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민 대표 레이쥔과 샤오미 회장 레이쥔 사이의 비밀

[추정남] 관젠츠: 양회와 인공지능의 상관관계

추정남
One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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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in readMar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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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와 대기업, 창업기업은 하나의 ‘이익공동체’

지난해 10월쯤 칭다오에서 열린 정부기관관련 주최 투자 콘퍼런스가 있어 참석했다. 많은 유명 투자자들이 왔고 중국에서 투자할만한 산업이나 업종에 대해 소개했다. IT 산업 분야 교수들의 강연이 이어졌고 중소형 기술 기업의 CEO들도 발표를 이어나갔다. 이들은 주로 참석한 투자자들에게 잘보여 투자를 받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런데 금융세션에 있던 발표자들의 발표가 너무 엉성했다. 대표는 아주 스마트해보였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좀 황당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의 발표 하나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하는지 알수 있었다. 내용인즉슨, 콘퍼런스가 있기 몇 시간전 중국 공업신식화부에서 문건 하나를 내놨는데 블록체인에 대해 처음으로 나온 정부 공식 문건이었고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주최측이 기존에 오기로 했던 기업 CEO들 대신 블록체인 기업을 급조해 발표를 시켰던 것이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중국 공업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중국 기업수는 1300만 곳 정도되고 그중 99%가 중소형 기업이다. 중국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의 50%가 이들 중소형 기업에서 나온다. 또한, 중국 GDP의 60%를 차지하고 70%의 수출입업무를 담당하며 80%의 취업을 책임진다.

하지만 이들 기업 중 대출을 이용하는 기업은 10%도 안된다. 중국에서 중소형기업이 대출을 받기는 하늘에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에 대한 목마름은 더하다. 중국에서 신삼판(新三板; 중국 중소벤처기업 중심 장외시장)을 만든 것도 대출외에 이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추최 측의 설명에 따르면 정부에서 이런 발표나 공식문건이 나오면 주식이 오르듯이 투자자들의 돈도 관련 기업에 쏠린다. 조금은 더 쉽게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다.

하나의 에피소드였지만 많이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다.

이후에 중국인 기자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중국의 여러 정책들, 예를 들면 ‘인터넷+’ ‘중국제조2025’ ‘만인창업’ 같은 정책들이 산업과 기업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다.

중국 정부산하 신문사에 있는 산업부 부장은 이런 말을 했다.

“중국정부의 정책발표는 한마디로 ‘허가증’이다. 중국에서 어떤 산업이 정부의 인정를 받고 허가됐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인터넷+’는 2015년 정책이 나오고 붐을 일으켰지만 인터넷 기업의 성공은 2011~2015년 사이 최고조에 달했다. 어느정도 인프라가 깔렸을때 정부의 정책이 나오면 그 산업은 또 한번의 도약기를 맡는다. 정부는 이 산업이 잘되는지 건드리지 않고 보고 있다가 잘되면 그때 방향을 정하고 정책을 만든다. 모두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인터넷 산업 성장이 최고조에 이르러 성장률이 떨어지자 정부는 ‘농촌으로의 이동 (下乡)과 ‘해외진출(出海)’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아직 성장점이 있는 3~4선도시, 혹은 5~6선도시와 해외로 나가라는 의미다. 정부가 밀어줄테니…중국은 땅떵어리가 너무 커 사실 한 산업이 도시에서는 더이상 성장을 못해도 지방으로 내려가면 또 먹을 파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기자가 말을 이었다.

“정부가 당시 ‘인터넷+정책’을 내놓은건 인터넷 산업이 발전하면서 중국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전통산업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전통산업, 예를 들면 제조업같은것은 인터넷과 잘만 연결되면 인터넷 기업과 제조기업에 더 없이 좋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신흥산업과 전통산업 모두를 성장으로 이끌수 있었다.”

이후 오프라인에 주로 있던 산업은 020(Online to Offline)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날개를 달았다.

