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 들려다오 — 몰로크다오 (MolochDAO)

nonce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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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in readJul 11, 2022

💡 이 글은 옛날 이야기 형식으로 단순화된 글이며, MolochDAO 정식 소개글이 궁금하다면 이 글을 참고하세요! 그냥 다오 얘기가 더 듣고싶다면 이 글을 추천합니다. 이 이야기는 MolochDAO Summoner(최초의 기여자?)의 회고 영상을 바탕으로 적었습니다.

다오 옛날 이야기 — MolochDAO

안녕하세요? 오늘은 전래동화에 나오는 다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2016년 4월 30일에 The DAO라는 태초의 다오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런칭 세 달 만에 당시 가격으로 7천만 달러어치의 이더 360만 개를 해킹당했습니다. 그렇게 The DAO는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고, 옛날이야기가 끝납니다.

~THE END~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버린 걸 아쉬워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컨센시스에 출근한 지 일주일 만에 The DAO 해킹 사건이 발생했고, 세상은 다오의 죽음을 선언했죠. (마치 비트코인이 수백 번 죽은 것처럼요) ‘하지만 이렇게 끝나버리기에 다오는 너무나 멋진걸!’ 이라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궁금하다면?

The DAO와 The DAO Hack과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클래식!

더 다오는 이더리움(2015년 7월생)이 한 살배기던 2016년 4월에 런칭한 투자(크라우드펀딩) 다오입니다. 더다오 토큰을 들고 있으면 미래가 창창한 이더리움 위의 프로젝트들에 간접 투자할 수 있습니다! $TheDAO토큰은 다오 트레저리에 대한 지분별 소유권과 그 돈으로 무얼 할지에 대한 투표권이었습니다.

포모와 함께 더다오는 당시 이더 시세로 $150 백만 달러를 모으며 성공적으로 런칭했습니다. 그리고 3개월 후, 더 다오 스마트 컨트랙트가 해킹당했습니다. 2016년 6월 17일, 초당 약 100개의 이더가 트레저리를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화이트해커들은 빠르게 모여 해커가 트레저리를 털어간 것과 같은 방법으로 트레저리를 공격해서 트레저리에 남아있는 물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당시는 다오 뿐 아니라 이더리움도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더 다오 해킹을 없었던 일로 만들기 위해 이더리움을 하드포크🍴 하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하드포크를 통해 더 다오와 관련된 모든 거래를 롤백하고 더다오 투자자들에게 이더리움을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과, 인위적인 개입으로 체인의 역사를 바꾸는 것은 이더리움 체인의 탈중앙성을 해치는 것이니 그대로 두어야한다는 주장이 대립했습니다.

결국, 이더 물량 5.5%가 참여한 이더리움 커뮤니티 투표 이후, 하드포크가 결정되었습니다. 1,920,000번째 이더리움 블록에서부터 더 다오를 롤백한 체인은 이더리움(그리고 더다오 투자자들은 지금도 더다오 토큰을 주고 이더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더다오 해킹을 역사책에서 지우지 않은 체인은 이더리움 클래식이 되었습니다. 즉,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이더리움은 하드포크된 새로운 체인이랍니다!

그는 예전부터 Coordination Failure(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협업/조율 실패)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에게 이더리움은 협업을 위한 도구로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운명적으로 Meditations on Moloch(몰로크에 대한 생각들) 라는 글을 만나게 됩니다.

몰로크는 어린 아이를 제물로 바쳐 섬기는 신이며, 해당 글에서는 Coordination Failure 를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자기 아이들을 제물로 바쳐야 하지만, 아무도 먼저 나서서 같이 몰로크를 쓰러뜨리자고 반란군(?)을 조직화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원치 않는 부조리한 시스템이 우리의 Coordination 실패로 인해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그는 중요한 건 ‘아와 피아의 대결(Us vs Them)’ 이 아니라 ‘우리와 몰로크의 대결(Us vs Our own inability to coordinate)’라는 걸 깨닫습니다. 그리고 ‘Slaying Moloch’(몰로크 쓰러뜨리기) 를 위해 그는 직접 다오를 시작합니다.

몰록! 출처: 위키피디아

아직 해킹의 충격이 남아있기도 하고, 규제 이슈를 피하기 위해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다오 활동을 찾던 그는 Grants DAO (기금을 조성해서 지원금/장학금을 주는 다오) 를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심장이 멈춰버린 The DAO에서 ($TheDAO 토큰은 지금까지도 가치가 있습니다!) 두 가지 기능을 가져옵니다. 바로 ‘Rage Quit’ 이라고 나중에 이름 붙인 엑싯 기능과, 프로포절이 통과되고 실제 집행되기까지 시간을 두는 ‘Grace Period’ 입니다.

