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활동가 여러분, 여기 모여요!

LAB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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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in readOct 13, 2023

<2023 솔라시 포럼>에서 진행된 연구활동가 공론장 후기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1. ‘연구활동가 여러분, 여기 모여요!’

9월 22일, 공주 문화연수원의 한 강의실에 약 20명이 모였다. ‘연구활동가 여러분, 여기 모여요!’라는 제목의 공론장에 참여하여 연구활동가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사단법인 시민과 LAB2050은 연구활동가의 개념과 필요성을 알리고, 어떻게 연구활동가들의 활동을 지원할지 계획을 밝히며, 더 나아가 다른 연구자와 활동가들로부터 연구활동가 개념과 비전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이번 공론장을 공동 주최하였다.

2. 아이스브레이킹 세션

본 발표에 앞서, 서로를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연구나 활동에 대한 고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에게는 두 가지 질문이 주어졌는데, 첫 번째 질문은 ‘여러분들은 연구자인가요? 활동가인가요? 혹은 연구활동가인가요?’였다. 본인이 연구활동가라고 응답한 사람과 활동가라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 정도로 나뉘었다. 연구활동가라고 응답한 분들은 자신이 연구와 활동을 모두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연구활동가라고 응답하였고, 활동가라고 응답한 분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원래 활동가였고 연구활동가인지는 모르겠다고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공론장 참여자들이 연구활동가라는 개념을 듣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질문은 ‘연구나 활동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하나 소개해주세요’였다. 여러 가지 응답이 나왔지만, 대표적으로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활동 내역 정리 및 활동을 위해 필요한 연구를 찾거나 직접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활동가들이 활동한 내역을 포함한 여러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 더 나아가 필요한 선행연구를 접목하거나 연구를 직접 수행하고, 연구자와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과정들을 활동가들이나 활동 단체가 직접 수행하기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두었다. 두 번째로는 활동이 실제로 정책화가 되는 등의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정 사회 문제에 대한 시민 사회의 활동이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의 발굴 및 적용으로 이어지거나 큰 여론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 고충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네트워킹에 대한 고충을 털어두었다. 활동 과정에 있어서 필요한 연구를 뒷받침해줄 연구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고, 시민사회 인재 풀이 너무 적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3. LAB2050 세션 : 연구활동가 어떻게 모여, 무엇을 할 것인가

아이스브레이킹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공론장 발제가 시작되었다. 윤형중 LAB2050 대표는 사회 문제의 개선 과정에 반드시 있는 3가지는 연구, 활동, 공론화이고 이를 실행할 주체는 연구자, 활동가, 공론자(미디어 & 소셜미디어)임을 먼저 짚었다. LAB2050은 이 세 주체가 잘 조화되고 실제 사회 문제 해결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연구활동가들의 문제해결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소개하였다. 연구활동가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연구와 현장의 경계를 넘나들며 해법을 모색하고 실행을 도모하는 주체들’로 소개할 수 있다. 실제로 전세사기 대안 모색, 전좌석 안전띠 확대에 영향을 미친 연구, LAB2050에서 진행했던 연천군 청산면 농촌기본소득 효과측정 연구 등 연구와 활동이 결합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이 여러 가지 있었다.

또한, LAB2050은 연구활동가 플랫폼으로서 연구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시민, 연구자의집,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마을연구자네트워크와 함께 7월 20일 솔라시 중간포럼 ‘연구+활동 사례와 연대의 제안’을 개최하며 연구 + 활동 네트워크를 출범했다. 또한, 서울시 청년허브로부터 수주한 ‘청년정책의제연구’에서는 네 명의 연구활동가가 주체가 되어 주거, 부채, 니트, 문화 영역의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LAB2050은 이런 활동 경험들을 바탕으로 연구활동가 지원사업 시즌2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며 발제를 마쳤다.

4. 사단법인 시민 세션 : 연구활동가 DB 구축하기

윤형중 LAB2050 대표의 발표에 이어서 사단법인 시민(이하 시민)에서는 ‘연구활동가 DB 구축’을 주제로 발제를 이어나갔다. 시민은 제주 포럼에서 현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네트워킹 열망을 확인하고 여러 현장연구자(연구활동가) DB 구축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연구활동가들의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전문성을 가진 이력, 나눌 수 있는 지식정보등을 모아 Notion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사람들이 찾아보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DB DB Deep 이라는 명칭의 유튜브 채널 운영을 계획하고 있는데, 영상 형태로 더 많은 연구활동가들의 삶, 서사와 의미, 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담아 연구활동가를 알리고 사회 변화를 시도한다. 이후에는 연구활동가 인터뷰 책자 발행, 언컨퍼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활동가 네트워킹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5. 심층 토의 : 연구활동가 개념에 대한 기대와 비판

세션이 모두 끝난 후, 발제자 및 참가자들간 심층 토의가 진행되었다. 한 참가자는 ‘같은 분야여도 여러 사람이 만나면 나와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연구활동에서 내가 가진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더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며 LAB2050과 사단법인 시민이 진행할 연구활동가 네트워킹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이외에도 연구와 활동을 위한 네트워킹과 아카이빙을 위해 누군가 판을 벌여줄 주체가 필요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연구활동가 개념에 대한 비판이 토의의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참가자들은 주로 연구활동가라는 개념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였다. ‘연구활동가라는 개념을 들었을 때, 이게 나에게 맞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았다. 연구자와 활동가의 영역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하나로 묶어 표현하기 어렵지 않을까’ 라는 의견이 있었다. 다른 참가자는 ‘내가 연구활동가라는 영역에 해당하는 사람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취지는 좋지만 전문성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포함될 수 있는 층위가 연구활동가 개념에 포함되면 좋겠다’ 며 연구활동가 개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다른 참가자는 ‘연구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여러 층위의 사람을 묶는 것은 쉽지 않다’고 연구활동가라는 개념 정의에 대한 어려움에 동의하면서도, ‘하지만 정체성 규정보다 서로 모이면서 소속감이 생기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보다 편한 자리를 만들어서 연대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킹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6. 후속 논의의 장 마련

아이스브레이킹을 거쳐 시민과 LAB2050의 발제, 그리고 참가자들의 토의로 연구활동가 네트워킹에 대한 기대와 개선점에 대해 검토해볼 수 있었다. 공론장에 참가한 공공상생연대기금 이병훈 이사장은 연구활동가에 대한 논의가 더 지속되었으면 하며, 연구활동가와 관련된 활동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을 약속하였다. 이에 LAB2050과 시민은 다가오는 연말에 맞춰 많은 연구활동가들이 모일 수 있는 송년회를 열어, 연구활동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감과 동시에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활동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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