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엔드팀과 마이리얼트립에 소프트 랜딩하기

윤영조
How we build MyRealTrip
11 min readApr 16, 2021

안녕하세요 :) 프론트엔드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영조라고 합니다.

오늘은 소프트 랜딩(Soft-landing)이란 주제로 그동안 우리 프론트엔드팀이 경험하고 노력했던 일들에 대해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비록 기술 이야기는 아니지만, 마이리얼트립(이하 마리트)이 새로운 입사자분들을 위해 어떻게 소프트 랜딩을 준비하고 있는지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소프트 랜딩하기

소프트 랜딩이 뭐길래?

신규 입사자를 맞이하는 과정은 회사나 조직마다 다양한 용어를 사용해왔던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인수인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왔고, 마리트에서는 이 과정을 “온보딩”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마리트 신규입사자를 대상으로 한 회사 차원의 공통 온보딩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고 온보딩은 입사 후 일정 기간 회사 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는 “온보딩 버디” 제도에서부터 넓게는 업무를 익히고 팀에 적응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프트 랜딩이란, 비행기가 부드럽게 활주로에 착륙하는 모습에서 착안한 표현으로, 입사자가 회사와 구성원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는 과정 혹은 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신규 입사자의 온보딩을 담당하게 되면서 요즘 제가 부쩍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사실, 소프트 랜딩과 온보딩에 대해서 관심을 두게 된 작은 계기가 있었습니다. 작년말 마리트가 참여한 채용설명회에 저도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설명회 동안 여러 참석자가 채용 과정 및 회사 문화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그중 어떤 참석자의 아래와 같은 질문은 대답하기 쉬워 보였지만, 막상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를 계기로 소프트 랜딩과 온보딩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마이리얼트립에 입사하게 되면 어떤 온보딩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나요?

과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

채용 설명회 때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하여 최대한 현실적인 답변을 드리긴 했지만, 그날 저녁이 지나도록 끝내 만족스러운 대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 회사에 다녔지만, 부끄럽게도 저 역시 좋은 온보딩 프로그램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시에, 요즘 지원자가 회사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에 어느 새 온보딩과 소프트 랜딩이라는 주제가 자리 잡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채용설명회 이후 우리 팀에는 다섯 분의 새로운 팀원의 입사가 예정되어 있었고, 막상 팀 내 온보딩 프로그램을 구상하다 보니 저는 비로소 그동안 제가 얼마나 소프트 랜딩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이야기 드릴 내용은 “사람이 회사에 적응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사람 중심의 온보딩”으로 변화하고자 노력한 우리 팀의 소프트 랜딩 경험담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 사람

우리 팀을 위한 소프트 랜딩 프로그램을 고민하다 보니, 우선 우리가 생각하는 소프트 랜딩의 핵심 원칙부터 정의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가만 보니 이 소프트 랜딩이라는 단어와 반대의 뜻을 가진 “하드 랜딩”이라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단어에서도 바로 알 수 있듯이 비행기가 거칠게 착륙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두 단어를 비교하다보니 조금 더 우리 팀이 원하는 소프트 랜딩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드 랜딩: 마리트에 적응한다.
vs
소프트 랜딩: 마리트의 구성원이 된다.

제가 입사한 이래로 마리트는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항상 강조하여 왔고, 조직문화 차원에서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연장 선상에서 사람이 일방적으로 회사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구성원과 문화를 이해하고 이 과정에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온보딩 과정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소프트 랜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3가지의 액션 아이템을 떠올리게 되었고, 각각의 액션 아이템을 직접 실행하면서 느끼고 배운 점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이야기하기

전통적인 인수인계 방식이 하드 랜딩에 가까웠던 이유는 필요한 모든 것을 몇 장의 인수인계 문서만으로 “알아서” 해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알아서” 해결하는 방법의 가장 고통스러운 점 중 하나는 적응의 대상이 함께 일하는 사람, 즉 구성원이나 조직이 아닌, 회사와 시스템과 같이 보이지 않는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와 동료 의식을, 함께하는 구성원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우리는 조금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매주 3번씩 만나요

우리 팀은 신규 입사한 분들과 2주, 일정상 지연된다면 최대 3주간 매주 3번씩 팀과 업무에 대해 소개하는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미리 준비된 주제에 맞춰서 순서대로 세션이 진행되었으나, 때로는 꽤 긴 시간을 질의응답 위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위키의 이 페이지 참고하시면 돼요”가 아닌, 그 위키에 적힌 내용이 왜 필요했고 어떤 이유로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비록 코로나로 인해서 대부분 화상회의였지만, 직접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며 이야기하는 이 방식은 위키나 시스템을 통한 방식보다 훨씬 더 빨리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일할 시간은 충분한가요?

신규 입사자 입장에서는 스스로 알아봐야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업무를 더 빨리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마리트에서는 업무가 어떻게 시작해서 종료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프로토콜을 거쳐서 작업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회사의 분위기나 일하는 방식을 눈치 보며 배워야 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온보딩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조금 업무에 지장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평균 2주 이후에는 나의 업무를 함께 고민하고 처리해줄 사람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간을 할애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또한, 온보딩을 담당하는 만큼 다른 업무 일정을 조율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팀 차원의 노력과 지원만 있다면 어떤 업무보다 생산성이 높은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2. 우리가 소통하는 방법 공유하기

우리가 자주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마리트에서는 훨씬 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다른 마리트 구성원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공유하는 것은 소프트 랜딩을 위해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개발자는 기본적으로 “코드로 이야기”해야 하므로 이와 관련된 소통 방법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코드로 소통하기

