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다른 곳에 쓰려고 만지작 거리던 글인데 여기에 올려 봅니다.
기술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다루는 <요리 도구>다.
이 도구를 활용해서 <좋은 음식을 많이 만들어 보아야> 훌륭한 개발자가 된다.
아마츄어로서의 시작은 ‘저건 어떻게 만드는 걸까?’ 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만들어진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호기심이 사라진다.
그러나 프로로서의 시작은 ‘문제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문제를 풀고 사람들이 만족해야 그 일이 끝난다.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프로>가 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풀든, 세상의 문제를 풀든 문제를 푸는 능력이 개발자의 상품이 된다.
문제란 사람들이 불편해서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만드는 이유다다.
그리고 그 서비스를 쓸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결책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할수록 좋다.
그리고 꼭 수학적이지 않아도 좋다.
고민하는 사람들에 필요한 건 간단한 유머 한 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푸는’ 사람은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인식한다.
‘세상의 문제를 푸는’ 사람들은 <관찰>을 통해 문제를 인식한다.
‘문제를 올바로 정의하는 것’은 <통찰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통찰력은 문제의 본질에 바로 다가가는 것을 말한다.
통찰력이란 복잡한 길을 단순화시키는 힘이 있다.
문제를 푸는 능력(Ability)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길러진다.
- 문제집을 많이 푼다.
직접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을 말한다.
복사를 주로하는 인턴생활보다 프로젝트를 많이 해보는 것이 좋다.
비슷한 난이도의 문제를 푼다고 실력이 성장하지 않는다.
어려운 문제로 하나 둘씩 들어가야 한다. - 공부를 열심히 한다.
간접경험을 통해 지혜와 지식을 쌓는 것을 말한다.
많이 듣고 본다. 그리고 논쟁을 하거나 토론을 해본다.
하나의 해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해법이 있음을 이해해본다.
그런데 능력이 길러졌다고 문제를 금방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큰 문제는 혼자 풀 수 없기 때문이다. 큰 문제는 함께 풀어야 하는데 이게 방법(Method)이 있다.
- 문제풀이 조직이 협력하는 방식이 있다.
큰 문제는 분업을 통해서 푼다. 분업이 전문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업은 소통의 단절을 가져온다.
그래서 협력성이 좋아야 한다. - 조직은 문제를 풀어가는 절차를 가지고 있다.
조직은 분업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절차(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작은 조직일수록 절차보다는 개인의 역량에 큰 조직일수록 절차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절차를 어떻게 이해하고 이용할 것인가는 샛길로 많이 빠지므로 그만. - 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조직이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
1) 문제를 다 풀었는데 <잘 풀었다고 치고 덮는 조직>이 있다.
2) 문제를 다 풀었는데 <어떻게 풀었든 관심이 없는 조직>이 있다.
3) 문제를 다 풀었는데 <부족한 걸 수정하며 보완하는 조직>이 있다.
1), 2) 에 길들여진 개발자는 3) 번으로 가기 힘들다.
지난 경험이 스스로의 앞길을 막게 된다.
요리를 배우러 오는 사람이 칼을 잘 쓴다고 우쭐해져 있다면 채용해줄 주방장은 없다. 맛은 없지만 김치찌개도 만들어보고 수육도 만들어 보았다면 주방장은 솔깃해할 것이다. 그가 알고 싶은 것은 뻔하다.
“요리를 좋아하는가?”
그 질문에 긍정적인 확신이 들어야 그 사람을 뽑게 된다.
칼질은 가르칠 수 있다. 레시피도 전수할 수 있다.
그러나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레시피를 찍어내듯 음식을 만들어 파는 곳도 있다.
거기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곳이 요리를 직업으로 삼게 된 사람의 <종착역>은 아닐 것이다.
※ 전부다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획자나 디자이너도 비슷하다. 그들 모두 인터넷 서비스라는 상품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단 주력 스킬이 다르기 때문에 커리어 라인과 행동가치는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