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생의 IT 의 추억 

386컴퓨터,천리안,삐삐를 지나, 까똑까지. 

SOHYUN PARK
Life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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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빨라졌다. 20년 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우리 부모세대나 조부모는 어떤 느낌일까? 천지가 개벽한 느낌이 아닐까?

1980년대에 국민학교에서 386컴퓨터에 정사각형 디스크를 넣고 컴퓨터 수업을 받았다. 집에 컴퓨터도 없는데 DOS 대회에 나가서 은상을 타자 486컴퓨터를 아빠가 사줬다.

그 당시를 추억해보면,,,부자였던 옆집 아이는 그랜저, 깍두기 차라고 불리던 검은 차를 타고 다녔었다. 아마도 이 당시에 잘나가던 사람들은 깍두기 그랜저를 타고 다녔던 듯 하다. 그리고 아빠의 헤어스타일은 장발이었다.

1990년대, 중학교에 입학했다. 나는 삐삐를 차고 다녔다. 버스 탈 때는 토큰(50원짜리 크기에 중간이 뻥뚫린)이나 종이 차표를 샀다. 종이 차표는 절취선이 있어서 뜯어 다녔다. 물에 젖으면 못쓰게 되는 거였다. 아빠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린시절 기억에 100만원짜리 필통만한 검은색 핸드폰을 들고 다녔다. (011로 시작하는 번호였던 것 같다.) 핸드폰 버튼은 고무였고, 밤에는 형광색 불빛이 나왔다.

삐삐때문이었는지, 번개팅과 폰팅이 학생들 사이에 유행했다. 일종의 데이트였는지, “하얀색 옷을 입고 있어요. 파란 잠바를 입고있어요. 분홍 핀을 꼽고 있어요” 라고 약속을 하고 나갔다.

유니텔,천리안, 나우누리같은 통신채팅이 유행했다. 모뎀을 깔고, 전화선에 연결해서 채팅을 했다. 모뎀 줄 때문에 내 방문을 닫지를 못했다.

파란화면에 흰 글씨. 전화비가 엄청나와서 부모님한테 꾸지람을 받았다. 전화안된다고 무지 혼났다. 그리고 나는 유니텔을 통해 이름모를 제주도 소년과 친해졌는데… 아빠는 몹쓸 짓이라면서 유니텔을 끊어버렸다.

“접속” 이라는 영화가 유행했다. 나 는 lover’s concelato 배경음악을 참 좋아해서 한글로 영어 발음을 다 써서 외우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하우 젠틀이즈더레인”

2000년대 고등학교시절에는 나도 핸드폰을 들고다녔다. 폴더가 유행했다. 회색화면에 검은 정자체 글씨로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았다. 폴더 열고 닫는 소리가 좋아서 몇번이고 핸드폰을 들여다 봤다.

프리챌의 벌거벗은 내 아바타의 옷을 사기위해 용돈을 썼고, 다모임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들과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그리고, 갑자기 혁명처럼 나타난 싸이월드도 참 재미있었다. 도토리를 사서, 배경음악을 사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다. 매일 방문자 수치를 보면서 그 친구의 인기를 가늠했었다.

이제 토큰도 없고, 고무버튼에서 형광빛이 나던 폴더폰도 없다. 엄마, 아빠는 카카오톡 사용법을 하나하나 알아갈때마다 참으로 신기해한다. 나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부모님이 세월에 적응해가는 걸 볼때 새삼 존경스럽다.

나는 이밤 어리석게도 옛날의 그 추억들의 아이템들이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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