‘중국제조 2025’가 나온 맥락도 비슷하다. 중국 정부는 아마 인공지능을 곧 국가전략화 할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여러산업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중국 제조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세계의 추세니 따라가야 함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독일에 20년이상 차이난 중국 제조업을 한번에 업그레이드 시킬 묘책들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밀어준다는 공식 ‘허가증(?)’이 나오면 투자기관 등의 자본이 쏠리게 될 것이고 기술은 발전할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의 ‘허가증’은 아주 중요하다(지난해 10월 이야기이고 올해 3월 정부가 인공지능을 국가전략화했으니 이 친구는 돋자리를 깔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옆에 있던 기자도 거들었다.

“ 징동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했다. 물류시스템을 인공지능으로 만들고 드론 배송도 시작했다. 정부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밀어주는 것도 큰 힘이지만 정부가 밀어주는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중국이란 큰 땅떵어리는 교통사고가 나면 신속한 처리가 힘들다. 하지만 징동이 전국에 창고를 만들어놓고 시스템으로 각지를 연결해놓으면 사고나 났을때 사고지점을 신속히 파악할수 있고 필요한 부품을 드론으로 배달할 수 있다. 정부는 골치거리인 교통체증, 교통사고 처리등의 문제를 해결할수 있고 징동은 자기들의 시스템을 빌려주면서 정부의 보조를 받을 수 있다. 또 하나 다른 산업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징동이 금융업에 투자하며 보험업에 뛰어든것은 바로 이 지점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중국정부와 대기업, 대기업이 투자했거나 자회사로 두고 있는 기술기업이나 창업기업은 마치 하나의 생태계처럼 움직이면서 각자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거대한 ‘이익공동체’같은 느낌이 들었다.

중국과 샤오미? 인민대표 레이쥔과 샤오미 회장 레이쥔

며칠 전 막을 내린 중국 양회에서의 톱스타는 샤오미 레이쥔(雷軍)이었다(개인적인 생각이다).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 등등 중국 인터넷 기업뿐 아니라 전통적 제조업체인 중국 최대 식음료 회사 와하하의 쭝칭허우(宗慶後) 등 전통기업 회장들도 모두 ‘인민대표’ ‘정협(정치협상회의)대표’라는 이름으로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

중국 기자들, 그리고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이 내놓는 의견은 이미 정부와의 교감이 다 된 사안들이고 이것은 정부와 대기업 혹은 해당 대기업이 속해있는 산업군, 대기업과 연계된 창업기업과 기술기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정부의 공식 ‘허가증(?)’을 달라는 목소리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레이쥔은 양회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 인공지능을 국가전략화해야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배후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빅데이터가 있는데 중국이 이부분에서 우세하니 이부분의 발전을 도모하면 세계 인공지능 산업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 중국은 이 분야의 많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했다. 특히 트럼프의 이민정책은 많은 인공지능 전문가를 중국으로 불러들일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리고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필요한 서비스 기계는 너무 고가인데다 쉽게 구할수도 없으니 정부가 센터를 설립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비용은 줄이고 효율을 높일수 있을것이라 제안했다.

둘째, 현재 중국에서 가장 좋은 모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상점을 열러면 부동산 가격이 비싼데다 인건비가 많이 들어 온라인을 택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 전자상거래 모델과 기술이 오프라인 상점에서 사용자의 체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면 효율을 높아지고 더 싸고 질 좋은 상품들이 각 가정으로 들어갈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생각은 알리바바의 생각과 거의 같다. 방향이 다를뿐 이다. 알리바바는 물건구매와 투자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샤오미는 자영업 모델로 시작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알리바바는 51개 ‘샤오미의 집(小米之家)을 열었다. 샤오미의 집은 생활방식을 바꾸는 가게다. 백화점도 아니고 슈퍼마켓도 아니다. 샤오미의 집 안에 있는 수십종의 상품들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상품들이지만 소비자의 체험과 실용성을 가장 염두에 두고 만든것들이다.

