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상품이 될 수 있을까? (Could the news be a commodity?)

Sungkyu Lee
Mediagotosa
Published in
3 min readOct 13, 2017
노버트 위너(출처 : 위키피디아)

천재 수학자 노버트 위너는 상품으로서 정보를 정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물건을 좋은 상품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물건의 본질적인 가치를 사실상 보존하면서도 손에서 손으로 전달이 가능해야 하고 그 상품의 수량이 증가하는 만큼 똑같은 비율로 가격이 증가해야 한다. 그 자체 성질을 보존하는 힘은 좋은 상품이 가져야 하는 매우 편리한 특성이다.”(노버트 위너. 1954. 인간의 인간적 활용. ; p, 143)

그는 이 논리를 바탕을 정보가 상품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요약하자면 정보는 닫힌계에서 가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좋은 상품은 가치를 보존할 수 있어야 하지만, 정보는 본질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정보는 그 당시의 시공간적 맥락 속에 존재할 때 희소적 가치가 존재한다. 하지만 새로운 정보에 의해 끊임없이 가치는 감소하고, 의미는 퇴색된다.

가치를 빛나게 해줄 독창성이 맥락의 변화 속에서 보존될 수 있어야 하지만, 정보의 속성상 그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위너의 얘기처럼, “변화하는 세계에서 별다른 가치 손실 없이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생각은 허구”다. 따라서 정보가 상품으로서 가치를 지닌다는 주장도 허구에 가깝다.

이를 뉴스에 대입해보자. 뉴스는 정보인가 지식인가. 여전히 구분은 어렵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만, 수십만 건씩 생산되는 뉴스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에서 가치의 손실 없이 남아있기란 불가능이다. 생산 당시의 시공간적 맥락 속에서 반짝 빛이 날 수 있겠지만, 너무나도 빠른 감가상각의 가속도는 뉴스를 상품으로서 생존할 수 없도록 방해한다.

물론 에버그린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가치가 보존될 수 있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예외적이다. 예외를 근거로 모든 다른 뉴스에 상품 가치가 존재하는 양 가격을 매기는 행위는 그래서 억지다. 개별 뉴스의 싸고 비싸고를 논하는 행위 자체가 공허해 보인다. 시공간이 멈춰버려 더이상 새로운 뉴스가 생산되지 않는 조건이라면 가능하다. 단, 그 조건은 설정될 수조차 없다는 게 문제다.

언론사는 서비스 기업이다. 뉴스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뉴스를 매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형태다. 모든 뉴스가 상품으로서 가치를 갖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뉴스는 그렇다. 역사적으로 언론사는 후원을 받거나, 정보를 매개로 독자와 광고주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로 수익을 얻어왔다. 독자들이 읽거나 접근하기 쉽도록 정보를 종이나 전파에 담아 문앞까지, 귀옆까지 배달함으로써 돈을 벌어왔다. 구독 또한 쉽고 편리한 접근이라는 정보 서비스에 대한 대가 지불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대는 바뀌었다. 뉴스는 원자화된 형태로 유통된다. 원자화된 뉴스는 그 자체로 가치를 보전하기 어렵다. 자신들의 공간에서 뉴스가 떨어져나간 순간, 뉴스 가치의 감가상각은 더 빨리 진행된다. 외부 플랫폼에 의존할수록 자체적인 정보 서비스 구성마저 어려워진다. 언론사는 정보 서비스다. 뉴스 자체의 상품적 성격에 집착할수록 그들의 미래는 나락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뉴스를 매개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로 고민이 옮겨가지 않는 한, 수익 창출의 기회는 요원할 뿐이다.

가치가 보전될 수 없는 상품에 돈 내는 이들은 후원자이거나 기부자뿐이다.

--

--

Sungkyu Lee
Mediagotosa

MediaLab Director@Mediati /ex-ohmynews journalist, Daum 'bloggernews' editor, 'Tatter&Media' Chief Editor, Maeil Business newspaper researcher, CEO at Muz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