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실래요?

2016.12.11. ‘청소의 미래. 미래의 청소.’를 마치고

본 글은 미친색기(미래로 향하는 친숙하며 색다른 기행)의 메인 멤버들이 ‘청소의 미래. 미래의 청소.’라는 주제로 모임을 진행하기 전, 자신의 생각을 작성한 단상이다. 허무맹랑하지만 그렇기에 미래 얘기를 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여기 남겨본다.


감성팔이 시골장사꾼, Simussmooth의 단상
“미래의 가사노동”

청소보다는 비교적 범위가 좁은 ‘가사노동’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산업기술의 발달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회계층은 가사노동자가 아닐까?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 세탁기의 발명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집안에 자리한 가전제품은 가사노동자들에게 편리함과 삶의 여유를 주었고 결국 가사노동자의 주류였던 여성이 사회 진출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큰 영향을 끼쳤다. 다만 기술의 거듭된 발전으로 세탁기와 같은 1세대 가전제품에 이어 이제는 무인 청소기까지 쉽게 집안에서 볼 수 있는 오늘날이지만 아직까지 인간이 가사노동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은 현실이다. 만약, 인간이 가사노동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면 여성의 사회진출에 이어 인간이 더 이상 가사노동에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는 등 더욱 혁신적인 사회적 변화가 일어날 것임에 틀림없겠다. 여기서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는 것은, 가사노동의 주체자였던 여성의 사회진출이 과거에 있었다면 미래의 사회적 변화 역시 가사노동의 주체자인 인공지능에 더불어 감정까지 탑재된 로봇의 사회진출이 아닐까? 가사노동이 사회진출을 위한 과정인 건가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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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하는 맥주덕후, Bingocake의 단상
“청소하실래요?”

12월 11일, 여느 때처럼 일요일 아침. 청소의 미래에 참석하였다. 그래, 당신이 생각하는 쓸고 닦는 그 청소. 그 청소도 미래에는 지금과 같으란 법은 없으니.

생각을 해보자. 과거에는 청소는 가사노동의 일환이었다. 그러다 보니 청소의 주인공은 여성인 경우가 많았다. 왜 여성이었을까? 정착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가정을 해 본다. 정착을 하는 동시에 육체적으로 비교적 나았던 남성들이 외부의 노동이나 전쟁 등의 싸움터에 나가는 동안 가정적인 이슈는 자연스럽게 여성들의 몫이 되었다. 어쩌면 그 반대 케이스도 있었을 줄 모른다. 여러 시도들 중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정착 생활에서 분리를 시킨 것이 아닐까? 이 타이밍에 누군가는 ‘유전적으로 남성이 청소를 더 잘할 수 있다.’라는 가정도 했었다. 아버지의 모습이나 군대의 형태를 예를 들었지만 가끔씩 하는 일이거나 명령에 의해 수행되는 일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여성들의 청소와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서양의 청소 개념이 다르다. 외국에서 생활을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바닥 청소부터 큰 차이가 있다. 이는 동양의 바닥 문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화 차이가 바닥뿐만 아니라 공간관리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면 화장실. 한국의 과거 화장실은 집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 공간을 쓰는 방식이 다르다 보니 청소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청소할 장소 외에 의외의 변수도 존재한다. 바로 식문화다. 동서양의 다른 식문화가 다른 부엌 모습을 만들고 의자의 유무로 인해 청소 방식에 차이가 나게 되었다. 문화가 청소 방식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청소도 훌륭한 취미가 될 수 있다. 마치 세차처럼.

현 시기에 청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과거에 없던 청소. 그중 하나가 세차였다.

“남자로서는 좋은 취미예요.” — say Sim

손세차와 자동 세차의 차이에 민감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세차의 세계가 존재한다. 자동세차는 꼼꼼하지 못하다는 불신 때문에 손세차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도시와 시골의 차량, 내륙과 해안가의 차량이 먼지나 소금기에 의해 영향받는 차이가 있기에 세차도 그에 맞게 해줘야 한다. 세차는 깨끗이 한다는 의미 외에 관리를 한다는 시각도 있음을 차량 소유주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흠집을 발견하는 등으로 관리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청소는 곧 관리다. 집도 예외는 아니다.

새로운 개념의 청소는 더 있다. 창 청소. 예전에는 창이 없었다. 비행기나 선박도 마찬가지다. 큰 빌딩이나 이동수단은 많은 사람이 붙어서 청소를 한다. 뿐만 아니라 도로나 각종 시설도 많은 노동을 들여 청소를 한다. 평소에 생각하는 한두 명이 같이하는 청소와는 이미 이 시기에도 거리감을 보여주고 있다.