초기에 샤오미가 전자상거래 모델로 샤오미 제품을 판매한것은 전통적인 판매 통로가 우리가 주장하는 ‘저가의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목표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전자상거래는 전자상거래의 좋은 점이 있고 오프라인 매장은 오프라인 매장 나름의 장점이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체험과 서비느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어떻게 최소자본으로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 매장으로 만드느냐는 이 둘을 어떻게 결합시키는가의 문제인것 같다.

셋째, 일대일로(一廗一路)와 과학기술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중국 정부가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과학기술기업이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로 나가려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이유는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나라의 법률적 문제, 문화, 언어 , 세금 등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하고 이해가 있더라도 해당 국가 정부와 담판해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해야하는데 그게 힘들다는 말이다. 따라서 중국정부가 일대일로에 있는 국가들에 먼저 많은 중국국가 사무처를 세우고 거기에서 중국 과학 기업들이 들어갈 수 있는 발판을 미리 만들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제조(中國製造)’는 더 빠르게 해외시장으로 나갈수 있고 중국 브랜드는 세계에 우뚝설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세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중국 정부가 할수 있는 일인것 같고 또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번째는 중국이 국가산업으로 인공지능을 택했기 때문에 산업계에서 어떤 필요가 있는지를 듣고 시행하는 것은 좋은일이니 그렇고 두번째는 새로 바뀐 중국인들의 소비패턴을 인식하고 기업들이 비즈니스 형식을 바꿔준다면 내수가 더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에 마다할리 없고, 셋째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수출을 돕고 중국제조를 전 세계로 나가게 할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기업의 해외진출은 미래를 위해 정부에서도 발판을 마련해놔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샤오미의 입장에서도 위의 세 가지가 모두 연계된 산업군에 속한다. 정부가 밀어준다면 샤오미도 날개를 달수 있다. 또한, 샤오미가 움직일 때 수많은 관련 기술기업과 창업기업이 함께 따라올 것이다. 그들도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의 발표도 많았고 상당수 모두 국가와 해당 기업의 이익을 모두 대변하는 것들이었다.

정치와 경제의 연관성은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부정적인 연관관계를 가졌을때의 폐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연관관계는 단지 돈을 뿌려주는 것보다 훨씬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산업이 활성화될수 있도록 밀어주고 기업은 정책속에 자신의 먹거리를 찾고 투자기관과 금융기관은 성장하는 산업속에서 이익을 본다.

물론 아주 잘 돌아갔을때의 시나리오지만 중국 사회속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였고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모습이 아닌가 한다.

인공지능 업계의 BAT는 누가 될까?

2016년 인터넷 거두들은 속속 자신들의 계획을 발표했다. 2016년 3월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10년의 로드맵’을 발표했고 4월에는 구글 CEO 선다 피차이가 인공지능이 회사의 주요전략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했으며 10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도 인공지능이 마이크로 소프트의 다음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BAT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 단일 분야 기술에 대해 점차 발전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들은 최근 2년사이에 고속 성장을 이뤘다.

특히 음성인식 분야에 있어서는 커따쉰페이가 대표적인 기업인데 그중 ‘863계획’ ‘쉔페이 슈퍼두뇌프로젝트’ 등은 로봇으로 하여금 대학입학시험을 치르게 하고 칭화대학이나 베이징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산업정책방면에서는 2016년 5월 발개위가 <인터넷+ 인공지능 3년행동 실시방안>을 발표했고 여기에 따르면 2018년까지 인공지능기초자원과 창업플랫폼, 인공지능산업시스텝, 창업서비스시스템, 표준화체계기본건립, 기초핵심기술의 발전을 추구하고 총제기술과 산업발전을 국제수준과 같이 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응용 및 시스템 개발에 있어서는 세계 선두를 달려야 할 것이라고 써있다.

중국의 인공지능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와있다. 숫자로는 말이다. (다음 기사를 참고할 것)

여기에다 국가가 이들을 전폭 지원하고 이 분야에서 중국의 강점이라고 하는 ‘데이터’가 또 하나의 강점이라고 하는 ‘인재’에 의해서 인공지능과 잘만 연계된다면 아마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할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중국 인공지능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유재석 에디터에게 펜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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