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는 시대, 잘 파는 마케팅 아이디어

팔리는 콘셉트 만들기 …키워드는 재미·공익

장택수
8 min readOct 21, 2013

아이디어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기발하거나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첨가되면 그 효과는 수배로 극대화된다. 장기간에 걸친 불황으로 많은 기업이 판매 부진을 겪으며 돌파구를 찾고 있는 이때 성공한 마케팅으로 고객과 기업 모두 만족스러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거둔 사례들을 모아 봤다.

국내 사례

“'고객에게 날아간다'”

이마트 '플라잉 스토어'

기발한 마케팅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뤄진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강남역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의 핫 플레이스에 이마트 로고가 새겨진 트럭 모양의 풍선이 나타난다. '플라잉 스토어'로 명명된 유유히 떠다니는 풍선은 단지 브랜드 홍보물만이 아니다. 이 풍선에는 와이파이 공유기가 달려 있어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열고 와이파이에 무료로 접속할 수 있다. 그리고 접속자는 이마트의 다양한 상품의 쿠폰을 다운 받을 수 있다.

플라잉 스토어의 마케팅 효과는 매출로 나타났다. 플라잉 스토어 판촉 행사가 있었던 올해 1월 오프라인 매출은 9.5%, 온라인 쇼핑은 무려 157%나 늘었다. 이마트의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의 다운로드 수는 플라잉 스토어 판촉 이후 한 달에 5만 건이나 늘었다. 플라잉 스토어 마케팅 활동은 이렇게 말한다.
"고객이 이마트에 직접 오기 힘든 상황이라면 이마트가 고객에게 날아가겠습니다."

“공익 캠페인과 브랜드 홍보를 동시에”

에쓰오일 '기어 중립 스티커'

신호 대기 때 1분 동안 중형 휘발유 승용차의 변속기를 주행(D)에서 중립(N)으로 변경하면 연료 소모량이 4.8㏄ 줄어든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직접 행동할 수 있도록 단순히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재미를 더했다.
에쓰오일에서 주유를 하면 앞 유리 바깥쪽에 작은 스티커를 붙여 준다. 중립 변속기를 의미하는 알파벳 'N'이 적힌 스티커는 주행할 때는 바람에 날려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신호 대기 등으로 차가 정지하면 'N' 스티커가 앞 유리에 밀착돼 운전자에게 '변속기를 중립에 놓으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메시지 옆에는 에쓰오일의 로고가 붙어 있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변속기 중립을 유도함으로써 1분에 4.8cc의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에쓰오일의 기어 중립 스티커를 기획한 제일기획은 지난 9월 있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광고제인 스파익스 아시아에서 미디어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아침 식사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게임”

던킨도너츠 '모닝 스타트업'

우리나라는 아침을 사먹는 문화가 외국에 비해 일반화되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바쁜 현대인들은 아침을 아예 거를 때도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 아침 식사 서비스 시장은 침체돼 있다. 그것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는 바로 이것이었다. 던킨도너츠는 게임을 즐기듯이 재미있게 아침 식사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알람 애플리케이션(앱) '모닝 스타트업(Morning start-up)'을 만들었다. 이 앱은 알람이란 실용적 기능이 있으면서도 마치 게임에서 시간 안에 미션을 클리어하는 재미도 제공한다. 물론 미션을 클리어하면 던킨도너츠 아침을 최대 절반 가격에 먹을 수 있다.

모닝 스타트업 앱으로 다음날 아침 기상 시간 알람을 설정하고 그날 먹고 싶은 아침 메뉴를 고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기상 후 3시간 내에 출근길 혹은 등굣길에 가까운 던킨도너츠 매장에 들러야 한다. 매장 안에서 앱을 실행하면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울트라 사운드가 자동으로 인식돼 할인 쿠폰이 주어진다.

