 다음 카페는 전지현을 내세운 네이버 카페에 밀렸고, 마이피플은 라인에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마이피플을 예로 들어볼까요. 소녀시대를 영입해 홍보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홍보를 멈췄고, 이용자는 다시 줄어들게 됩니다(요인이 이것 하나라고 하기엔 좀 극단적일 수는 있으나, 다음이 계속해서 마이피플 마케팅을 해왔다면 지금과 다른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뉴스 큐레이션은 언론사가 빼앗긴(이라고 쓰고 버렸다라고 읽는) 뉴스 가판대의 대표적인 모바일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PC 시대와는 달리 4~5인치 작은 화면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니까요.

네이버 역시 모바일의 경우 메인 페이지에 이용자들이 몰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뉴스페이지를 배치했지만 그 트래픽은 해당 언론사가 아닌 네이버로 향하게 만든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난 7월 2일 슬로우 포럼에서 만난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센터장의 대답을 들어보니 아직은 데이터 분석의 갈피를 잡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https://twitter.com/slownewskr/status/484255505804558336

이러한 상황에서 다음이 네이버보다 빠르게 뉴스 큐레이션을 시도했습니다. 기회일까요. 아니면 뒷심있는 네이버에 또 다시 선점한 자리를 내어주게 될까요?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당)한 기세를 몰아 모바일에서는 무언가 ‘한 방’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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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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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