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목소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무신사의 VoC 대시보드 제작기 Part1. by UX파트

MUSINSA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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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min readJun 12, 2023

이 글은 ‘제품분석경험팀의 UX파트’와 ‘검색플랫폼팀’이 함께 무신사의 VoC를 자동분류하고 대시보드화 한 경험을 다룹니다.
UX파트가 소개하는 VoC 자동화 분류의 필요성과 기대효과에 대한 Part1검색플랫폼팀이 소개하는 VoC 대시보드 실제 구축 과정을 다룬 Part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품경험분석팀 UX파트의 UX 리서처 김동빈입니다. UX 리서처는 무신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정성, 정량적 방법론을 활용해 고객을 조사하는 일을 합니다. 조사를 통해 얻은 고객의 행동과 요구사항, 동기 등의 인사이트는 제품 담당자와 공유되어 더 나은 방향성으로 제품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 자료가 됩니다.

1. 무신사 리서치 VoC란

VoC 소개 및 정의

하루에도 수많은 고객들이 무신사에 방문합니다. 고객은 마음에 드는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뿐만 아니라 무신사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생각이나 의견을 직접 무신사에 전달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VoC(Voice of Customer) 라고 합니다. 무신사 고객 VoC는 무신사의 서비스의 현황을 파악하고 진단하는데 유용한 자료이며 비즈니스, 제품의 다양한 관점에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등 정성적 의견으로 제품의 강점과 약점, 잠재력 및 기회를 더 잘 이해하게 해 제품 개선 과정에서 의사 결정을 돕기 때문입니다.

무신사 VoC 구분

[그림 1] 다양한 무신사 VoC 구분

무신사 VoC는 크게 고객센터에서 다루는 1:1문의, 앱 리뷰, 리서치 VoC로 나뉘는데요. 이 중 UX파트에서 자체적으로 수집하는 ‘리서치 VoC’는 제품에 대한 개선 의견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개선 의견은 앱 내 새로운 업데이트에 대한 불편사항이기도, 오류에 대한 보고이기도, 혹은 신규 기능이나 사업 영역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10대부터 50대까지 넓은 연령대의 고객이 사용하는 특성상 무신사 리서치 VoC 텍스트는 자연어 그 자체로서 여러 감정과 톤, 어조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맥락(Context)와 의도(Intention)를 표현합니다.

[그림 2] 무신사 고객 VoC 예

VoC 처리 및 활용 과정

고객이 작성한 VoC가 UX파트에 인입되면 어떤 과정을 거칠까요?

현재 고객이 무신사 앱 내 수집 경로를 통해 의견을 남기면, 연동된 사내 ‘리서치 VoC 채널’을 통해 고객이 남긴 개선 의견이 공유됩니다. 해당 VoC는 채널 내 구성원이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고, 댓글을 통한 추가적 논의로 이어지는데 이는 즉각 대응이 필요한 내용일 수도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 볼 만한 백로그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쌓인 VoC를 UX파트에서는 다양하게 활용하는데요. 정성적 활용으로는 VoC에 기반해 사용성 측면에서 중요해 보이는 영역을 파악한 후, 해당 주제에 대해 선행 리서치를 진행합니다. 심층 인터뷰 등 형식으로 직접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은 VoC 작성자가 겪는 불편의 크기나 맥락을 구체화해 공론화 하는데에 도움이 됩니다. 정량적 활용으로는 월 1회 ‘리서치 VoC 리포트’를 작성해 전사에 공유하는 것이 있는데요. 이 때 공유되는 리포트는 주제별 분류와 시각화, 기간 내 인입 추이 등 제품 담당자가 참고할만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2. 리서치 VoC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리서치 부서에서 VoC를 수집한 이유?

그렇다면 고객을 조사하는 부서인 UX파트에서 왜 VoC를 수집하기 시작했을까요? 무신사에서는 기존에도 앱 리뷰, 고객센터 1:1 문의 등 경로로 고객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담당 부서 이외 구성원들에게 능동적으로 공유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UX파트에서는 테크 부문의 각 담당자들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반응과 의견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020년 ‘개선 의견’이라는 포맷으로 앱 내의 별도 리서치 참여 채널을 마련해 고객이 개선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했고, 이렇게 수집한 고객 의견이 더 효과적으로 담당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 끝에 실시간 사내 메신저 연동과 월별 리포트 발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림 3] 개선의견 수집 페이지

VoC 분류체계 제작

초기 목표대로 테크 부문에서 참고할 수 있는 VoC를 수집하여 전사적으로 전달하고, 고객 조사와도 연결시키며 고객과의 접점을 이끌어내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고객 조사를 하는 부서로서 VoC를 관리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리서치 VoC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갖추어지지 않았었는데요.

