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5장. 책임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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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min readJul 8, 2020

자율적인 책임

설계의 품질을 좌우하는 책임

객체지향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자율적’인 객체다. 객체들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고, 협력 과정에서 각자 맡은 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을 책임이라고 한다. 따라서 자율적인 객체란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각자 맡은 책임을 수행하는 객체를 의미한다. 적절한 책임이 자율적인 객체를 낳고, 자율적인 객체들이 모여 유연하고 단순한 협력을 낳는다. 따라서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가 얼마나 자율적인지가 전체 애플리케이션의 품질을 결정한다.

너무 추상적인 책임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책임을 선택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책임이 수행 방법을 제한할 정도로 너무 구체적인 것도 문제지만 협력의 의도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추상적인 것 역시 문제다.

왕이 모자장수에게 “증언하라” 대신, “설명하라” 라고 말한다면, 모자장수는 자신의 일생이나 오늘 장사가 어땠는지 등에 대해 설명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책임은 협력에 참여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추상적이어야 한다.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

자율적인 책임의 특징은 객체가 ‘어떻게(how)’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무엇(what)’을 해야 하는가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증언한다’라는 책임은 모자 장수가 협력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결정하지만 ‘어떻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증언할 방법은 모자 장수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책임을 자극하는 메시지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요청을 전송하는 것뿐이다. 이 요청을 메시지라고 부르며, 메시지는 객체로 하여금 자신의 책임(행동을 수행)을 이행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메시지와 메서드

메시지

왕이 모자 장수에게 전송하는 메시지를 가리키는 ‘증언하라’라는 부분을 메시지 이름(message name) 이라고 한다. 메시지를 전송할 때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 경우 메시지의 인자(argument)를 통해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메시지를 수신받은 객체는 우선 자신이 해당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객체가 해당 메시지에 해당하는 행동을 수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메시지의 개념은 책임의 개념과 연결된다. 객체가 제공하는 메시지는 외부의 다른 객체가 볼 수 있는 공개된 영역에 속한다.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해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은 외부의 다른 객체가 볼수 없는 객체 자신의 사적인 영역에 속한다.

메서드

모자 장수가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을 메서드라고 한다. 메시지는 ‘어떻게’ 수행될 것인지는 명시하지 않는다. 메시지는 단지 오퍼레이션을 통해 ‘무엇’이 실행되기를 바라는지만 명시하며, 어떤 메서드를 선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수신자의 결정에 좌우된다.

다형성

서로 다른 타입에 속하는 객체들이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할 경우 서로 다른 메서드를 이용해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리킨다. ‘증언하라’는 명령에 모자장수와 요리사, 앨리스는 모두 다른 방법으로 증언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자장수는 기억을 되짚어가며 증언할 수 있고, 요리사는 메모에 적힌 내용을 읽어 내려갈 수 있고, 앨리스는 누군가가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증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객체들이 다형성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객체들이 동일한 책임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다형성은 메시지 송신자의 관점에서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타입의 객체와 협력할 수 있게 한다. 다형성은 송신자와 수신자 간에 객체 타입에 대한 결합도를 메시지에 대한 결합도로 낮춤으로서 달성된다.

유연하고 확장 가능하고 재사용성이 높은 협력의 의미

첫째, 협력이 유연해진다. 송신자는 수신자가 메시지를 이해한다면 누구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둘째,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확장할 수 있다. 송신자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고서도 수신자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의 세부적인 수행 방식을 쉽게 수정할 수 있다.

셋째,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재사용할 수 있다.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서도 다양한 객체들이 수신자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문맥에서 협력을 재사용할 수 있다. (재판이라는 협력은 모자 장수가 있는 곳에서도, 요리사가 존재하는 곳에서도, 앨리스가 존재하는 곳에서도 재사용 가능하다.)

송신자와 수신자를 약하게 연결하는 메시지

송신자는 메시지만 바라본다. 수신자의 정확한 타입을 모르더라도 상관없다. 단지 수신자가 메시지를 이해하고 처리해 줄 것이라는 사실만 알아도 충분하다. 수신자는 송신자와 메시지라는 얇은 끈으로만 이어져 있다.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 두 객체 사이의 낮은 결합도가 바로 설계를 유연하고 확장 가능하며 재사용 가능하게 만드는 비결이다. 따라서 설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휼륭한 메시지를 선택해야 한다.

메시지를 따라라

객체지향의 핵심, 메시지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는 어떤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가와 어떤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객체 사이의 협력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개별 객체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과는 매우 다르다.

객체지향 설계의 중심에는 메시지가 위치한다. 객체가 메시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객체를 선택하게 해야 한다. 메시지가 객체를 선택하게 만들려면 메시지를 중심으로 협력을 설계해야 한다.

