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탠픽업 서비스 론칭 이야기
당일 픽업 가능한 무탠픽업 서비스를 구축하기까지
안녕하세요. 무신사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는 이선화, 프로덕트 디자인을 담당하는 강나영입니다.
지난 5월,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번째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가 오픈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5월부터 11월까지 누적 방문객이 42만 명을 넘어서며 홍대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신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고객이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방문하고, 매장 내에서 편리하고 즐거운 쇼핑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무신사 스토어에서 주문한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을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에서 직접 픽업할 수 있는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 ‘무탠픽업’을 론칭하게 된 과정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무탠픽업은
론칭 과정에 앞서 먼저 ‘무탠픽업’에 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무탠픽업은 고객이 온라인 스토어에서 주문을 한 후, 구매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만의 O4O 서비스입니다. 오후 7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매장에서 당일 바로 제품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 때 수령지를 ‘픽업데스크(pick up desk)’로 선택하면 영업시간 내 매장에서, ‘픽업라커(pick up locker)’로 선택하면 영업시간 외에도 매장 외부에 설치된 픽업라커에서 수령할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무탠픽업을 ‘주문’ 서비스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무탠픽업의 주문 방식은 기존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와 동일하고, 배송 방식을 택배가 아닌 매장 픽업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송’ 서비스에 가깝습니다. 지금부터 무탠픽업이라는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겪은 고민 과정과 해결 방향을 하나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무탠픽업 도입을 위한 3가지 고민
1. 주문 및 클레임을 분리할 것인가?
무탠픽업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주문/클레임을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기획 초반에는 주문/클레임 로직을 기존 온라인 주문과 분리하고, 매장 픽업에 맞춰 새롭게 기획할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무탠픽업의 주문 방식은 기존 온라인 주문과 동일하되 배송 방식이 다르다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이미 검증된 기존 프로세스에 맞추는 것이 리스크가 적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주문/클레임 로직은 온라인 주문과 동일하게 진행하되, UI(User Interface)를 심플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2. 픽업 라커 서비스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픽업 라커는 매장 외부에 설치된 무인 보관함입니다. 픽업 라커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논의가 오갔던 것은 고객이 픽업 장소를 픽업 데스크와 픽업 라커 중 선택할 수 있게 할지, 매장 여건에 맞게 픽업 장소를 지정하여 고객에게 알릴 지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방식의 장단점을 꼼꼼히 비교한 결과, 무탠픽업은 고객이 픽업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을 결정하였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 비대면 픽업을 희망하는 고객과 영업시간 외 픽업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모두 충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3. UX는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무탠픽업의 UX는 온라인 쇼핑 여정에 불편함을 만들지 않는 선에서, 무탠픽업의 콘텐츠와 기능이 최대한 잘 녹아들게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따라서 프론트(Front)에서 PC쪽의 기능은 덜어내고 모바일 중심의 사용성을 최대한 고려했습니다. 고객이 무탠픽업 상품을 탐색-주문-픽업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무탠픽업 탐색-주문-픽업 단계별 UX
· 탐색 > 주문 단계
고객에게 무탠픽업의 튜토리얼을 어느 시점에 제공해주는 것이 가장 적합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화면 설계 초기에는 주문 과정에서만 픽업 가이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나, 처음 론칭하는 서비스인 만큼 어느 단계에서든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상품 상세페이지에서도 픽업 가이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게이트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픽업 가이드로 들어가면 무탠픽업에 관한 소개와 함께 어떻게 주문하고 픽업하는지 가이드를 상세히 제공하여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앞서 픽업 가이드를 어느 단계에서든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곳곳에 게이트를 만들어 노출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처음 접하는 고객을 고려하여 매장 위치 버튼 역시 서비스 플로우 전반(상품 상세-장바구니-주문서 작성-주문 완료 페이지)에 제공해 관련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상품 리스트 상에서 매장픽업 상품에 ‘무탠픽업’ 라벨을 추가하여 상품 리스트 상에서 분류하여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고려했으나, 이번 론칭 단계에서는 무탠픽업 기획전 내에서 무탠픽업 상품을 충분히 필터링해서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추후 매장의 개수가 늘어나는 시점에 맞춰 해당 기능까지 고려하고자 했습니다.