PC도 청소의 대상이다. 분해를 하지 않고 먼지만 제거해도 상태가 개선된다. 앞에서 언급한 이동수단도 기계류다. 기계가 등장하면서 인간이 기계의 의존도가 높아졌다. 기계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청소를 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목숨을 위한 청소도 있다. 총기 청소. 즉 무기 관리. 비행기와 같은 이동수단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관리 소홀로 큰 재난을 많이 봐왔다. 배, 다리, 빌딩. 청소할 때 점검해야 하는 체크리스트가 존재한다. 청소는 평소에 하는 일이고 구석구석 신경을 쓰는 일이기 때문에 안전 관련 업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렇게 신나게 청소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 Despicable Me 2)

세스코는 과거에 없었다. 그 당시 저것이 비즈니스가 될까 했는데 많은 식당에서 해당 브랜드 스티커를 쉽게 볼 수 있다. 왜 이렇게 성장했을까?

“위생이 미덕이니깐” — say guest

참석자 중 한 명은 “외국의 5성급 화장실보다 인천 국제공항 화장실이 더 깨끗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깨끗하게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소의 힘’이라는 다큐에서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 대해 다루었다. 관리가 안되어 있으면 안전이나 치안적으로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순간 다른 다큐에서 본 이슈가 떠올랐다. 그라피티는 청소의 대상일까. 예술의 대상일까? 내가 본 다큐는 그라피티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다루고 있었다. 어떤 대상이냐를 떠나서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건, 당연히 청소의 대상이었던 것이 언젠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청소를 안 해도 되는 것들이 이제는 청소를 해야 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미래의 얘기를 해보았다. 청소는 어떤 위치를 유지하고 있을까? 없어질 수 있지 않을까? 처음에는 청소가 없어진다는 의견에는 대부분의 참석자가 부정적이었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지저분해지고 어질러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럽혀지거나 어지럽혀져 있는 것을 바로, 즉각적으로, 자동으로 처리를 해준다면 청소라는 개념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에는 쉽게 이해하였다. 로봇 청소가 그런 형태로 변형될 것이다.

본격 청소 영화. Wall-E

흥미로운 얘기를 게스트가 꺼내 주었다. 본격 청소 영화 ‘월 E’. 쓰레기 투성의 행성을 끊임없이 치우고 있는 모습이 애니메이션에 담겨있다. 로봇이지만 지저분한 행성에 사는 외로운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현실에도 그런 모습이 있다. 쓰레기를 수입하는 나라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쓰레기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돈이 될만한 것을 찾는 아이들. 누군가에게는 쓰레기를 쓰레기로 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일상의 재활용 같은 레벨과 다른 시점에서.

보이지 않는 것도 청소를 해야 하지 않을까? 미세먼지부터 방사능까지. 방사능은 자외선 차단제처럼 차단하는 개념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미래는 모르니깐. 미래엔 이 시기에 왜 방사능을 청소하지 않았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집을 청소하는 로봇 이야기도 하였다. 로봇 청소기가 구석구석 청소하고 혼자 알아서 충전할 수 있을까? 이것은 지금 로봇 청소기의 과제다. 그렇다면 미래 로봇 청소기의 과제는 무엇일까? 바닥의 경우 오슬로 게임처럼 뒤집어지면서 깨끗한 면이 드러나는 형태로 청소한다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리고 광고에 옷을 깨끗하게 관리해주는 전자제품처럼 집에 청소로봇이 빌트인이 될 것 같다는 얘기도 있었다. 세차처럼 집에 기계를 씌워서 청소를 할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세차처럼 못 믿어서 손으로 (다른 사람들 : 하하하하)” — say Park

가장 귀찮은 청소는 무엇일까? 한 게스트는 빨래를 언급하였다. 물론 빨래와 청소는 다르다. 하지만 같은 가사 노동의 레벨에서 바라보기는 하였다. 세탁기의 발전처럼 청소도 그렇게 바뀌지 않을까? 그렇다면 정리하는 청소가 제일 빨리 되지 않을까? 물건들은 위치가 정해져 있고 이것을 룰로 정하면 얼마든지 프로그램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자체적 학습이나 미리 프로그램된 형태로 북유럽식 인테리어를 요청하면 정리할 때 그렇게 바꾸면서 청소가 디자인 영역에도 영향을 줄지 모른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 say Sim

이미 쓰레기의 형태를 바꾸기에 이르렀다. 가까운 예로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로 바꾸는 기술. 그럼 나중에는 원천적으로 쓰레기를 차단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집안 먼지의 원인은 인간. 즉 거주자다. 반도체 공장처럼 먼지부터 미세먼지까지 집에 못 들어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입구에서 미리 씻고 들어가는 것. 그렇다면 기술뿐만 아니라 생활 패턴도 바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시설이 있는 집과 공공시설을 써야 하는 집이 생기면서 빈부격차도 나타날 수 있다.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청소의 개념도 더 다양해질 수 있다. 하지만 집에서 하던 기능을 밖에서 다 해결하고 오기에 청소할 일이 더 줄어들어 청소가 더 단순해질 수 있다. 여기에 다시 빈부격차에 의해 이런 삶이 차이가 날 수 있다. 항상 그렇다. 없다가 생기거나, 있던 것이 사라지면 누군가는 지갑이 두둑해지고 누군가는 얇아진다. 게스트 중 한 명은 사라진 목욕탕 청소 업체를 예를 들어주며 그렇게 설명하였다.