그는 뚝딱뚝딱 코드를 만들어 2019 ETH Denver 에서 MolochDAO를 런칭했습니다. 그곳에서 100이더(당시 가격 개당 약 $120)를 기금으로 약속(commit)한 20명과 함께 다오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100이더가 없어서 몰로크다오에 가입하지 못한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다오를 만드는데, 이것이 MetaCartel 이라는 또 다른 OG(시조새 급) 다오입니다. 몰로크다오 친구들도 그가 만드는 새로운 다오를 도와줍니다. 몰로크다오는 외롭게 다오를 쉴링(shilling, 열렬히 홍보하기)하고 있었는데, 100이더가 없었던 친구와 MetaCartel 덕분에 더 이상 혼자가 아닌, 하나의 움직임(movement)이 되었습니다. 이후 몰로크다오는 번창하여 수많은 자손(fork) 다오를 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833개의 몰로크다오 자손들, Source: app.daohaus.club/explore

이제 현재로 빨리 감기 해서 와봅시다. 몰로크다오는 하나의 다오 방법론(framework)이 되었고, DAOhaus 라는 다오 런치패드(이자 또 하나의 다오)에서는 나만의 몰로크다오를 런칭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833개의 몰로크다오 스타일의 다오들이 런칭되었습니다. 몰로크다오가 이렇게 널리 사랑받는(?) 이유 중에는 독특한 멤버십/거버넌스 정의와 Rage Quit 기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 몰로크 다오 버전별 기능에 대해서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몰로크다오의 멤버십은 허가제(permissioned)고, 마치 Soul-bound 처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없습니다(non-transferreable). 거버넌스는 ‘1주 = 1표’ (one share, one vote) 를 기본으로 합니다. Share 를 얻기 위해서는 ‘네 동료가 되고 싶어!’ 라고 프로포절을 올리고, 기존 멤버들이 이 프로포절을 통과시켜줘야 합니다. 멤버십을 얻는 방법에는 크게 돈 주고 사기(Blood Equity)와 노력으로 얻어내기(Sweat Equity)가 있습니다. Blood Equity로 모인 자금이 DAO Treasury로 가고, 몰로크 다오와 같은 Grant DAO의 경우에는 이렇게 모인 돈으로 Grant를 줍니다. ‘양도 불가능한 허가제 멤버십’은 쉽게 살 수 있는 거버넌스 토큰으로 투표(coin voting)하는 다오들과의 큰 차이점이며, 덕분에 금권주의(plutocracy)의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다음은 Rage Quit 입니다. 몰로크다오의 프로포절들은 다수의 찬성으로 통과(pass)되더라도 그 즉시 실행(execute)되지 않고 유예 기간(grace period)을 거칩니다. 이 기간에 해당 프로포절에 반대하는 멤버는 자신의 share 를 불태우고 해당 다오의 금고(treasury) 에서 자기 지분만큼의 자금을 돌려받은 뒤 다오를 뛰쳐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Rage Quit(RQ) 이라고 합니다. RQ 덕분에 다오 멤버들은 언제나 경제적인 퇴장 권리(economic exit right)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자원을 한데 모아 공동으로 관리하면서, 동시에 개인의 소유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몰로크다오에서는 하나의 찬성표만 있어도 프로포절이 통과됩니다.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RQ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찬성표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 정족수도 없고, 모든 멤버가 모든 프로포절에 참여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의사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피로감(governance fatigue)이 적습니다. 반대로, RQ를 거치고 남아있는 멤버들끼리는 더욱 날카롭게 공동의 미션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iterative mission-alignment).

captured from @MolochDAO

사실 다오는 더 다오 이전에도(Colony since 2014) 있었고, 더 다오 해킹 이후에도 생존해 있었습니다(Aragon since 2016). 몰로크다오 외에도 Tribute, Kali, Gardens 등 다양한 다오 프레임워크들도 있고요. 어떤 프레임워크인지냐에 상관없이 모든 다오가 사용할 수 있는 DAO primitive tool 도 있습니다. ‘요즘 다오’의 흔한 조합은 노시스 세이프를 통해 멀티시그로 다오 금고(Treasury)를 관리하고, 스냅샷을 통해 공식 의사 결정 기록을 관리하는 거라고 합니다. 노시스의 확장팩인 조디악 등 신기한 툴들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요! (확장팩을 통해 디스코드 투표로도 노시스 트랜젝션의 시동을 걸 수 있다네요!) 앞으로는 어떤 옛날이야기들이 새롭게 만들어질까요?

블록체인을 어디에 쓸까? 에 대한 답은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DeFi 관점에서는 Programmable Money Lego 라고 할 수 있고, NFT 에서는 메타버스의 물리적(?)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고요. 오늘은 DAO와 ‘Trustless Coordination’ 의 가능성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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