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ive into Kaia

Finschia
Finsch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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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min readJul 10, 2024

핀시아 재단과 클레이튼 재단의 통합 메인넷 카이아(Kaia)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카이아가 어떤 변화와 차별점으로 블록체인 산업에 새로운 장을 열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현 클레이튼 재단의 개발 리드 에이단(Aidan)의 이야기를 담았다. 에이단은 2019년 3월부터 클레이튼 프로젝트에서 주로 메인넷 개발을 담당해 왔고, 클립의 키 관리 시스템과 클레이튼 스퀘어 (Klaytn Square) 개발에도 참여했다. 현재 카이아 프로젝트에서는 메인넷 뿐만 아니라 카이아 스퀘어 (Kaia Square) 와 카이아 포털 (Kaia Portal) 등 재단 내 서비스들의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핵심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이 기술들이 사업, 마케팅, 거버넌스 등 다양한 영역과 연계되도록 하는데 힘쓰고 있다.

에이단 안녕하세요! 핀시아와 클레이튼의 메인넷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계실 텐데요. 메인넷은 어떤 방식으로 통합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인가요?

양 체인이 라이브인 상태에서 머지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특히 핀시아나 클레이튼처럼 규모가 큰 체인이 머지하는 경우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죠. 그래서 머지 방식을 결정할 때 많은 고민을 했어요. 각 체인의 생태계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클레이튼은 5년 이상 퍼블릭으로 운영되어 왔어요. 저희가 직접 컨택하지 않은 파트너들도 많이 온보딩되어 있죠. 반면 핀시아는 강결합된 파트너들과 함께 하고 있지만, 익명의 프로젝트들은 적었기에 프로젝트와 직접 소통하기가 수월했어요. 보통 하나의 체인으로 합치면서 양 체인의 기술을 모두 지원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가장 빠르면서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쉬운 프로젝트들을 EVM으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EVM으로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글로벌 블록체인 환경에서 EVM 사양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카이아 메인넷 런칭과 함께 더 많은 서비스를 온보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업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접근성이 높은 EVM을 선택하는 것이 카이아 초기 생태계를 빠르게 활성화하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클레이튼 기반의 카이아를 먼저 런칭하고, 이후 핀시아의 우수한 기능들을 레버리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빠른 통합은 물론 생태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거예요.

중요한 점은 체인 통합이 카이아의 시작이지 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핀시아와 클레이튼의 결합을 넘어서 카이아만의 고유한 매력과 방향성을 정립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통합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 공유될 것 같습니다.

코스모스 기반으로 통합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요.

커뮤니티 반응을 봤을 때, 코스모스가 과거 EVM을 결합한 사례도 있으니 코스모스 기반으로 만들지 않겠냐는 의견도 많이 있었어요. 하지만 코스모스 기반으로 클레이튼의 기능이나 성능적 개선 사항들을 새로 구현한 후 통합을 진행하는 것은너무 오래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기존 클레이튼과의 호환성을 버리게된다면 생태계적으로 변화가 너무 클 것으로 예상되었고요. 서비스 마이그레이션 같은 기술적인 대응이 필요한 부분뿐만 아니라 거래소와 같이 정책적인 부분의 고려가 같은 대응이 필요한 부분에도 더 큰 고민과 변화를 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저희가 통합을 빠르게 진행하려면 통합을 최대한 용이하게 전개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나 도전이 있었나요?

일단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올해 2월에 통합 제안이 통과되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할 때 주어진 개발 기간은 한 분기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핀시아 개발자와 클레이튼 개발자 사이의 문화와 소통 방식뿐만 아니라, 생각과 컨텍스트도 많이 달랐죠. 서로를 이해할 시간도 없이 함께 개발을 빠르게 진행해야 하다 보니 좌충우돌하는 경우 있었습니다.

또 단순한 기술적 결합을 넘어 새롭고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했어요. 양측 모두 메인넷 개발에 풍부한 경험이 있었지만, 각자의 경험이 달라 새로운 도전 과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었어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됐고, 현재는 끊임없는 소통과 조율로 하나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카이아 체인은 보안을 중요시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보안은 저희가 각별히 신경 써서 살피고 있어요. 클레이튼의 경우, 메인넷 개발자의 절반 이상이 보안 석박사 출신이라 다들 보안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버전이 출시될 때, 과거 모든 블록들을 새로운 버전으로 문제없이 잘 처리하는지를 확인하는 Sync 테스트를 포함하여 다양한 테스트를 필수적으로 진행하고, 그 결과를 Github에 공유합니다. 또한, 핀시아 개발자의 경험과 우수한 보안 개발 체계를 조화롭게 활용하여 더욱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있죠.

