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사례로 보는 글로벌 전염병이 모바일 광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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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in readApr 13, 2020

기고자: 안익진, 몰로코 CEO​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불리우는 전염병의 확산 기세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직도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며칠 간 급속하게 늘어난 미국의 확진자 수는 20만명을 돌파하며 중국을 앞질렀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확진자들도 각각 1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2020년 3월 초 세계 보건기구(WHO)는 공식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습니다. 머신러닝 기반의 모바일 광고 기업인 몰로코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례를 통해 전 세계 비상사태가 모바일 광고 및 모바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광고 데이터 흐름에 주목했습니다.

데이터로 현상 읽기

모바일 광고 기업으로서, 우리는 가장 먼저 모바일 광고 입찰 요청(bid request) 건 수에 주목했습니다. 이 중 특히 중국 우한의 사례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한이 도시 봉쇄를 선포한 다음 날인 1월 21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입찰 요청은 며칠 후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실제로 1월 20일과 2월 1일 사이 입찰량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한달 동안 72% 증가했으며 2월까지는 173% 증가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대구에서도 비슷한 추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구의 모바일 광고 입찰 요청의 경우 우한에서와 같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2019년 12월 1일부터 올해 3월 16일까지 분명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19년 1월 19일과 20년 3월 16일 사이에 입찰 요청량은 약 56% 증가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타격을 받은 이탈리아와 일본의 경우에도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입찰 요청이 급증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요청이 16% 증가한 반면 일본에서는 30%가 넘는 증가폭이 나타났습니다(일본은 전년 동기간에도 비슷한 증가분이 목격됩니다). 이탈리아와 일본의 변화는 중국에서 보인 77%의 증가분처럼 극적이진 않지만 동일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모바일 광고 입찰량 데이터의 추이로 보아, 전 세계 각국의 격리 조치 이후 모바일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난 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모바일 광고의 입찰 요청 이외에 사용자들의 모바일 행동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통해 마케팅 담당자들은 어떤 통찰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좀 더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게임이 시작됐다

게임은 꽤 오랜 시간동안 우리 일상의 도피처가 되어 왔습니다. 무엇보다 요즘과 같이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모두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때엔 안전한 가상의 공간이 더욱 절실해집니다. 실제로 PC용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Steam)은 3월 15일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무려 2천만명, 정확히 20,313,451명의 유저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스팀에 동시 접속한 것입니다. 이는 스팀의 16년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였습니다. 여기에 콘솔, 핸드헬드(handhelds)와 모바일과 같은 다른 디바이스까지 포함된다면 게임 사용자의 수는 어마어마하겠죠?

Mobile Dev Memo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장기화 됨에 따라 PC뿐만 아니라 일부 모바일 게임의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FarmVille과 Words With Friends와 같은 소셜 게임으로 유명한 모바일 퍼블리셔 징가(Zynga)는 3월 초부터 중순 사이 기존 상위 500개 히트작 중 2건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Game of Thrones Casino와 Words with Friends 2인데요, Game of Thrones Casino는 상위 100위권까지 급상승한 후 일주일가량 유지된 뒤 제자리에 복귀한 반면 Words with Friends 2는 월 초에 엄청난 증가 폭을 보인 이후에도 여전히 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다른 모바일 퍼블리셔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코로나 상황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포켓몬 GO 개발사인 나이언틱(Niantic)은 플레이어의 주변 환경에 포켓 몬스터를 추가하고 알 부화에 필요한 단계 수를 줄여 참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기존에 야외를 돌아다니거나 플레이어들이 모여 플레이를 하던 방식에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팬데믹은 사용자들이 어떤 게임을 선택하는 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질병을 퍼 뜨리고 인류 파괴를 목표로 하는 모바일 게임, 전염병 주식회사(Plague Inc.)가 미국 유료 앱 목록 최상위에 자리 잡은 건데요, 이는 정식 발매 이후 무려 8년 만에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제작자는 게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게임 플레이 모드를 추가 했습니다. 바로 플레이어들이 질병을 퍼트리지 않고 반대로 억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모바일 마케터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지금까지 살펴본 바, 모바일 사용, 특히 게임 및 소셜 미디어의 사용량 증가로 인해 모바일 내 광고 입찰 요청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물론 게임 이외의 앱에서도 모바일 트래픽이 증가했습니다. 줌(Zoom)과 같은 클라우드 미팅 앱이나 인스타카트(Instacart)와 같은 음식 배달 서비스의 사용량 추이는 확실히 게임 밖에서의 모바일 사용량 또한 증가했음을 보여줍니다.

데이터를 종합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격리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모바일 사용자들이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놀거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바일 기업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앱 사용자를 유치하기에 적절한 시기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 마케팅 담당자들이 확인한 바,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은 지역들에서 평균 설치 당 비용(cost-per-install)이 더 효율적으로 나왔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중국에서 eCPI는 1월에서 3월 중순까지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야 eCPI가 2019년 수준의 수치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국가에서는 eCPI가 전년도와 비교적 일관된 패턴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3월 하반기로 넘어오며 이탈리아의 수치가 점차 줄어든 것이 눈에 띕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탈리아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큰 타격을 받은 국가중 하나입니다. 3월 20일 eCPI의 급격한 하락은 위기에 처한 국가를 대변하는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외에 몇 가지 주목할만한 수치를 정리해봤습니다.

● 일본에서의 eCPI는 느린 증가 곡선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모바일 게임 버티컬의 성장이 감소하고 있다는 스태티스타(Statista)의 예측과 일치하는데, 한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는 대조적입니다.

● 영국의 eCPI 수치는 2019년 보다 약 35%가량 줄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이탈리아에 확산되었음이 확인된 2월 중순부터 2019년 대비 2020년의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유럽 전체의 2020년 1분기 eCPI도 2019년 1분기에 비해 50% 낮아졌습니다. 유럽 ​​대륙의 밀집성과 연관성을 고려했을 때 이탈리아의 상황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미국에서는 eCPI가 약간의 하향세를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eCPI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다음 날인 3월 1일에 잠시 치솟았습니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몇 가지 패턴은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집단 공황과 불안, 검역 시기에 사람들은 정보와 재미를 얻기 위해 모바일로 모인다는 것입니다. 특히 사용자들은 모바일 게임을 통해 일상의 즐거움을 채워나가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자가 거주 권고령(shelter-in-place)이 전 세계 여러 각국으로 확장된 만큼 이 패턴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팬데믹을 통해 우리의 일상은 많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하나의 기업으로서, 그리고 사회의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이런 때에 어떻게, 무엇으로 주변에 필요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이러스의 영향을 이해하고자 한 이 글의 노력이 여러분들에게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길 바랍니다.

하루 빨리 모두가 웃으며 다시 만날 날을 기원하며,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이 시기를 이겨내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몰로코 대표

안익진 올림.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 및 기본 보호 조치에 대한 추가 정보는 세계 보건기구 (WHO)의 권고사항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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