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를 이용해 게임추천 AI 챗봇 만들기
최근에 런칭한 게임추천 AI 챗봇에 대해 기록 겸 짧게 후기를 남겨본다.
‘일자 진행 RPG’ 찾기
올 초에 유저 인터뷰를 릴레이로 진행하고 있었다. 주로 신규 가입자들의 User Job과 사용 패턴을 파악하기 위한 인터뷰였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는 모르겠으나 생각보다 싱글플레이어 게임에 입문하거나 기존 게임플레이의 폭을 넓혀보려 시도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한국에서 콘솔게임의 점유율도 올라가는 중이었고 다른 매체를 통해 게임에 새롭게 관심을 가질 만한 요인들(게임의 영화화나 드라마화 등)이 많아져서 입문수요가 많아지나 보다 생각을 했는데, 이분들이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시는 것이 바로 ‘검색' 기능이었다.
구글 등 검색엔진 검색결과는 게임을 선택하기에는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많이 없어 주로 미니맵에서 게임을 검색하는데(검색결과에 그 게임과 관련된 정보만 나와서 좋음), 검색을 통해 원하는 게임을 찾기는 또 힘들다고 하셨다.
미니맵 상세검색을 이용해 필터를 열심히 적용해도 검색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일자 진행 RPG를 찾고 싶었는데 그 필터가 없더라고요.”
순간 진짜 아, 싶었다.
무슨 게임들을 찾는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텐데, 동시에 이걸 검색하려면 얼마나 쉽지 않은지도 딱 알겠는 상황이었다. ‘일자 진행'이라는 그 네 글자에 담긴 정보가 얼마나 알겠지만 설명하기 힘든지. 구글에도 미니맵에도 ‘일자 진행 + RPG’를 검색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 이분이 말씀하신 ‘일자 진행 RPG’를 나름의 추측으로 구체화시키자면 이렇다.
- 월드 구성은 오픈월드나 인스턴스 방식이 아님
- 맵이 일자고 스토리에 완결성이 있음
- 말씀 안해주셨지만 느낌상 재시도가 많은 로그라이크 같은 건 아님, 싱글플레이어 게임을 많이 안해보셨다고 하니 소울류도 제외
- ‘액션’ RPG라는 말씀을 안해주셔서 만약 액션이 안들어갔다면 추가로 JRPG도 포함해서 추천드릴 수 있음
자연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도구
마침 우리는 이런 검색을 도와줄 수 있는 도구를 최근에 접하게 됐다. 바로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게다가 API도 제공하니까, ‘일자 진행 RPG’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미니맵에 계시는 하드코어 사용자분들은 어떻게든 원하는 게임을 접하고 찾아내실 분들이 많긴 하지만,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쉽게 묻고 답할 수 있는 챗봇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더불어 기존 게임 환경이 게임을 새로이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별로 친절하지 않다는 생각도 했다. 모든 취미생활이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거기에 대해 잘 모를 때는 자기들끼리만 아는 용어들이 왜이리 많은지 싶을 때가 많지 않은가.
2023년 3월 중순 기준,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 1. 21년 9월까지의 정보만 알고 있음(치명적)
- 2. GPT 3.5는 한국말을 잘 못함(마침 4.0이 나와서 더 비교돼 보임.)
1은 현재 해결이 간단한 문제가 아님. 2는 4.0을 쓰면 될텐데 4.0은 현재 누구나 접근가능하지 않고 느리고 비싸니까 현재 버전에서 어떻게든 자연스러운 말투를 지시해야 함.
나머지는 추천 결과를 미니맵 DB와 매칭해서 미니맵 DB에 있는 이미지, 영상, 평점, 리뷰 등의 보조 자료를 통해 추천받은 게임을 더 잘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거였다.
추가로 구현할 부분은 챗봇마다 전문 영역과 페르소나를 지정해서, 원하는 분야의 게임을 유저가 미리 생각하고 들어가게끔 하는 거였다. 어느 정도 질문할 범위를 정해놓고 질문하는 게 더 쉬우니까.
채팅창 포맷으로 보여주기에 적합한 정보량을 지시했고 총 3개까지만 추천해주도록 했다. 게임 제목이 영어로 나오는 부분은 GPT가 한국어 제목 오류를 자주 내서 내부 DB 매칭용으로 게임제목은 영어로 말하도록 했다.
이후 미니맵 DB에서 게임을 검색해 미리보기 카드를 생성해준다. 누르면 게임에 대한 기본 정보와 유저 평가가 나와, 추천받은 게임 중에서 진짜 해볼만한 게임을 바로 탐색할 수 있게끔 했다.
캐릭터도 여러 컨셉으로 만들었는데 인디 게임만 추천해주는 ‘인디'랑 멀티플레이어 게임 위주로 추천해주는 ‘인싸', 아이들에게 구입해줄 게임을 추천하는 ‘오박사' 등이 있다. 각자 주로 추천해주는 게임들이 다르고 봇 컨셉에 맞게 오프닝 대사 & 선택지도 여러 벌 준비했다.
프로필 이미지와 프로필 배경이미지는 이미지 생성 AI 툴인 MidJourney로 만들었다. 물론 공식 캐릭터인 내비와 삐약이는 수동이다.
추가 구현 검토
앞으로 추가하려는 게 몇 가지 더 있는데, 유저 라이브러리랑 연동해서 해보지 않은 게임을 추천해주거나 Embedding을 써서 미니맵 내 추천을 대체하거나 하는 것들이다.
AIaaS의 시대
작년부터 AIaaS(AI as a Service)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이제 정말 실감이 난다. 사실 처음에는 Chat GPT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써봤고 바닐라로도 충분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차별점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게 시작이다.
게임 컴패니언 앱을 목표로 하는 입장에서 이 신기술을 이용해서 어떻게 게임 경험을 더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시도하는 게 우리 과제고, 이전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Chat GPT를 이용하면, 우리가 인터뷰했던 입문자를 위한 게임 검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고 생각보다 빨리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그끄저께 런칭했기 때문에 결과는 사실 아직이다). 몇 개월 뒤라도 새로운 런치나 다른 후기를 계속 남길 수 있길, 미래의 나에게 미리 재촉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