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안정과 혁신이 만날 때

When Economic Security Meets Innovation

새로운상상 2018 / 세션1. 디지털 전환 시대, 경제적 안정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기조발표1

이원재 LAB2050 대표

The Google I/O 2018 keynote

인공지능이 전화도 걸어준다면?

안녕하세요 . 이원재입니다.

보신 영상안에서, 누가 누구에게 전화한 것 같은 가요? 혹시 아시는분?

전화를 건 사람은 구글에서 최근에 개발한 듀플렉스 입니다. 스마트폰에 예약해달라고 시키면, 혼자서 전화를 걸어 예약하고 캘린더에 반영합니다.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너무 좋겠다? 내게도 비서가 생기는구나?

아니면, 사람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다니 무서운 인공지능이네?

아니면… 여기 오신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실 것도 같은데요. 비서 일자리, 콜센터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사회적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네, 문제가 될 법도 합니다. 한국에서 콜센터에 종사하는 사람이 몇명일까요? 40만명입니다. 미국에서 비서 및 행정보조를 하는 사람은 400만명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구글 듀플렉스와 함께 유토피아로 갈까요? 디스토피아로 가는 걸까요?

이러한 상황을 보면 아이러니를 느낍니다. 최고이자 최악의 시대, 기술이 너무나 발달해서 사람이 없어도 되는 세상에 사는 시대, 그런데 이 편리한 시대를 우리는 최악의 시대로 받아 들이기도 합니다. 편리함과 불안이 같이 공존하는 것이죠.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래에 맞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선택하고 가지면 됩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죠.

사실 저는 최근 상황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기술혁신 때문에 변화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과거에 없던 변화가 오고 있고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갈림길에 있습니다. 어느 길로 갈 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변화를 어떻게 잘 활용해서 유토피아로 갈 수 있을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물론 걱정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1980년 이후 한국의 생산성과 임금의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실질임금은 생산성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보면, 실질임금은 생산성 향상분의 1/3정도만 오릅니다.

다음으로 자본과 노동의 몫의 차이를 보시죠, 자본 소득자의 몫은 높아지고 노동의 몫은 떨어집니다. 일하는 사람이 보상 받기 어려운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분명히 우리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갈림길에 있는 것 같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불안합니다.

위 그래프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서 국민소득이 어떻게 나누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임금소득자의 몫은 꾸준히 떨어집니다. 자영업자는 몰락했습니다. 오직 자본소득자만이 몫이 크게 늡니다. 부동산이나 자본을 가진 사람과 기업만 몫이 커진 것입니다.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보다 근본적인 생각을 해봅시다. 우리가 다시 생각할 것은 사람의 가치가 어디서 나오는가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대화를 떠올려보시죠. 사람구실을 하려면 어떻게 하라고 하셨죠? 공부하고 취업하여 일해야 사람구실을 한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가치가 고용과 노동에 있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20세기이며, 우리의 사회 계약 또한 이를 중심으로 구조화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회계약은 현재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요?

20세기 사회계약은 이런 것이었죠. 기업은 자유롭게 활동하며 생산하고 이윤을 얻되, 사람을 고용해 임금을 분배하라는 계약조건이 주어졌습니다. 개인에게는 먹고사는 것이 개인의 책임이므로 생계는 일자리를 구해 일을 하며 해결하라는 계약 조건이, 국가에게는 먹고사는 것은 개인이 생산은 기업이 알아서 하니까 고용될 수 없는 고용무능력자만 국가가 먹여살리라는 계약 조건이 있었습니다.

이 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수동적인 노동을 하고, 사람들은 가난과 무능을 입증해야 복지를 보장받았습니다. 이것이 20세기의 사회계약입니다.

새로운상상 2018 (REIMAGINE 2018) © LAB2050

이 상황에서 기술이 발전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쓸모 없어지는 사회에서 우리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는 무엇을 하고, 기업은 무엇을 하며, 개인은 무엇을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생계와 노동이 반드시 맞아야 한다는 생각은 20세기적입니다.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합니다.

일과 소득이 분리될 수 있습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람과 사회적 가치를 위해 일할 수 있습니다. 일과 교육은 꼭 붙어있어야 하나요? 지식자체가 목적이고 희열이며 기쁨일 수 있습니다. 일하기 위해 잠깐 쉬는 휴가가 아니라, 쉬는 시간, 노는 시간 자체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국가, 기업, 개인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경제적 안정, 혁신할 자유

이런 관점에서, 저는 오늘 세가지 질문을 던져 봅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 모두의 경제적 안정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경제적 안정은 사람이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동시에, 혁신가가 될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국가가 모두의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줄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혁신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어떻게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야 할까요? 그 방법으로 기본소득제를 포함해 대담한 방법을 논의할 때입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경제적 안정만 되면 사람의 가치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다른 활동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생계와 노동이 분리될 정도로 국가가 보장하더라도, 진정한 인간의 가치를 찾기 위해서는 다른 조건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어디서 사람의 가치, 사람 구실을 찾을까요? 결국 보람과 가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사회혁신으로부터 사람 구실을 찾아 보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개인은 국가로부터 경제적 안정을 보장받는 한편, 돈벌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위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업은 자유롭게 혁신할 자유를 보장받되, 얻은 부가가치가 사회에 충분히 분배되도록 되돌려줘야 합니다. 사회문제 해결에도 눈을 돌려 뛰어들어야 합니다.

세 번째 질문입니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런 정책을 어떻게 구상하고 실행해 나갈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에게는 깃발도 없고 등대도 없습니다. 따라갈 지표가 없습니다. 결국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근거를 마련하면서 한 걸음씩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전세계 여러 군데에서 벌어지는 기본소득 실험은 그래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 실험이 여기저기서 펼쳐지고, 그 결과로 대담한 정책이 보편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상상, 여기에서부터

오늘 여기에는 아주 다양한 사람이 모였습니다. 비영리, 사회적 기업, 스타트업, 정책혁신가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각각 끼리끼리 얘기한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다같이 논의한 적은 없습니다.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들은 영역을 넘어 다같이 얘기해야 풀릴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해 모셨습니다.

LAB2050은 국가가 경제적 안정을 보장하고, 기업은 가치를 환원하고, 개인은 여기서 다양한 혁신을 하는 사회, 더 많은 개인이 사회혁신가가 되어 보람과 타인을 위해 자유롭게 일하는 사회를 실험하고, 이러한 사회를 위해 고민하는 싱크탱크입니다. 분배시스템 혁신, 기술변화, 고용전환모델, 다음세대 패러다임을 연구합니다.

미래를 위한 사회계약의 모양을 고민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상상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 발표 영상 © 새로운상상 2018 (REIMAGINE 2018), LAB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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