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Seu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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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 readMay 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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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화에서 ‘지각’ 란!

시각화를 평가할 때 자주 거론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효율성 (effectiveness)의 원칙인데요, 데이터가 시각화된 후 그 시각화를 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다시 데이터로 읽어 낼 수 있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얼마나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정확하게 지각(percieve)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지요.

크기 비교 실험

어떤 그래프를 이용해야 사람들이 정확하게 데이터를 지각할 수 있는지 실험해 보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데이터를 막대그래프로 나타낼 때와 원의 크기로 나타낼 때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큰 막대의 크기는 작은 막대의 몇 배로 보이시나요? 큰 원은 작은 원의 몇 배일까요? 정답을 보기 전에 한번 예측해 보세요.

정답은 7배입니다. 평균 적인 사람이라면, 원으로 나타난 데이터를 조금 작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비율을 정확하게 지각할 수 있게 하는 시각화는 무엇일지 연구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그래프 지각 (graphical perception)이라는 분야인데요, 어떤 시각적인 채널을 (예: 길이, 각도, 밝기)를 통해서 데이터를 전달해야 읽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느냐를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그렇다면 그래프 지각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이미 알아채셨겠지만, 데이터를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서 시각화한 후, 참가자를 모집하여 시각화된 데이터를 읽어내는 문제를 풀어 보게 합니다. 그 후, 정답과 참가자들의 답을 비교하여 오차를 구하면 어떤 채널이 실제 데이터와 가장 차이가 나는 인식을 유도하는지, 어떤 채널을 이용하면 가장 데이터가 정확하게 읽힐 수 있게 시각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자극의 세기와 감각의 관계 [Psychophysics of Sensory Function,Stevens 61]

왼쪽 그래프는 미국의 심리학자 Stevens 가 진행 한 연구의 결과로, 사람들이 각종 감각적인 자극에 대해서 얼마나 과대평가하는지, 과소평가하는지 또는 얼마나 정확하게 지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입니다. x축은 특정 자극의 강도이고 y축은 실제로 사람들이 느끼는 감각입니다. 예를 들어, 충격 (shock)의 경우, 1 단위의 자극이 늘어나면 실제로 사람들은 훨씬 더 강한 자극으로 느끼지만, 냄새 (smell)의 경우에는, 1 단위의 자극이 늘어나도, 그 늘어난 만큼의 자극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길이 (length)의 경우엔, 자극이 늘어난 만큼 (즉, 1 단위가 길어진 만큼), 실제로 그에 상응하여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시각화에 ‘길이’가 이용되었을 때, 실제 데이터가 정확하게 사람들로 하여금 해석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파이형 도표와 막대그래프의 [Graphical Perception: Theory, Experimentation, and Application to the Development of Graphical Methods, Cleveland & Macgill 84]

비슷한 연구가 있는데요, 이번엔 막대 그래프와 파이형 도표를 사용한 연구입니다. 연구의 목적은 어떤 그래프가 참가자들로 하여금 정확하게 데이터를 읽어내게 도와주느냐를 알아내기 위함입니다. 참가자들은 먼저 가장 큰 영역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두 그래프 모두 D) 나머지의 영역이 D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큰지에 대한 답을 제출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막대그래프의 경우 A와 D의 길이에 대한 길이 비율, B와 D, C와 D 그리고 E와 D의 비율을 머릿속으로 계산하여 그 답을 제출해야 하는 것입니다. 결과는 참가자들이 막대형 도표를 사용했을 때, 정답을 훨씬 정확하게 맞힐 수 있었습니다. 파이형 도표의 경우 각각의 영역을 비교하여 D의 영역과 비교를 해야 하는데, 막대그래프의 위치를 비교하는 일보다 부정확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파이형 도표를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다른 그래프 (예, 바 그래프)로 대체하여 데이터를 나타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식별 최소차 (Just Noticeable Difference)

시각화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시각적인 요소들을 ‘감지 (percieve)’하느냐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식별 최소차 (Just Noticeable Difference)이라는 개념입니다.

설정한 폰트 사이즈에 상응하도록 나타낸 ‘a’의 크기

우리가 텍스트 편집기를 사용할 때, 폰트 크기를 조정할 수 있는 메뉴를 생각해보면 이 개념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8pt가 가장 작은 폰트 사이즈입니다. 그리고 9, 10, 을 거처 12pt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더 큰 사이즈로 가보면 설정할 수 있는 사이즈의 간격이 더 커지게 됩니다. 66pt 이후에 72pt가 되는 식이지요. 이런 설정은 사람이 사람들이 작은 폰트의 영역에서는 조그만 변화도 잘 감지할 수 있다는 것과, 큰 폰트로 갈수록 큰 변화를 주어야 변화했음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설정된 것입니다. 이렇듯 자극의 세기에 따라 식별 최소차는 달라지고, 자극의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두 개의 회색 중에 더 옅은 색은 어느 쪽일까요? 명도 (lightness)은 데이터를 나타낼 때 자주 사용되는 시각적인 채널입니다. 만약 구별되지 않는 명도를 데이터에 대입시켜 표현한다면, 사람들은 데이터를 정확하게 구별해 내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밑의 시각화처럼 특정 명도에 데이터를 대입시켜 표현하게 될 때, 디자이너는 식별 최소 차를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옅은 명도와 가장 짙은 명도가 거의 차이가 나지 않게 설정되어 있다면, 밑의 지도는 지역별 값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짧게나마 사람들이 시각화에 표현된 데이터를 어떻게 감지하는가,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데이터를 읽어낼 수 있게 시각화의 종류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 주제는 데이터를 시각화 함에 있어 끊임없이 디자이너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다른 데이터는 다르게, 같은 데이터는 같게 표현돼야 할 뿐 아니라, 다른 데이터는 다르게, 같은 데이터는 같게 해석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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