따라서 고객이 남긴 의견을 데이터적으로 잘 적재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VoC의 양적인 측정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개별적으로만 VoC가 다루어지면 정성적 해석이라는 특성 때문에 내용의 퀄리티나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하고 이것이 VoC가 더 활발하게 활용되는 것을 저해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요했던 것은 VoC를 적절한 기준으로 분류하는 체계였는데요. 이를 통해 VoC를 나누는 기준 항목과 요소를 정의하고, 데이터를 적재에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UX파트에서는 서비스 도메인별로 VoC를 분류하는 분류체계(Taxonomy)를 구축했습니다. 그동안 누적된 다량의 VoC 데이터를 귀납적으로 그룹화해 만든 분류체계는 처음 만든 후 지금까지도 각 부서의 활용과 필요에 맞게 꾸준히 정교화 되어가고 있답니다. 현재는 VoC 분류체계를 통해 제품 조직에서 다량의 고객 의견을 필요한 기준으로 조회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림 4] 분류체계 만드는 과정

3. VoC 수집-분류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했던 이유는?

그런데 분류 체계를 만들고, 앱 리뷰등 다른 경로의 VoC를 통합해 분류하기 시작하자 전체 VoC 수량이 양적으로 증가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첫번째로 담당자인 UX 리서처가 VoC를 직접 분류체계에 맞게 분류하는 과정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했습니다. VoC를 하나하나 읽고 의미를 파악해 분류하는 작업은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였습니다.

또한 VoC를 분류하는 과정을 사람이 직접 하다보니 편향이나 휴먼 에러가 생길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자연어라는 VoC 데이터 특성상 명확한 해석이 어렵거나 여러 주제에 속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이 경우 작업자의 판단 하에 주제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주관이 섞일 수 있어 분류의 일관성에 이의를 제기할 여지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VoC를 조회하는 내부 구성원이 원하는 집계 기준으로 데이터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테크 부문의 제품 관리자(PM, 개발자, 디자이너)는 담당 영역에 대한 고객의 반응과 의견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데, 기존 VoC 집계 방식이나 공유 포맷은 공급자인 UX 리서처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제품 담당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품 담당자가 UX 리서처에게 특정한 기준으로 VoC 취합을 요청하는 경우가 생겼고, 산발적인 요청에 대한 대응으로 때때로 업무 지연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림 5] 담당자가 슬랙으로 취합 요청하는 이미지

4.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은?

UX파트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크부문의 구성원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는데, 협업하기에 앞서 설정한 목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 요건 1 : VoC 데이터의 자동 분류

첫번째로 리서처가 수기로 분류하던 VoC가 분류체계에 맞게 자동으로 분류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VoC를 담당자가 해석하며 주관이 반영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는데, VoC가 자동 분류 과정을 통해 적절한 주제로 분류된다면 보다 신뢰성 있는 분류 기준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에 더 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을 기대했습니다.

  • 요건 2 : 누구나 손쉽게 조회 가능

두 번째로는 사내 구성원 누구나 리서치 VoC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자 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공유하는 것이 원활한 환경을 위해서는 구성원 누구나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인데요. 기존 VoC는 일원화된 경로에서 관리되지는 않아서 담당자가 필요한 VoC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조직 규모 특성상 테크 부문 외 구성원의 경우 VoC를 수집해 공유하는 채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에만 해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요건 3 : 검색 및 분류별 필터링 기능

마지막으로 VoC 통합 조회 페이지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세부 기능을 구상했는데요. 먼저 다량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해 인사이트 파악을 돕는 시각화 기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더불어 필요한 기준으로 찾을 수 있는 키워드 검색 기능, 분류 항목별 필터링 기능, CSV 다운로드 기능을 최소 필요한 기능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정리하면, 자동 분류로 작업의 효율성은 향상시키고, 분류 과정에서의 편향을 최소화 정확성을 높이며,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집계 기준과 필터링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성으로 VoC 수집-분류 시스템의 고도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5. 어떤 가치가 있는 일인가요?

위와 같은 배경으로 시작한 VoC 데이터 자동 분류 작업 요청은 무신사에서 효율적으로 고객 의견이 적재되고 활용되는 것에 필요한 뼈대를 만드는 일과도 같았는데요. 하지만 이 작업이 비단 UX파트에게만 중요한 일이 아니라, 조직에 꼭 필요한 일인가에 대해서는 공감과 동의가 필요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여러 작업자가 긴기간 동안 협업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 다음과 같이 프로젝트의 가치를 어필했습니다.

먼저 VoC 자동분류 작업은 궁극적으로 제품 담당자가 가설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VoC 데이터를 쉽고 편리하게 다룰 수 있게 도울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무신사 내부 구성원은 고객 목소리를 더 많이 인용하고, 나아가 고객을 상상하거나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듣는 문화가 더욱 견고히 자리잡게 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더불어 UX파트에서는 고객의 의견을 모아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분류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분석과 조사, 인사이트 발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흔한 정성 조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는 것 이었는데, 리서치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일을 삭제하고 그 시간에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단순 작업은 최대한 사내 플랫폼 제공 부서의 기술적 지원을 받아 자동화하고, 반면 정성적 해석과 시간 투자가 더 큰 효용을 만드는 업무에 더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시간을 가치있게 써 심도있는 고객 리서치를 이어가는 것이 부서의 지향점 이라는 것을 어필했답니다.

[그림 6] 대시보드 미리보기

위와 같은 목표로 테크부문 조직에 도움을 요청한 결과 사내 검색 서비스와 플랫폼 솔루션을 제공하는 검색플랫폼팀의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요. 그리고 협업 끝에 지난 4월, ‘리서치 VoC’ 페이지를 오픈했습니다. 이는 VoC가 자동 분류되어 아카이빙된 대시보드로, 구성원 누구나 쉽게 접근해 필요한 VoC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서치 VoC’ 오픈까지, 검색플랫폼팀은 UX파트의 요청사항을 어떻게 구현해냈을까요? 이어지는 검색플랫폼팀의 자세한 이야기는 Part 2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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