뜬금없지만 귀 청소도 언급되었다. 유흥업소를 먼저 떠올렸다. 위생 이슈로 전환한다면 몸의 부분을 청소하는 것도 미래에는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얘기할 소재가 많은 청소는 어떤 가치를 지닐까. 환경미화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과 다르다. 하지만 그 이유가 청소의 가치가 올라서가 아닌 남이 안 해서 오르는 가치인 것이다. 한 게스트는 그런 가치는 진정한 가치가 아니라고 얘기했다. 그런 시선으로 보는 이유는 의식주처럼 필수적이지 않아서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애플 같은 전자제품 제조 회사도 의식주와는 관계없어도 고부가가치로 인정받는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그런 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미래에 이분들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얼굴을 깨끗하게 한 후 화장을 했다. 그리고 화장품이 발전했다. 청소도 그런 개념이 적용되지 않을까? 도시가 관리 잘되게 보이기 위해서는 청소가 기본이다. 실제로 깨끗한 도시를 보면 그 도시의 품격이 높은 것처럼 보이니깐. 동시에 미화원이 도시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면 청소 자체의 가치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가치에 대한 다른 시선도 있었다. 어떤 게스트는 관심이 가지지 않게 될 상황이 높은 가치를 지니는 순간이라고 했다. 정치도 누군가가 정치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때 국민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활을 하는 것처럼.

그 외 많은 청소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유전자가 위생이나 청소와 관련된 형태에 진화하지 않을까. 외계인과 행성을 바꾸고 살지 않을까. 비즈니스 측면을 좀 다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서 추가 시간을 내어 작은 아이디어를 더 만들어 보았다. 화장실 손잡이, 핸드폰, 키보드, 더러움을 수치화하는 것까지.

엄청 가벼울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진지했던 소재였다. 뭐 항상 그랬지만. 청소의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Park)이 있는가 하면 가사노동의 해방이 여성의 사회진출의 기회가 된 것처럼 언젠가 인공지능의 사회진출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지닌 사람(Sim)도 있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계속 자동화 쪽으로 만들고 있다.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것들. 그런 것들이 로봇에게 모이면 청소, 빨래뿐만 아니라 요리, 출근 등과 함께 패키지로 묶여서 별도의 키워드로 부르게 되지 않을까. “Do”라고 한마디만 했을 뿐인데 내가 뭘 원하는지 아는 시기가 온다면 1년 중에 청소라는 키워드를 말할 일이 1번은 있을까 말까 하는 수준이 되리라. 마치 내가 꼬마전구라는 단어를 1년에 두세 번만 쓰는 것처럼. 우리 집 꼬마전구 바꿀 시기가 다가와서 말이지. 청소? 이미 시기를 놓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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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매니아 영상 디자이너, Molbong의 단상
“미래의 청소와 나의 자아”

락스를 물에 희석시킨다.
곧 매캐하고 매운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서둘러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안쪽부터 바삐 움직인다.
손은 바삐 움직이지만 생각한다.

“내가 오늘 이렇게 청소를 하면 나는 또 언제 청소를 하게 될까?”

뻔하지…또 더러운 모습이 내 눈에 발견되면 그때 하게 되겠지…

샤워기 호스 쪽의 묵은 때를 섬세하게 닦아내며 청소도구나 세제 등이 더욱더 간편해지고 효율적이게 될 거라는 미래엔 청소가 지금보다는 간편해지겠지 라는 생각을 한다. 디지털 기술과 기계공학의 진보, 화학적 융합 등은 자본과 맞물려 인류의 삶을 필히 편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주는 아니지만 청소를 손수 하며, 당시의 풀리지 않는 삶의 문제나 고민 등을 생각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하기도 하며 청소를 하고 난 후의 그 깨끗함을 즐기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은 내가 내 삶의 주체로서 “살아간다”라는 것의 느낌을 충분히 주곤 한다.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나의 삶에 육체적 노동이라는 어색한 행동이 주는 육체적인 측면의 경험과, 쓸고 닦으며 정리하면서 심리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차분한 마음의 형성.

마치 쓰레기통을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듯이 말이다.

이런 친구들이 빨리 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기술의 진보로 사람이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청소를 하는 미래세상을 꿈꿔 본다. 무척 매력적인 세상일 수는 있겠으나 앞에 썼듯이 나의 개인적인 취향도 즐기지 함께 즐기지 못하는 차가운 세상이 될 거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해본다.

극단적인 생각은 극단적인 생각일 뿐, 기술의 진보가 개인 취향을 말살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니까 사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합리적인 방법으로 기술의 진보와 개인 취향은 서로 융합하기도 하고 또는 서로 상관없이 진행되기도 할 테니까 말이다.

‘고작 청소 하나 하면서 참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라며 가볍게 웃고 있을 나의 지인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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