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VS텐센트 격돌이 상징하는 것은?

애플의 법을 따를 것인가 VS 중국의 법을 따를 것인가

Pingping Wang
One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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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가 지난 4월 19일 위챗 앱 iOS 버전에서 ‘짠샹(赞赏: 칭찬하기, 컨텐츠에 자발적으로 돈을 제공하는 기능)’ 기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애플의 정책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애플은 자체 앱스토어의 인앱구매(IAP)가 아닌 형태의 결제를 허락하지 않고 있는데, 위챗의 짠샹기능은 위챗페이를 통해 곧바로 콘텐츠 제작자를 후원하는 체계여서 문제가 되고 있다. 애플은 현재 인앱결제에 대해 30%를, 구독 모델에 한해 1년 이상 이용자들에게는 15%의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텐센트를 의식해서 짠샹 기능을 중단시킨 것만은 아니다. 앱스토어에 입점하는 모든 앱은 애플이 만든 규칙을 지켜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1.앱 내에서 기능을 잠금 해제하려는 경우(예: 구독, 게임 내 화폐, 게임 단계, 프리미엄 콘텐츠에 접근하거나 전체 버전 잠금 해제) 앱 내 구입을 사용해야 합니다. 고객을 IAP 이외의 구매 메커니즘으로 안내하는 버튼, 외부 링크나 다른 동작 호출이 앱에 있으면 안 됩니다.
2.IAP를 통해 구입한 크레딧이나 게임 내 화폐는 앱 내에서 이용해야 하고 사용 기한이 없어야 하며 복원할 수 있는 모든 앱 내 구입에 대한 복원 메커니즘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3.올바른 구입 가능 유형을 지정하지 않으면 앱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4.앱에서 IAP 콘텐츠, 기능이나 소모성 항목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보내는 기능을 직간접적으로 활성화하지 말아야 합니다. - App Store 심사 지침 3.1.1

문제는 중국인들의 입장에서 위챗페이를 통한 결제가 애플 앱스토어보다 편리하다는 점에 있다. 앱스토어를 통한 결제시 사전에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나 기프트카드를 등록시켜야 한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신용카드 보급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중국에서 은행카드는 56억5800만장이 발급됐는데, 신용카드의 비중은 8%에 불과했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같은 제3자결제 서비스들이 그 틈새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결제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다다른다. 텐센트가 표면적으로 위챗페이를 추구하는 점은 사용자의 편의성에 근거를 하고 있다.

‘칭찬하기’란 위챗 공공계정이 생산한 뉴스, 동영상, 소설 등 콘텐츠에 지불하는 일종의 후원금으로, 지난 2015년부터 도입된 원작자 보호·지원 기능이다. 액수는 5위안, 20위안, 50위안, 80위안, 100위안, 200위안, 사용자 지정액 등 다양하다. – 텐센트 플랫폼 수입 놓고 애플과 대립, 위챗 ‘칭찬’ 기능 중단(뉴스핌)

중국 내 제3자 결제서비스 비중. 출처: 아이리서치

특히, 중국인의 국민 메신저라고 할 수 있는 위챗의 이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중국 시장의 공략 측면에서 애플이 불리함을 내포하고 있다. 누구나 위챗을 이용하고 위챗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돈을 지불하는 체제에서 아이폰은 뒤처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에서만 이 서비스를 사용할수 없다면 스마트폰 구입측면에서도 애플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화웨이나 오포비보 등 중국발 스마트폰의 성장이 글로벌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은 애플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브랜드 비중. 출처: https://kknews.cc/zh-cn/digital/ae6gxz6.html

또 다른 측면은 텐센트가 기존 앱 생태계를 벗어나는 또 다른 생태계를 만든다는 측면이 있다. 텐센트는 올해 1월 미니 앱 프로그램인 샤오청쉬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다운받지 않더라도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IOS가 중국 모바일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런 분위기는 샤오청쉬의 성공여부, 그리고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사용자의 편의성 등등이 이 30%라는 숫자를 급격하게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모바일 인구라고 할 수 있는 8억명의 콘텐츠와 비즈니스가 총집결된 곳이 위챗이다. 애플의 이번 결정은 파트너로 함께 할 수 있는 중국 플랫폼과 대립하는 액션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물론, 로마에서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하듯 애플 생태계에서 애플의 법을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장이 중국 시장이라는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애플의 법을 따라야할지, 중국의 법을 따라야할지 애플의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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