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t 1
그림 이야기
Théodore Chassériau
테오도르 샤세리오는 19세기 중반에 살았던 프랑스 화가이다. 앵그르(Ingres)로부터 사사를 받았던 그는 앵그르 비슷한 스타일로 초상화를 많이 그렸었다. 하지만 이 그림은 앵그르로부터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우울한 표정에 다른 배경도 밝지가 않고, 꼼꼼한 자연주의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리가 너무 길고(응?) 눈이 사슴눈이며 얼굴이 너무 창백하고 손이 참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Joaquín Sorolla y Bastida
보자마자 헉 했었다. 너무나 미녀였기 때문인데, 그림의 모델인 인물은 호아킨 소로야의 아내인 클로틸데였다. 호아킨 소로야는 아내를 자기 집의 "재무부장관님"이라 불렀고(예나 지금이나...) 부인은 남편의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했었다. 그래서 뒤에 다른 그림도 그려져 있다.
소로야는 그시절 흔치 않게 살아 있을 때 미국에서도 동시에 활동했던 화가였고, 이 그림은 1909년 뉴욕에 있는 Hispanic Society of America의 전시회에서 공개됐었다. 메트의 설명에 따르면 이 그림의 중요성을 알고 보자마자 구입했다고 한다.
클로틸데는 남편 사후에 남편의 그림들을 대부분 기증했고, 그에 따라 마드리드에 소로야 미술관(Museo Sorolla)이 생겨났다.
Camille Corot
카미유 코로는 화가이자 에칭 판화가이기도 했고 신고전주의와 인상파 사이 쯤에 위치한 화가이다. 원래 풍경화가로 유명한(보들레르는 코로의 풍경화가 "현대적인 풍경화"라 칭찬했었다) 양반이기도 하고, 이런 그림은 말년에 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녀는 드가의 모델로도 유명한 에마 도비니(Emma Dobigny)로 알려져 있다. 지금으로 치면 아역배우라고 해야 할까? 그녀는 저때 이후로 계속 19세기 후반 에콜 데 보자르의 초상화 모델로 활약했었다.
Édouard Manet
에두아르 마네의 이 "앵무세 곁의 여인"은 마네의 모델 빅토린 므렁(Victorine Meurent)이다. 그녀를 그린 초상화가 매우 많은데 이 그림은 개중 제일 부드럽고(응?) 정숙한(잉?) 모습이라고 한다. 일단 빅토린 므르가 좀 생소하실 수 있을 텐데, 마네가 그렸던 그림 중 제일 논란이 많았던 "풀밭 위의 점심식사(Le Déjeuner sur l’herbe)", 혹은 "올랭피아(Olympia)" 기억하시는지?
바로 거기에 나오는 여인이다.
제목만 보면 곧바로 귀스타브 쿠르베의 똑같은 제목의 그림, La femme au perroquet (1866)을 떠올릴 수 있을 텐데, 사실 그의 그림을 빗대어 그렸다고 전해진다.
Jean-Antoine Watteau
앙투안 바토는 보기만 해도 아실 텐데 18세기 화가다. 이 그림의 원래 제목은 "비극을 연기하는 프랑스 배우들"이며 18세기 초이기는 하지만 배우들의 복장은 당시로서도 "옛날식"이었다고 한다. (중앙 남자가 스타킹 신은 거 보이시나?)
하지만 바토가 잘 알려진 화가는 아니며, 그의 일생도 좋았다고 볼 수는 없었다(30대에 요절했다). 로코코 양식으로 그려졌다고는 할 수 있지만 로코코도 프랑스 대혁명으로 죽어버렸는데... 그는 혁명 이후에 재평가를 받은 인물에 들어갔다. 인상파의 시조라는 평가도 있고, 그림 외에도 다재다능했던 인물로 재발견됐다는 얘기다.
Pablo Picasso
너무나 많은 피카소의 그림 중 이 "민첩한 토끼"(...)는 파리 18구, 몽마르트에 있는 카바레의 이름이다. 이 카바레 이름의 유래가 좀 재미있는데, 카바레의 그림을 18세기 중반의 유명 만화가(!)인 앙드르 질(Andre Gill)이 그렸던 것이 화근이었다. 후라이팬에서 포도주를 손에 든 채 점프한 토끼를 그린 것이다.
앗, 저것은 질이 그린 토끼(Lapin à Gill)? 그렇다면 민첩한 토끼(Lapin agile)! 이곳은 20세기 초반에 피카소와 모딜리아니, 아폴리네르 등 "잘 나가는 예술인"들이 틈날 때마다 모이는 장소였다. 그런데 얘깃거리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연극 "Picasso at the Lapin Agile"이다.
스티브 마틴이 20년 전에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이 "민첩한 토끼" 카바레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여 제작한 연극이다. 은근히 유명하기는 한데 스티브 마틴이 영화로 제작을 못 해서 무척 아쉬워한 스토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