· 탐색 단계
가장 앞단인 상품 상세 페이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무탠픽업 론칭 초기에는 매장이 여러개로 늘어날 것까지 고려하여 사이즈, 컬러 등 옵션을 선택한 후 픽업 방법(택배배송, 무탠픽업)만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론칭 해보니 옵션을 모두 선택한 뒤 이전 단계로 돌아가는 것이 불편하다는 VOC가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옵션과 픽업 방법을 같은 단계에서 함께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또한 탐색 단계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실시간 매장 재고를 확인하는 기능, 상품 착용 컷, 후기 등 온라인 콘텐츠를 확인하는 기능, 특정 상품의 매장 재고가 품절되면 택배 주문으로 즉시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 주문 단계
주문 과정에서도 역시 고객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고객의 상황에 따라 픽업 장소(픽업 데스크, 픽업 라커)를 선택할 수 있으며, 픽업 라커의 경우 실시간 잔여 수를 제공하고, 남아있는 라커가 없을 경우 자동으로 라커를 선택할 수 없게 했습니다. 주문 완료 후 상세 페이지에서 선택한 픽업장소와 매장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화면 설계 초기에는 일반 주문과 픽업 주문을 탭으로 나누어 노출하는 방법도 고려했으나 픽업 주문의 발생률을 고려하여 일반 주문 건에 함께 녹아들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 픽업 단계
픽업 가능한 시점이 도래하면 알림톡으로 안내가 되며, 마이페이지 > 주문/배송/픽업 조회 리스트에서 픽업 주문 건들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픽업 주문 상태에 따라 상품 준비 시간, 픽업 가능 기한 등을 툴팁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픽업 주문 번호를 바코드로도 제공하여 픽업 시 바코드를 제시하면 바코드 스캔을 통해 쉽게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탠픽업의 차별성
1. 당일 픽업 서비스
일반적인 픽업 서비스에서 매장은 경유지 역할만 수행합니다.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고객에게 보내지 않고, 매장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고객이 픽업하기까지 최소 3~7일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무탠픽업은 처음부터 매장을 하나의 물류센터로 설계하였기 때문에, 주문과 동시에 매장에서 상품을 준비해 당일 수령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2. 오프라인 재고 관리
무탠픽업은 주문 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재고를 조회하고, 재고가 있으면 주문할 수 있도록 편리하게 설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 재고의 잦은 변경이 온라인 서비스에 영향 미치지 않도록 재고 데이터를 분리하였습니다.
또한 기존에는 매입 상품에 한하여 단일 물류센터에서 재고 관리할 수 있는 구조였는데, 현재는 매장을 물류센터의 한 유형으로 설계하여 복수 물류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재고 구조를 완전히 개편하였습니다. 향후에는 매입 상품뿐 아니라 위탁 업체의 상품까지 그 영역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3. 픽업 라커(무인 보관함) 연동
앞서 무탠픽업 주문 시 픽업 장소를 픽업 데스크 또는 픽업 라커 중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해 드렸는데요. 무탠픽업의 픽업 락커는 주문과 라커 열기/수거 연동을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한 사례라 생각됩니다.
무신사 스토어 앱에서 픽업 주문을 누르면 라커 업체와 API로 통신해 실시간으로 라커 시스템에 반영이 되고, 매장 매니저가 라커에 상품을 보관하면 고객에게 바로 앱 푸시(Push) 메시지를 발송해 상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따라서 별도의 라커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무신사 앱만 있으면 라커를 열고 닫을 수 있고, 고객이 상품을 수령하면 시스템에 자동으로 잔여 라커 수가 연동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무탠픽업이라는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생긴 고민과 해결 과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무탠픽업 도입 후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의 픽업 주문 비율은 20%를 돌파했습니다. 또한 무탠픽업으로 인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매출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의 방문객 수는 오픈 초 월 평균 5~6만 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9만 명까지 성장했는데요. 앞으로 무탠픽업을 이용하는 고객이 더욱 많아질 것이며, 무탠픽업으로 인한 매출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탠픽업은 무신사의 온라인 기술과 데이터를 오프라인에 적용해 온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낸 서비스입니다.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직접 기획, 디자인, 개발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정말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향후에는 무신사 스탠다드뿐 아니라 고객이 더 많은 매장에서, 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픽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