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개발자의 시간관리 연대기
여러분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혹은 어떻게 시간 관리를 하고 계신가요. 하루는 24시간이고, 일하는 시간, 자는 시간을 제외한다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크게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는 우리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죠.
이번글은 저 나름대로 그동안 어떤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름의 루틴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면
수면욕구에는 개인차가 있다고 합니다. 대학시절에는 평균 5시간 정도 수면 시간을 가졌던 것 같은데요. 데일리 루틴은 학교에 갈 때 편의점에서 에너지드링크 한개를 마셨었고, 하루 평균 2~3개의 에너지 드링크를 마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버티는 삶이었던 것 같네요.)
수면 시간을 컨트롤해야한다고 최초로 느꼇던 순간은 운동 때문인데요. 일상 생활은 에너지드링크로 어찌어찌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수면 시간의 변화에 따라 신체의 퍼포먼스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느껴 수면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네요. 이런 부분들이 운동할 때 더 수치로 정량화하기 쉽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여러분의 학습 속도나 업무 퍼포먼스 등에도 이런 수면 시간이 영향을 미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면시간의 조정
- 5시간부터 시작해서 주 단위로 30분씩 수면시간을 늘려 나갑니다. 제 경우에는 다섯시간이지만 더 늘려도 괜찮습니다. 인간이 신체 대사를 하는데 필수적인 시간은 4~5시간이라고 합니다. 수면 시간을 줄이는 것이 더 편하지 않느냐 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요. 보통의 사람들은 줄이는 것에 대한 반발이 더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5시간을 자다 7시간이 되면 행복하지만, 9시간을 자다 7시간을 자게 되면 불행해지는 것 처럼 말이죠.
- 수면 시간을 늘렸을 때 딱히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순간이 옵니다. 저는 이것을 최적의 수면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시간을 넘겨 더 자게 되면 오히려 더 피곤해 집니다. 제 경우에는 7시간을 넘어가게 되면 오히려 일상 생활에서 더 피곤했으며, 6시간 반 이하부터는 월요일의 경우 괜찮았느나, 요일이 넘어가며 급격히 컨디션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0대 중반이 된 지금, 다른 것 보다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제게는 높은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 일입니다. (저녁 약속이 없는 한!) 평일에는 열한시에 자고 여섯시에 일어나는 루틴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주말은 알람을 끄고 자는데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더 자는 것 같아요.) 재미있는 점은 제가 최적이라고 생각하는 시간이 사망률이 가장 떨어지는 시간이라는 겁니다.
운동
대학을 졸업할 시즌에 개발자와 트레이너 중 직업을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운동을 오랜 시간 해 왔고, 회사 생활 초반에는 운동 > 일 > 나머지의 삶을 살았던 것 같네요.
과거에는 퇴근 후 내킬 때 까지 ( 7시~ 9시반?) 운동을 해 왔습니다. 만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려니 이 부분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아홉시 반까지 운동하고 집에 도착해서 씻고 나면 하루에 많은 시간을 공부해야 한시간? 한시간 반 정도밖에는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러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만큼 학습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꼇고 변화를 시도해 보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줄이다.
운동 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운동시간을 줄이는데는 성공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간이 많이 확보가 되지 않았습니다. “건강한 육신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라는 사고를 가졌기 때문에, 이 이상으로 무언가 격변이 일어나지 않으면 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죠.
자취를 시도하다.
제 삶에서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변수인 운동, 수면을 모두 건드렸으니, 다른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출퇴근 등의 이동시간으로 하루에 두시간~두시간 반 정도를 소모하고 있었는데요(Door to Door).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이 시간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취의 효용성
시간 측면
장점으로는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시간을 극단적으로 아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기 때문에, 걸어서 출퇴근 10~15분 내외, 운동과 출퇴근 모두 최대한 주거 근접인 것이 중요했습니다. 다만 단점으로는 집안일을 모두 스스로 해야하니 아무래도 집안일에 소모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또한 음식을 모두 해 먹는다고 하면 그 시간이나 장을 보는 시간 등이 추가로 소요되게 되겟죠. 당시는 냉동 닭가슴살이 주된 식단이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는 않았습니다.
비용 측면
돈을 많이 씁니다. 저는 당시 월세기준은 75에 관리비가 15~20 정도 나왔던 것 같은데요(당시 전세대출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40정도가 이자로 나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자취하며 개인적으로 더 쓰게 되는 비용을 계산한다면적지않은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였습니다.
자취를 할 때 생각으로는 내가 연에 500만큼 쓰고, 연봉이 300 오를거 800을 올릴 수 있으면 나는 좋은 투자를 한 것이다. 라는 계산을 가지고 자취를 결정하였습니다.
오른 연봉은 내가 은퇴하기 전까지 꾸준히 영향을 받는 변수이기 때문에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이 계산법은 계산대로 성공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기는 합니다.
Daily routine은 변수가 없는 시간대를 사용한다.
