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와 비지니스모델의 혁신

Chanick Park
Lunit Team Blog
Published in
4 min readJun 18, 2020

소유권 의식의 변화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지속적인 개선 의지
위험 및 이익을 공유한다는 철학

구독 경제가 핫하다. 지난 5월에는 버거킹이 햄버거와 커피에 대한 구독 모델을 소개했고, 6월부터는 네이버도 웹툰과 스트리밍, 방송,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을 개시했다.

<버거킹의 햄버거 구독과 네이버의 멤버십 플러스>

언뜻보면 생소하다가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미 이러한 구독 경제는 우리 삶과 이미 함께해 왔음을 깨닫는다. 신문, 잡지, 논문 등 출판물은 물론이고, 정수기, 비데부터 음식과 식재료, 심지어 차와 집까지…공유경제를 위시한 소유 개념의 혁신은 이미 우리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독 경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구독 모델은 기본적으로 사용성지속성에 그 핵심을 두고 있다. 서비스, 자산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는’ 것은 사용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가치가 있어야만 성립이 되기 때문이다.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그 핵심 가치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사용자 입장을 살펴보면, 일시적으로 큰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의료기기의 경우 병원에서는 대부분 설비 투자로 큰 인프라를 매입하고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게 되는데, 이 부분을 지속적인 운영 비용으로 충당하면서 부담을 분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회계적 관점에서는 자산 매입을 통한 재무재표의 부담과 감가상각을 비용처리로 전환하여 외부에 드러나는 재무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또한 자산은 한 번 매입하면 새로운 제품이나 업그레이드가 출시될 때 추가적인 예산 수립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내구 연한까지 구매한 제품을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구독 모델에서는 항상 최신의 기능과 성능을 가진 제품을 매 순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의 노후화나 기능 개선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새 의료기기를 도입하고 오래지 않아 신제품이 출시된 경우 해당 병원에서 오랫동안 아쉬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고,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호주나 유럽에서는 의료기기를 매입하고 유지보수를 하는 대신, 일정 기간동안 최신 기기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관리를 해 주는 Managed Equipment Service라는 새로운 구독 모델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끝으로 기존 매입과 유지보수 모델에서는 제품 사용성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의료기기가 평균보다 많이 혹은 적게 사용되는 경우, 병원의 사용성과 매출은 변화할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라 의료기기도 내구 연한이나 관리 주기 및 유지보수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 사용자나 공급자 모두에게 합리적인 모델이다. 기존 모델에서는 데이터의 부재로 이러한 사용성에 대한 상황이 반영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구독 모델에서는 지속적인 활용 모니터링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용성이 떨어지는 경우나 반대의 경우에 어려움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측면(Risk-Profit Sharing)에서 장기적으로 사용성에 기반한 공동의 목표를 공유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공급자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구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지속적인 고객 확보와 이를 기반한 제품 기능과 성능, 즉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같은 방향성을 갖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최적화된 인프라와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되기에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한 장점이 되겠다.

정리하면, 사용자와 공급자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그 노력에 따른 열매를 나눈다는 점에서 구독 모델은 현재 많은 서비스 사업에서 비지니스 모델의 혁신을 만들고 있고, 이는 기존의 제조업 기반 산업에서도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다. 더불어 보수적인 의료 산업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이 점차 자리잡아 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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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ick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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