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10권의 책

고등학교 동창 신상훈의 지목을 통해 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10권의 책을 소개하게 되었다. 근데 페이스북에 책 제목만 소개하기보단, 각각의 책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같아, 초등학교때부터 최근까지 먼저 읽었던 순서대로 10권을 소개한다.

  1.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내 또래 분들이라면 어렸을 때 이 책을 안보신 분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해외 여행을 가려면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하던 암울한 80년대에, 유럽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정말 재미있게 설명해준 이 책을 정말 수십번도 더 읽었던 것같고, 향후 글로벌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심어줬던 책이다.

2. 셜록홈즈 시리즈 (코난 도일)

역시 내 또래 남자들이라면 홈즈에 빠지지 않았던 사람은 별로 없을듯? ☺

3. 존.F.케네디 위인전 (? 전집 세트에 있었음)

어릴 때 사촌형네 집에서 받아온, 오래되서 종이가 누렇게 변한 수십권짜리 세계 문학 전집 뭐 이런거에 있었던 존 F. 케네디 위인전. 어렸을 때 정말 다양한 위인전을 읽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책. 어쩌면 다른 위인전들은 대부분 짧게는 100년, 멀게는 몇천년 전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존 F.케네디는 불과 20여년전에 사망한 사람의 이야기라서 더욱 생생했던 것같다.

4. 삼국지 (이문열)

얼마 전 회사 선배 고민호님이 책장에서 우연히 꺼내들었다가 단숨에 4권까지 읽으셨다고해서, 나도 중~고등학교 때 수십번 읽었던 옛 생각을 떠올리며 다시 읽고 있다. 인생에 대한 정말 많은 교훈을 주는 책이며, 유비 VS 조조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 그러고 보면 고등학교때의 나는 유비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지금의 나는 조조에 더 가까운 사람이 된 것 같다.

5. 대지 (펄 벅)

미국인의 시각에서 쓰여진 근대 중국 하층민들의 삶 — 특히 대부분의 위인전, 소설들이 사회지도층들의 삶만을 다루는데 이 책은 하층민들의 삶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다루어 매우 인상깊게 읽었다. 특히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책.

6. 김대중 죽이기 (강준만)

이 책은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많으실듯. 고2때 국어 시간에 김효은 선생님이 당시로서는 매우 신선하게, 어떤 책을 정해서 읽고 그 내용을 요약/자신의 관점을 담아서 발표하는 수업을 진행했었다. 당시 언론인이 되고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던 나는 도서관에 가서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 언론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어떤 식으로 ‘빨갱이’로 매도해왔는지를 파헤친다. (이 책은 김대중씨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 나온 책임) 이 책을 읽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는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언론인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으니, 비록 내가 언론인의 길을 가지는 않았으나 나의 커리어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책이다.

7. 태백산맥 (조정래)

말이 필요없는 명저. 균형잡힌 역사관을 갖기위해 우리 나라 국민이라면 꼭 읽어야한다고 생각.

8.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삼국지를 통해 동양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서양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9. Confessions of an advertising man (David Ogilvy)

신문방송학과를 다니면서 줄곧 언론인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준비해왔던 나는, 4학년 1학기 때 ‘광고 제작 실습’ 수업을 들으며 뒤늦게 ‘광고인’이라는 직업의 매력에 푹 빠져서 지금까지 10년 넘게 광고 일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그 수업 때 일부분을 접했던, 광고계의 전설 데이빗 오길비의 ‘어느 광고인의 고백’.

10.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실용서/자기계발서는 사실 인생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정말 내게 큰 영향을 주었고 꼭 다른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약 2년 전 구글에서 직원 교육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이 분을 초청해서 운좋게 저자 직강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을 잘 읽고 실천에 옮긴다면 여러분의 개인 삶과 비즈니스 모두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정리해놓고 보니 10권 중 9권이 대학 졸업 이전에 읽은 책들이다. 대학교땐 워낙 놀기에 바빴고, 직장을 다니면서부터는 고전보다는 당장 업무에 도움되는 책들 위주로 읽다보니 내 인생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만큼 뇌리에 남는 책이 별로 없었던 것같다. 고전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게 되는 정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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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규의 마케팅/Tech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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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e President@LG Display I Ex-Amazon, Google, Riot Games I Marketing, Tech, 글쓰기, 기업 문화 등에 관심이 많은 비즈니스맨 I https://www.linkedin.com/in/justinmk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