저녁에는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게 되거나, 회식을 하게 된다거나 야근을 갑자기 하게 된다거나 하는 식으로 우리의 루틴이 깨지게 되면, 보통의 사람들은 처음의 motivation을 잃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실패로 간주해 버리기 때문이죠.
저는 4년째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을 가고 있습니다.(올해는 한시간 더 빨리 일어나 공부를 하려고 했으나,아직 루틴을 정하지 못한채 흘러 가는 중입니다.) 11시에는 자려고 하고요. 새벽에 고정 스케줄이 있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큰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첫째로, 업무를 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이미 육체가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둘째로, 핑계를 대지 않는 나의 온전한 의지를 사용하여 지킬 수 있는 루틴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회식을 하거나, 졸리다거나 하는 것들은 외부의 변수이고, 극단적이기는 하나 전날 과음을 해서 아침 루틴이 깨지게 된다면 과음을 한 나의 잘못이지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것이 아니지요. 자신의 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좀 더 엄격하게 루틴을 유지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단순화 하는 것의 중요
내가 가는 방향을 잘 설정하였으면, 어떠한 외부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간관리라고 표현을 하였지만, 실은 멘탈관리라고 하여도 크게 다른 점이 없습니다. 잡념이 많으면 결심한 것은 흔들리고 결국에는 방향을 잃거나 흐지부지 되기 마련입니다.
목적을 가지고 시간 관리를 하기 시작하셨다면, 정해진 기간 혹은 목표 ( 제 경우는 1년에 2회 재조정 기간을 거칩니다. 그 이하는 짧다고 생각합니다.) 를 그대로 수행한 후 효과가 별로였다면 그 때 없애버려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목표한 방향으로 결과를 낼 수 있는 곳 까지 가 봤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하면 되는 거,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되는 거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가 최근 가장 핫한 키워드들 중 하나인데요. 시간관리라는 것 또한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계획을 했다가도 실패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은 담백하게 작성되어 있지만, 저런 개선 사이에 저도 수많은 실패를 겪어 왔기도 하고요. 시간 관리의 핵심 가치는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 가는 것” 이라고 생각을 해요. 저도 올해 초 5시에 기상해서 알고리즘을 한문제 풀고 운동하는 계획을 세웠었는데요. 시도도 하지 않고 실패했습니다. 다른 방향을 찾아 보아야 할 것 같아요. 다섯시에 일어날 만큼 제 의지가 강하지도 않았고요. 다섯시에 일어나볼까? 라고 생각했던것이 전부입니다.(알람도 설정하지 않았어요)
작심삼일도 가끔은 성공한다.
우리의 의지는 나약합니다. 우리라고 말하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 저를 비롯한 대부분 인간의 속성이 그렇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10개를 시도하면 2~3개정도를 평균적으로 성공하는것 같습니다. 작심삼일을 10번 시도하면 3번을 성공한다. 이정도면 작심삼일을 좌절하지 않고 계속 시도해야 할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확률을 높이려면
한때 인터넷에 유머처럼 돌던 스필버그 기상법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스스로에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페널티를 부여한다. 페널티를 없애기 위해 움직이게 된다. 라는 논리인데요. 저는 이 사람이 실패한 이유는 너무 싼 티켓을 예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에 4만원짜리 티켓을 예매했으면 아마도 일어나질 확률이 최소 몇배는 올라가지 않았을까요.
이 세미나 그룹의 시작도 스필버그 기상법의 일부가 들어가있습니다. 충분히 실행 가능한 시간을 주고, 패널티를 강하게 부여합니다. 아마 초기에 잘 정착할 수 있는 이유중 하나는 이런 점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제가 강한 패널티를 부여한 것은 저 스스로 때문이었는데요.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이정도를 벌금으로 내려면 어지간하면 해야겠는데? 라는 금액을 부여한 것이죠. 제 의지도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기 때문이죠.
동료와 관찰자를 만든다
혼자 하지 못한다면 그룹을 만드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때때로 텐션이 떨어지거나, 실패가 예측되는 경우에는 같이 진행할 동료를 찾게 되는데요. 이 세미나 그룹의 시작도 이와 같습니다. 꾸준히 공부는 해야되겠고,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지만 밀도있게 함께 성장해 가면 좋을 것 같은 것 말이죠. 고정적인 일정을 만드는 것. 누군가는 부트캠프를 소속감을 위해 들어가기도 하는 것 처럼 집단에 소속되에 휠이 굴러가도록 하는 것은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때때로는 휠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은 시도일 수 있고요.
또한 때로는 만천하에 나는 이런것을 하겟다. 라고 주기적으로 공표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내가 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하려던 것은 잘 되가? 식으로 물어보게 되면 이 또한 자신의 루틴이 떨어지거나 할 때 자극이 되거나,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좀더 관리할 수 있겟죠?
왜 이런 글을 쓰는가
우리의 의지는 나약합니다. 우리라고 말하는 것은 저를 포함한 인간의 속성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도 10개를 시도했으면 그 중 3개 정도를 평균적으로 성공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너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니? 라고 물어보면 보통 실행하지 않았던 경우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