매장에 3시간 안에 도착해야 하는 레이싱 같은 게임을 실생활에서 즐기는 듯한 재미는 물론 이는 최첨단 정보기술(IT)도 접목된 캠페인이다. 스마트폰에 닿으면 자동으로 인식되는 울트라 사운드 태깅은 쉽고 간편한 인증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해외 사례

“채용 과정을 마케팅 수단으로”

하이네켄 '취업 지원자'

네덜란드의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은 챔피언스 리그 등 축구를 활용한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올 초 하이네켄은 축구와 함께 전 세계적 관심사인 취업을 연계한 새로운 영상 '취업 지원자(The Candidate)'로 또 한 번 관심을 모았다. 이 광고에는 '모든 면접의 질문은 똑같다. 지원자들이 준비해 온 답도 똑같다'는 설명과 함께 하이네켄만의 독특한 면접 3단계를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상황은 면접 장소에 들어올 때 회사 직원이 지원자의 손을 잡고 들어오게 되고 면접관은 이에 대한 소감을 묻는다. 면접이 끝나고 자리를 나설 때도 역시 손을 잡고 나간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어색한 첫 만남에 손을 잡는 모습에 당황한다.
두 번째는 면접 도중 면접관이 쓰러지는 상황이다. 지원자들은 급하게 밖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직접 응급처치에 나서기도 하고 면접관의 볼을 두드리는 등의 대응에 나선다. 그런데 면접관은 쓰러진 상태에서 다시 질문을 던지며 지원자를 황당하게 만든다.
마지막 단계는 면접이 진행되고 있을 때 비상사태로 급히 대피하게 되는 상황이다. 구조원들이 밖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다른 직원을 구하려고 하는데 사람이 모자란다고 도움을 요청한다. 물론 위급 상황에서 지원자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리 꾸며 놓은 설정이다.
세 가지 단계를 거쳐 170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3명의 최종 후보가 선정됐다. 하이네켄은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투표를 실시해 최종 합격자를 뽑았다. 결국 네티즌의 선택을 받은 것은 '가이 루칭'이라는 후보자였다.

가이 루칭은 하이네켄이 공식 스폰서를 맡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유벤투스와 첼시의 경기에 초대돼 경기 전 행사 진행을 도왔다. 챔피언스 리그의 공식 주제가가 울려 퍼질 때 전광판에 가이 루칭이 면접을 보는 영상이 나오며 "가이 루칭, 당신은 채용됐습니다(Guy Lutching, You got the job)"라고 합격을 알려줬다.

이 영상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이네켄 전 직원 중 91%가 캠페인 영상을 지켜봤고 캠페인 후 채용 지원서가 약 317% 증가해 지원자 수가 무려 4억2200만 명에 달했다. 현재까지 이 영상의 유튜브 조회 수는 약 500만 건 이상에 달하고 사회적 관심에 힘입어 2013 칸 국제광고제 PR 부문 금상, 프로모 & 액티베이션 부문 은상 등을 수상했다. “광고판이 시민들의 편익을 높인다”

IBM '지능형 도시 만들기'

도시에 가득한 옥외 광고판, 메시지는 둘째 치고 넘쳐나는 광고 홍수로 때로는 공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옥외 광고판이 시민들을 위한 편의를 제공한다면 어떨까. 이런 발상의 전환을 IBM이 시작했다. IBM의 '지능형 도시 만들기(Smarter Cities)' 캠페인은 스마트 시대에 광고판이 하나의 도시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즉 도시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의 초점을 맞춘 것이다.

벤치가 없어 사람들이 땅바닥에 앉아 있는 곳에 광고판을 설치한다. 벽에 설치된 광고판은 아랫부분이 휘어 있어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벤치를 제공한다.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도 광고판이 역할을 한다. 광고판의 윗부분 역시 곡선으로 휘어 있어 사람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 자전거나 캐리어를 끌고 올라가기 힘든 계단에도 경사로 형태의 광고판이 시민의 편리를 돕는다.
광고판에 더 나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출처 : 한경BUSINESS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아이디어라는게 혁신만 따라오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이중에 가장 좋았던 아이디어는 마지막 IBM의 ‘지능형 도시 만들기’이다. 정말 주변에 찾아 보아도 많은 벤치들, 비를 막을 수 있는 공간들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그것을 광고로 이용하면서 또한 시민들에게 편의를 주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다. 더 나은 도시를 만들며, 홍보까지 가능한 좋은 마케팅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것은 작은 생각의 변화로 이렇게 많은 성과를 가져 온다는게 오늘날 우리의 마케팅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아이디어라를 말은 들었을때 유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것을 벗어나 유일하지 않아도 생각의 조금의 변화를 준다면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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