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이 일반에게 보급되며 포인트 (마일리지) 시장의 대중화가 시작되었고, 2020년인 현재 항공사, 카드사, 통신사, 이커머스 마켓을 주축으로 광범위한 분야에서 포인트(마일리지)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2019년도 기준으로 국내 포인트 시장은 약 20조원, 글로벌 시장의 경우 약 200조원의 규모로 추정됩니다. 불과 5년 전인 2014년의 국내시장 규모가 6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확장 속도가 아주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 확대의 원인 중 하나는 다양한 도메인의 플레이어들이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각자의 포인트 발행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소비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이동해 가며 시장이 세분화되고 포인트 발행의 경제/기술적 허들이 낮아지고 있으니, 플레이어들의 자체 포인트 운영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여집니다.
현 포인트 시스템의 한계
포인트 시장이 확대 됨에 따라 더 많은 종류의 포인트 혜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쇼핑몰의 경우 포인트를 운영하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포인트 제도가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파편화 된 포인트 시스템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여러가지 앱을 일일이 다운 받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사실상 포인트 제도를 통해 충성도 있는 소비자 층을 끌어들이지 못해, 포인트를 이용한 재구매 공식이 현 포인트 시장에서는 성립되고 있지 않습니다. 즉, 포인트 발행자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면서 제대로 된 효과를 얻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이런 페인 포인트(통점, Pain Point)를 해소하고자 여러 플레이어들이 포인트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개인정보, 포인트 정산, 지역적 한계, 그리고 서비스 연동 비용 등의 문제로 포인트 통합은 사실상 항공사와 같은 동일한 산업 또는 동일한 계열사, 즉 대기업 내에서만 가능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L-point, CJ 포인트, SPC 포인트, Sky Alliance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으로 포인트 시장의 문제점을 극복
이러한 문제의 해결안으로 다양한 기술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현실적인 해결안이 분산 원장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포인트 발급사는 분산 원장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여 투명한 포인트 트랜잭션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복잡한 포인트 정산 이슈를 해결 할 수 있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다양한 포인트 혜택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하던 고객 데이터를 소비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주권’이 부상하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살려 가시적인 포인트 연동 해결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밀크(Mil.k) 플랫폼’이 꼽을 수 있습니다.
밀크(Mil.k)는 여행이라는 큰 하나의 카테고리에 존재하는 여러 플레이어들의 포인트를 연결하는 ‘여가 통합 포인트 플랫폼’ 입니다. 밀크(Mil.k) 플랫폼 사용자는 밀크(Mil.k)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의 포인트를 한 곳에서 볼 수 있으며 기존 포인트를 MLK 토큰(Token)으로 전환하여 다른 플레이어의 포인트로 변환하여 사용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MLK가 포인트 교환의 매개체가 되어 사용자가 원하는 포인트로 언제든 교환이 가능함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여행’을 하는 일련의 과정(항공권 예매, 호텔예약, 현지 레스토랑)을 겪으면서, 단 하나의 통합 포인트를 간편하게 획득 및 사용가능합니다. 즉, 항공권 구매를 통해 얻은 포인트를 호텔 예매에 사용하고, 레스토랑에서 얻은 포인트를 항공권 구매에 사용합니다.
밀크(Mil.k)는 현재 포인트 통합 서비스의 현실화를 위해 하이퍼레저 패브릭(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며, 앞서서 언급한 포인트 통합의 어려움을 아래와 같이 해결 중에 있습니다.
- 각 얼라이언스 참여사마다 개별적인 체인을 제공하여 개인정보와 같은 불필요한 정보 교환이 없음
- 밀크(Mil.k) API를 사용하여 간편하게 기존 포인트 시스템을 연동시켜 비용과 시간 단축
-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통해 포인트의 흐름이 투명하게 공개 되어 Alliance 간 간편한 정산이 가능
-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포인트 연동 가능
하이퍼레저 패브릭이란? 기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같이 누구나 참여 가능한 퍼블릭 (Public) 블록체인과 달리, 허가된 사용자만이 블록체인에 참여할 수 있는 허가형 프라이빗 블록체인 (Permissioned Private Blockchain)입니다.
현재까지 국내 최대 숙박업체 야놀자가 밀크(Mil.k)의 첫 얼라이언스로 합류하였으며, 국내 최대 리무진 버스 플랫폼인 서울공항리무진과 차량공유 서비스인 딜카가 뒤이어 밀크 얼라이언스에 합류하였습니다.
Mil.k 프로젝트가 시사하는 점
밀크(Mil.k)의 하이퍼레저 패브릭 도입의 성공은 포인트 통합이 더 이상 대기업만의 특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며, 앞으로 더 많은 중소/중견 포인트 발행자들이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참여하여 소비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사용자 친화적인 포인트 시스템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종근당을 주축으로 준비되고 있는 헬스 얼라이언스(Health Alliance)와 같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포인트 제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종근당의 헬스 얼라이언스가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하는지는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