개발자에게 마리트와 팀의 개발 문화는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고, 업무에 큰 영향을 주는 내용입니다. 실제 예제를 중심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코드가 작성되고 릴리즈되는지, 디테일한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가장 많은 시간을 할당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1. 개발 문화 이해하기
    개발 환경, Git과 같은 코드 저장소 및 개발 컨벤션 등, 개발자가 단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2. 개발 과정 이해하기
    개발 주제에 대한 선정 및 개발이 진행되는 과정, 그리고 이에 따른 이슈 트래킹, 위키 작성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3. 레거시 이해하기
    개발 시에 레거시 코드나 히스토리에 대한 파악은 중요합니다. 레거시의 현황에 대해서 공유하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과 과제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이외에도, 개발자에게 새로운 회사에서의 첫 코드 리뷰란 연차와 상관없이 두근거리고 긴장되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이 개인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팀의 리뷰 문화와 과정에 대해서 충분한 정보와 조언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기

개발자에게는 기능을 개발하는 것 이상으로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품질을 달성해야 하는 다양한 업무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품이라는 관점에서 우리가 어떤 이해관계자와 함께 일하고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마리트의 제품과 도메인 이해하기
    마리트의 제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도메인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다루었습니다.
  2. PO의 역할에 대해서 이해하기
    제품 개발에 있어서 PO의 역할을 이해하고 개발 과정에서의 역할과 협업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3. 제품 및 도메인과 관련된 소통 채널 활용하기
    제품과 개발에 관련하여 다른 마리트의 구성원과 소통하는 채널 및 방법을 소개하고 이를 업무에 활용하는 방법을 다루었습니다.

3. 함께 일하기

보고 듣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것은 좋은 학습 방법 중 하나 입니다. 우리 팀이 소프트 랜딩의 가장 마지막 단계로 진행한 것은 바로 ‘함께 일해보기” 입니다.

구성원과 함께 업무 해보기

마리트에서 지향하는 방향은 함께 일 하면서 혼자서 일할 때보다 두 배 혹은 그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우리 팀에서도 항상 두 명 이상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온보딩 과정에서도 팀 내의 다른 구성원과 첫 업무를 함께 해보며 온보딩에서 이해한 내용을 실제로 업무에 적용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이라 어색하거나 어려울 수 있는 일을, 함께하는 구성원이 챙겨줄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함께 작업할 업무는 연차를 고려하여 1~2주 안에 해결 가능한 일로 선정했습니다. 개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무인 경우도 있었고 제품 개선 작업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미 릴리즈 일정이 정해진 업무의 경우 온보딩 목적에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고자 했습니다.

함께 일하는 과정을 진행하면서 마리트와 팀에서 일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도록 가이드했습니다. 실제 개발 업무 시 화상 회의를 통해 데모나 리뷰를 진행해보니 서로의 업무 스타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업무를 완료한 후 회고를 통해서 첫 업무를 스스로 평가해보는 것은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는 일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1. 업무의 Context를 파악하고, 작업 결과물을 정의하기
  2. 코드를 개발하고 리뷰하기
  3. 제품에 개발한 기능을 적용하는 프로세스 경험하기
  4. 완료한 업무 및 과정을 뒤돌아보기

팀으로 일하기

보통 온보딩은 담당자와의 1:N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개인의 작업에 대해서 팀과 공유하는 과정이 생략될 수 있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팀과 개발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팀으로 일하는 방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과정의 목적은 팀의 다른 구성원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팀에 공유하는 연습을 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1. 진행한 업무에 대한 내용 및 과정을 팀 위키에 작성하기
  2. 주간 회의에서 진행한 업무에 대해 공유하기

더 나은 소프트 랜딩을 위해서

약 3개월에 걸쳐 다섯 분의 신규 입사자와 온보딩 과정을 진행하면서 소프트 랜딩이란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소프트 랜딩의 핵심은 사람에 집중하는 것인데, 그 사람이라는 대상은 온보딩의 특성상 매번 바뀌게 되니까요. 그래서 온보딩이 효과적인 소프트 랜딩의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호 피드백과 끊임없는 개선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상호 피드백

어떤 과정이라도 한쪽 방향으로만 일방통행한다면, 그건 소프트 랜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순간순간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온보딩을 진행하면서 세션마다 참석자의 피드백을 듣기 위해 시간을 배분했고, 수집한 피드백 덕분에 다음 신규 입사자를 위한 더 알찬 정보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1. 매 세션 마지막에는 꼭 5–10분 정도 질의응답 시간 갖기
  2. 전체 과정이 끝나면 회고를 통해 좋았던 점, 보완할 점 찾기

멈춰 있지 않기

매일 우리 주위를 둘러싼 환경은 지속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조직 개편이 있을 수도 있고, 개발 플랫폼이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릴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처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온보딩 과정과 자료, 그리고 팀의 문화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합니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업무의 하나로만 생각한다면 중간에 포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의지를 갖고 팀 빌딩에 기여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온보딩 담당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 소통이 될 수 있도록 신규 입사자, 그리고 이미 소프트 랜딩을 마친 팀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맺음말

2020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3개월간 5명의 신규 입사자와 함께 진행했던 온보딩 프로그램을 토대로 마이리얼트립 프론트엔드팀의 소프트 랜딩 경험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글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우리만의 소프트 랜딩을 달성하기 위해 뒤에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있었다는 점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리트는 항상 좋은 분들과 함께 뛰어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리트의 이런 노력에 함께 싶으신 분들께서는 주저하지 마시고 아래 채용 페이지로 방문해 주세요!

https://career.myrealtr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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