블록체인 개발은 상당히 복잡하고 신중을 요합니다. 한 번 실수하면 로직이 동작했던 결과물로 영원히 남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실수를 하면 실수했던 코드가 잔존하면서 특정 블록 이후부터는 잘 돌아가는 형태로 개발을 해야 합니다.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 피어(peer) 리뷰를 적극적으로 하고 버그바운티 운영도 하고 있어요.

테스트할 때는 주로 어떤 부분을 신경 쓰나요?

운영적인 측면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핀시아와 클레이튼 모두 이더리움 같은 퍼블릭 네트워크에 비해 밸리데이터 구조가 다소 폐쇄적인 면이 있어요. 대신 이러한 구조 덕분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재단이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이슈를 밸리데이터에게 전달하거나 논의할 수 있어 빠르고 책임감 있는 대응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네트워크 운영 방식을 통해 문제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응이 이루어져, 실제 운영 환경에서도 짧은 레이턴시(latency)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클레이튼은 바오밥 테스트넷을 처음부터 계속 같이 운영하고 있어요. 메인넷과 동일한 역사와 환경을 가진 테스트넷에서 최대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메인넷에서는 미리 구성한 시나리오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죠. 사실 바오밥에서 수행하는 동작들이 많아지면서 사이즈와 에너지 소모가 커지다 보니 두 개의 체인을 유지하는 게 어렵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추후 예측 가능한 문제를 저희가 미리 탐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오밥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바오밥이 카이아의 테스트넷 ‘카이로스’로 전환된 지금, 카이아에서도 더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블록체인과 비교했을 때 카이아가 가진 장점이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카이아는 트랜잭션을 만들고 나서 그 트랜잭션이 확정이 되는, 바꿔 말하면 번복이 되지 않는 순간까지의 레이턴시(latency)가 가장 짧은 블록체인으로 꼽힙니다. 물론 카이아보다 짧은 블록타임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체인도 많아요.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트랜잭션이 취소되거나 속도가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체인은 블록을 0.3초 0.5초 안에 만든다고 하는데 막상 트랜잭션을 던져 보면 10초 20초나 걸릴 때도 있고요. 저희는 실제 메인넷에서 트랜잭션을 발생시키고 레이턴시를 체크하는 실험을 하는데요. 과거 클레이튼 때는 항상 일정한 수준으로 2초대 트랜잭션을 만들고 확정이 된다는 결과를 보여준 적이 있어요. 현존하는 유명 체인들보다 훨씬 빠르고 안정적으로 트랜잭션을 확정했던 거죠.

TPS는 어떤가요?

과거 Klaytn에서 이야기한 4,000 TPS(Transaction per second)를 카이아가 그대로 상속받았습니다. Chainspect 사이트에서 기록한 Max Recorded TPS 기준으로 클레이튼 때는 5위 수준이었습니다. 다른 체인은 이상적인 환경에서의 TPS를 많이 얘기해요. 하지만 클레이튼은 실제 환경에서의 결과입니다. 클레이튼도 이상적인 환경으로 얘기하면 10,000단위가 나와요. 이런 부분은 과소평가되어 있는데 카이아도 글로벌 TOP 레벨의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카이아 메인넷의 특성을 고려할 때, 어떤 카테고리의 서비스가 사업성을 잘 살릴 수 있을까요?

우선 저희는 라인 메신저와 카카오톡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어요. 저희의 배경과 연관이 있으면서도 카이아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톤(TON)이라는 좋은 선례도 있고요.

저희는 메신저와 연계되는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톤은 익명성이나 규제에 덜 영향을 받는 이점이 있는데요. 저희가 활용할 메신저들은 이런 부분에 약한 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단순 메신저가 아닌 슈퍼앱이라는 강점도 있습니다. 단순 메신저를 넘어 메신저 연계 서비스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죠.

