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록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읽고…

나는 더 배우고 싶다

JC
Museion

--

근속연수 짧기로 유명한 아마존에서 12년 동안 일을 하고 지금은 아마존을 통해 사업을 하는 방정준 님의 책이다. 책 출간 후 여러 공간에서 책 홍보를 하셨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고, 책도 읽지 못했다. 리디 셀렉트에 추가되었기에 주말을 이용해 읽었다.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을 하느라 메모를 많이 했다. 책 읽은 기록을 빙자한 내 생각 정리다.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을 기재하셔야 합니다.

내가 일을 하다가 가끔씩 마주하는 고민이 있다. ‘내가 왜 이 자리에 앉아있을까’. ‘다른 사람을 채용하면 이 팀/부서/회사는 더 크게 성장했을 텐데’. ‘내가 월급만큼 일을 하고 있나, 월급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나’. 내 사업을 할 때는 내가 하는 일이 바로 돈으로 변환되어 돌아왔기에 이런 고민은 없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회사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다른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자리를 굳이 내가 두 배 노력해서 가야 할 이유는 나 혼자의 자존심 말고는 찾기 힘들었다. 회사 입장에서나 전 우주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나보다 더 적합한 사람이 그 일을 하면 그만이었다. 그때까지도 내가 아마존에 와야 했던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다.

전구들이 밝기로 경쟁해야 한다면 승자는 단 하나다. 하지만 모두가 가장 밝은 전구가 될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작고 은은한 전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을 토대로 궁극적으로 ‘지금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을 좇아야 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는 내가 오늘도 매일 생각하는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이정표가 되었다.

저자분은 답을 찾은 것 같다. 저자의 생각이 조금 도움은 되었지만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나는 아직 답을 찾는 중이다.

저자분은 인식의 변화를 하게 된다. 지금 있는 회사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한 자리이며(도제), 먹고살기 위해 살아가지 않는 삶(농노)을 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공감한다. 나 또한 농노의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찾아가서 배우고자 한다. 지난 회사를 선택한 것도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을 기대해 선택한 것이고, 지금 회사를 선택한 것도 새로운 도메인/업무를 많이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해 선택한 것이다. 여러 고민의 지점이 있을 때 가장 우선되는 것은 ‘배움’이다.

안정을 담보로 삶을 저당 잡히는 농노와 마스터로의 과정에 있는 도제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평생 있어야 한다면 괴로운 곳이지만 과정으로 보기 시작하니 이보다 감사한 곳일 수 없었다. 과분한 월급뿐 아니라 눈을 들어 살펴보니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었다.

내가 배움을 쫓은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난 회사에서 3년 가량 있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아쉽게도 처음 입사할 때 배운 내용이 3년 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큰 발전이 없었다. 시대는 빠르게 흘러가는데 새로운 것이 없었다. 깊어지지도 않았다. 아쉬움이 커서 새로운 회사를 찾았다.

개발팀 규모는 작았지만 곧 규모를 키우고 개발자를 더 충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새로운 지식을 쌓고 배우게 되기를 기대했는데 약속대로 되지 않는다. 게다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도제의 자리인데, 등 떠밀려서 마스터의 위치에 서 있다. 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다. 나는 아직 더 배우고 싶고, 배워야 한다. 더 배우고 싶은 곳을 여전히 찾고 있다. 주말에 생각을 잘 정리했으니 새로 시작하는 주에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본다.

--

--

JC
Museion
Editor for

책 읽는 개발자. 아빠. 생산성, 책, 개발에 관한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