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해킹 키보드 사용하기

키보드를 잘 쓰기 위해 업무 방식을 변경하다

JC
Museion
3 min readNov 10, 2019

--

손목이 아팠었던 과거

2017년에 최악의 개발 환경에서 일을 하다가 온몸에 손상을 입었다. 당시 개발 환경은 쓰던 키보드/마우스를 가져갈 수 없고, 무선으로 작동하는 기기를 쓸 수 없으며, 모니터는 17인치에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워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에어컨/히터를 매일 틀고 일하다 보니 눈에 심각한 안구 건조가 생겼고, 디스크가 재발했고, 손목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다녔다. 교통사고도 나서 무릎도 안 좋아졌고 기관지도 심하게 안 좋아졌다. 이 개발 환경에서 벗어나고 인체공학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면서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다시 손목이 아파졌다

운동과 치료, 키보드/마우스 변경으로 나아진 손목이 최근 과중한 업무와 육아로 다시 아파졌다. 아이를 안을 때와 마우스를 잡을 때 손목이 아프다고 생각한 순간이 많다. 버티컬 마우스지만 계속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은 손목에 무리가 더 갈 수 있고, 키보드 없이는 일을 할 수 없으니 마우스 이용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에 keyboard로 컴퓨터 사용하기를 다시 생각했다. Youtube를 검색하다 보니 mouseless라는 표현으로 올라온 영상이 있어서 살펴보니마우스를 쓰지 않고 키보드만으로 개발을 하는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나는 vim 사용을 좋아한다. 지금도 vim을 주로 사용하지만 모든 환경에서 사용하지는 않는데 더 적극적으로 사용해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마다 단축키를 외우는 것도 유용하지만 기본 업무 환경에서 vim을 써서 작업을 한다면 더 빠르고 마우스없이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쓰는 키보드는 문서 작업 등을 하기에는 좋지만 vim을 사용할 때 조금씩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전 회사에서 쓰던 키보드인 레오폴드가 생각나 검색하다가 해피해킹도 곁다리로 알아보게 되었고(해피해킹 블루투스 버전을 쓰던 J님이 생각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중고 구매를 마치고 손에 키보드가 있었다.

키보드 사용 일주일

키보드를 간단히 세팅하고 사용해보니 vim만 이용할 때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다른 업무를 하게 될 때는 방향 키나 특수키(home, end 등)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때는 조금 불편함이 느껴진다. Fn키를 이용해 사용하는 방법을 공부해서 익히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일단 손에 익히는 중인데 방향키 말고는 손에 잘 익지 않아 고민 중이다.

그러던 중에 글을 쓸 일이 있으면 vim을 켜서 작성하고 커밋 해놓으면 글을 보관할 수도 있고, 윈도로 넘겨서 편집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그동안 작성하는 글이 보관되지 않는 느낌이라 아쉬웠는데 글을 별도로 보관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돼서 다행이다.

업무방식을 변경하다

이제 모든 글은 vim을 이용해 마크다운으로 작성한다. 작성한 글은 private repo에 커밋하고, 필요한 곳에 붙여 넣는다. confluence에 작성하는 글도 일단 private repo에 작성하고 옮긴다. slack이나 이메일에 긴 글을 입력할 때도 우선 vim을 켜고 옮겨 적는다.

사용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vim을 이용할 수 있도록 플러그인을 설치한다. vimium, ideavim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 외에 프로그램은 이 키보드가 아닌 기존에 사용하던 키보드를 이용해 편하게 작성한다.

도구에 나를 맞추기보다 내게 필요한 방식으로 도구를 이용해야겠다.

--

--

JC
Museion

책 읽는 개발자. 아빠. 생산성, 책, 개발에 관한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