기술적으로는 디스코드, 텔레그램도 포함할 수 있는 구조로 가려고 하고, 메신저와의 연계를 통해 다른 서비스도 블록체인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이때 메신저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지금까지 메신저와 블록체인의 연계는 규제 • 법률 • 사회적 문제로 인해 쉽지 않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하며 웹2 기업들에게 카이아의 강점과 차별점을 명확히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카이아는 다른 웹2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는 슈퍼앱으로서의 메신저, 그리고 웹2 서비스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면 카이아가 메신저를 위한 메신저로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와의 차별성을 위한 기술적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아직 초기 단계여서 변경될 여지는 많습니다만, 우선 방향성 정도로 말씀을 드릴게요. 기술적으로는 새로운 레이어를 생각하고 있어요. 블록체인 노드 안에 블록체인 앱을 만든다기보다는 플러그인 형태의 가벼운 개발 방식으로요. 이를 통해 개발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영역을 간소화하여 개발할 수 있게 하고, 개발된 결과물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구상 중입니다. 이게 잘 되면 웹2 서비스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연계에 대한 샘플을 쉽게 만들고, 다른 서비스도 재사용할 수 있어, 마치 일반 SaaS 서비스를 사용하듯 블록체인 서비스 연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 사용자 측면에서는, 자신의 주소로 KAIA 토큰을 받았을 때 메신저나 알람을 받고 싶다면 이를 간단한 플러그인 개념으로 등록하여 구현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특정 고객이 DeFi 서비스를 사용했을 때 보상으로 KAIA 토큰을 주고 싶다면, 코딩 없이 모듈을 재사용하는 식으로 구현할 수 있겠죠. 이렇게 되면 블록체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블록체인 기능을 간편하게 연동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메신저나 메신저에 연계된 서비스와 통합되거나, 메신저 내에서 직접 구현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와 개발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의 중입니다.

디앱 개발자의 원활한 카이아 생태계 온보딩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할 계획인가요?

서비스를 카이아 네트워크에 올리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합니다. 코드 오딧, 엔드포인트 활용, 클라우드 서버 비용 등이 포함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주요 파트너들을 확보해 놓았으며, 이들과 협력하여 더 나은 가격과 조건으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IOK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몇몇 서비스를 타게팅하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DeFi 프로토콜은 카이아 생태계에 꼭 필요하면서도 중요합니다. DeFi의 가장 큰 요소는 유동성 제공인데요. 서비스 성과를 보여주는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고요. 전체적인 디파이 생태계가 커지기 위해서는 유기적으로 엮여야 하는데, 브릿지나 오라클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막힘이 없도록 미리 준비하는 역할도 준비하고 있어요.

부족한 섹터의 프로젝트도 키우려고 하고 있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단발성 그랜트 보다는 유동성 공급이나 플랫폼 인테그레이션으로 풀어가려고 합니다. 왜냐면 단발성 그랜트는 KAIA 홀더들 입장에서 KAIA 매도 압력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한 형태는 부트스트래핑이지, 단순 금전 지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해커톤, 액셀러레이팅을 위한 준비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카이아 체인의 성공 지표는 무엇인가요?

지표를 목표로 삼는 건 쉽지 않습니다. 트랜잭션 수나 액티브 유저 수, 토큰의 인플레이션 변화, 얼마나 안정적인 토크노믹스를 유지하느냐 이런 부분도 지표가 될 수 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시가총액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총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기관 투자자의 유입 때문입니다. 제가 싱가포르에 있다 보니 싱가포르 은행과도 미팅을 하는데요. 전통 금융권 종사자들이 포트폴리오에 토큰을 넣을 때는 규모가 있는 토큰을 넣다 보니까 시총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체인이 기술적으로는 우수하지만, 레이어1의 네트워크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점점 비슷해지고 있어요. 기술로 차별성을 내기는 쉽지 않고, 살아남기에도 제한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궁극적으로는 1~2년 내로 시가총액 상위권에 들어야 계속 유저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전통 금융권의 유입을 통해 경제적인 성장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마지막으로, 개발자들이 어떤 마인드로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희 개발자들은 블록체인이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기술의 한계도 충분히 경험했고, 투자의 파편화로 인해 사용자에게 실효성 있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떻게 하면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실생활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

카이아 기술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블록체인 기술과 융합하여, 언젠가는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투명성과 공정함을 제공하는 프로토콜이 등장할 것으로 생각해요. 토큰 가격 변동성이 크다 보니 부침이 있지만, 초심을 유지하며 기술에 대한 고민의 결과가 실질적인 변화로 세상에 전달될 수 있는 순간을 기다고 있습니다. 카이아는 앞으로도 블록체인 개발을 계속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저희 여정과 카이아 생태계에 함께해 주실 것을 기대하며, 많은 개발자와의 공생 또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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