책임-주도 설계 다시 살펴보기

객체지향 설계는 적절한 책임을 적절한 객체에게 할당하면서 메시지를 기반으로 협력하는 객체들의 관계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이처럼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을 이용해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을 책임-주도 설계라고 한다.

What/Who 사이클

객체 사이의 협력 관계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행위(What)’를 수행할 것인지를 결정한 후에 ‘누가(who)’ 그 행위를 수행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행위’가 바로 메시지다. 결론적으로 협력이라는 문맥 안에서 필요한 메시지를 먼저 결정한 후에 메시지를 수신하기에 적합한 객체를 선택한다.

묻지 말고 시켜라

송신자는 수신자가 어떤 객체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전송한 메시지를 잘 처리할 것이라는 것을 믿고 메시지를 전송한다.

이 스타일은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이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객체는 다른 객체의 결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하며, 모든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기반으로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메시지를 믿어라

메시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타입의 객체들이 동일한 협력 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 협력을 재사용할 수 있다. 재사용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객체지향 설계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적 도구인 다형성은 메시지에 초점을 맞출 때 그 진가가 나타난다. 메시지를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는 유연하고 확장 가능하며 재사용 가능하다.

객체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란 일반적으로 어떤 두 사물이 마주치는 경계 지점에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이어주는 방법이나 장치를 의미한다.

인터페이스의 특징

  1. 인터페이스의 사용법을 익히기만 하면 내부 구조나 동작 방식을 몰라도 쉽게 대상을 조작하거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2. 인터페이스 자체는 변경하지 않고 단순히 내부 구성이나 작동 방식만을 변경하는 것은 인터페이스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3. 대상이 변경되더라도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상호작용 할 수 있다.

메시지가 인터페이스를 결정한다.

객체가 다른 객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메시지 전송’이다. 따라서 객체의 인터페이스는 객체가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의 목록으로 구성되며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는지가 객체가 제공하는 인터페이스의 모양을 빚는다.

공용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는 외부에서 접근 가능한 공개된 인터페이스와 내부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감춰진 인터페이스로 구분된다. 외부에 공개된 인터페이스를 내부에서만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와 구분하기 위해 공용 인터페이스라고 한다.

모든 인터페이스는 메시지 전송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단지 메시지 송신자가 다른 객체인지 아니면 객체 자신인지만 다를 뿐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 안에서는 자기 스스로에게 뭔가를 요청하는 경우에도 메시지를 전송해야 한다.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수행하는 메시지가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의 모양을 암시한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책임-주도 설계 방식의 what/who 사이클과도 관련이 깊다. 먼저 메시지를 결정하고 이 메시지를 수행할 객체를 나중에 결정하기 때문에 메시지가 수신자의 인터페이스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공용 인터페이스를 자극해서 책임을 수행하게 하는 것은 객체에게 전송되는 메시지다. 책임은 객체가 메시지를 수신했을 때 수행해야 하는 객체의 행동이며, 실제로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것은 객체가 외부로부터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의 목록이다.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

객체 관점에서 생각하는 방법

• 좀 더 추상적인 인터페이스

•최소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와 구현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식

구현(implementation)

객체지향 세계에서 내부 구조와 작동 방식을 가리키는 고유의 용어는 구현(implementation)이다. 객체를 구성하지만 공용 인터페이스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것이 구현에 포함된다.

객체는 행동을 가진다. 행동은 메시지 처리 방법이며 이를 메서드라고 한다. 메서드를 구성하는 코드들은 공용 인터페이스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에 객체의 구현 부분에 포함된다.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 원칙

훌륭한 객체란 구현을 모른 채 인터페이스만 알면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객체를 의미한다. 이것은 객체를 설계할 때 객체 외부에 노출되는 인터페이스와 객체의 내부에 숨겨지는 구현을 명확하게 분리해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원칙이라고 한다.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 원칙이 중요한 이유는 소프트웨어는 항상 변경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절한 구현을 선택하고 이를 인터페이스 뒤로 감추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객체의 상태와 메서드 구현은 객체 내부에 속해야 하며, 이 부분을 수정하더라도 객체 외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이러한 객체 설계 방법을 캡슐화라고 한다.

책임의 자율성이 협력의 품질을 결정한다

객체지향 설계자들이 말하는 좀 더 나은 설계의 기준이란 이해하기 쉽고 변경에 유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 객체의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협력이 이해하기 쉬워지고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게 된다.

그 이유 5가지!

  1. 자율적인 책임은 협력을 단순하게 만든다.
  2. 자율적인 책임은 모자 장수의 외부와 내부를 명확하게 분리한다.
  3. 책임이 자율적일 경우 책임을 수행하는 내부적인 방법을 변경하더라도 외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4. 자율적인 책임은 협력의 대상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5. 객체가 수행하는 책임들이 자율적일수록 객체의 역할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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