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ptoeconomics 101
the Economic Secure Structure of Blockchain, the Adversarial Environment
본 문서는 암호경제학의 개념을 우선적으로 정의해보고 국내 블록체인 커뮤니티에 암호경제학 관련 연구와 리서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 온더에서 암호경제학을 리서치 및 연구하고 있는 Danny입니다.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용어에 대한 정의부터 내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암호경제학(Cryptoeconomics)이란 블록체인이 동기화되는 과정에서, 서로 적대적인 노드 간에 경제적 인센티브 /디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하여 블록체인의 구조적 안전성을 보장하는 메커니즘입니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초창기 단계인만큼, 똑같은 개념을 이야기하면서도 각자 다른 용어를 활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군요. 아마 오늘 설명하는 내용들 역시 몇차례 논의가 이루어졌던 내용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선 저는 암호경제학이라는 분야가 블록체인에서는 어떤 Layer에 해당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흔히들 말하는 ‘토큰 이코노미’ 와 어떻게 다른 내용인지 짚어보겠습니다.
Intro
Layer of Ethereum Blockchain
암호경제학은 결국 블록체인 기술의 각 Layer마다 발생하는 신경제 현상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블록체인이 우리에게 보여지는 구조를 간단하게나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온더의 Kevin(철학자)님에 의하면, 블록체인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최종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인터페이스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 레이어 3
블록체인의 가장 윗 단에 위치하는, 즉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실제적인 부분으로서 스마트 컨트랙트와 Web/Mobile상의 인터페이스가 되겠습니다. ERC20, ERC721 등의 토큰을 표준으로 작성되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경우, 안전하게 컨트랙을 구축할 수 있도록 소스 코드를 제공하는 OpenZepplin팀이 유명하죠.
- 레이어 2
Geth의 코어 엔진인 EVM(Ethereum Virtual Machine)과 관련된 레이어입니다. Whisper, Swarm같은 기능들이 EVM에 추가적으로 구축될 수 있는데요. Swarm을 예로 들자면, 온더의 Jason님께서 P2P 파일 스토리지 기능인 Swarm을 EVM에 구축시키는 방법을 온더 DEVCON 0에서 발표하신 적이 있습니다.
- 레이어 1
오늘의 주된 주제인 암호경제학이 바로 레이어 1에서 활용되는 메커니즘입니다.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전체 구조를 떠받치는 뼈대 역할을 합니다. 블록체인이나 인터체인, 그리고 확장성(Scalability)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되는 다양한 사이드체인 프로젝트들이 바로 레이어 1에 해당하겠습니다.
Blockchain
Interchain
- Polkadot, Cosmos, AION, ARK, etc
(인터체인과 관련된 개념이 생소하신 분들은 HAECHI Labs의 김민석 님께서 분석하신 글을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Sidechain / State Channel
상기 언급한 각종 체인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암호경제학적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아시다시피 블록체인은 노드 간의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구조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되고, 그렇게 계속 합의가 이어지고 체인이 길어지다보면 공격이나 위변조가 더욱 어려워지는 기술입니다.
그러나 체인이 올바르게 이어지고 운영되려면, 체인을 이루는 노드들 간에 일종의 룰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보통 이것을합의 프로토콜(Consensus Protocol)이라고 부릅니다. 특정한 합의 과정과 룰에 의해서, 악의적인 공격없이 블록체인의 보안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 때 활용되는 논리가 암호경제학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암호화폐를 통한 보상 또는 처벌 메커니즘이죠. 특정 채굴자나 검증자는 더 많은 보상 또는 경제적 이득을 바라고 악의적으로 체인을 분기(포크)시키거나 프로토콜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블록체인의 구조적 안전성에 결함이 생긴 경우에 해당할 것이고, 그 결함을 허용한 당사자는 처벌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캐스퍼 FFG의 경우 Validator가 서로 담합(카르텔)을 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블록을 검증한다고 가정합시다. 이 때,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는 검증자에 대해서는 예치해놓은 금액을 일부 삭감하는 최소 삭감 조건(Minimal Slashing Conditions)을 고려하는 등의 암호경제학적 디센티브 논리가 필요합니다.
각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았으니, 이제부터 암호경제학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논해보겠습니다 :)
What is Cryptoeconomics ?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암호경제학의 내용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할텐데요. 암호경제학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Ethereum Casper와 게임이론을 가지고 암호경제학이란 어떤 것을 분석하는 분야인지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Casper FFG(Casper the Friendly Finality Gadget)
Casper FFG
에 대한 분석은 이미 국내 커뮤니티에서 많이 이루어졌기에 기본적인 구조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PoW 체인 위에 Casper 스마트 컨트랙트가 올라가고 특정 epoch(100 블록)마다 검증자가 이를 검증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 검증자는 스마트 컨트랙트에 자신의 지분을 예치금(Deposit)으로서 묶어두게 됩니다(Simple Casper Contract).
Casper를 도입하려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경제적 완결성 개념입니다. 기존의 Proof of Work 방식에서 확률적으로만 보장되었던 완결성이 Proof of Stake 방식에서는 검증자의 검증 행위에 의해 좀 더 확실하게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암호경제학적 측면에서 Casper를 바라보면, 블록을 검증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검증자가 네트워크에 더 많은 예치금을 묶어둘수록, 네트워크의 보안이 파괴되었을 때 더 많은 돈을 잃게 됩니다. 결국 경제적인 디센티브가 높은 검증자일수록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그 검증자를 더욱 신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이더리움이 준비하고 있는 PoS 기반의 프로토콜은 특정 검증자가 부담하는 경제적 손실의 가능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블록체인의 구조적 안전성과 보안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경제적 손실의 극대화
체인의 안정성을 위해 경제적 손실을 극대화한다는 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해보겠습니다. 이더리움 재단의 Jon Choi는 PoW 방식과 관련해서도 위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작업 증명 방식에서의 규모의 경제, 즉 채굴 독점화 현상은 분명한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에 따라 중앙 집권화된 채굴자에 대해 규모의 불경제 내지 역진적(Regressive) 보상의 형태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죠.
위 그래프를 보시면 y축은 장기적인 평균비용을 나타내고 x축은 투입된 비용에 대한 생산량을 나타냅니다. Q*
우측에 해당하는 그래프가 규모의 불경제 현상과 관련된 부분인데, 생산(채굴)을 지속할수록 그 생산에 투입되는 평균적인 비용이 높아진다면 장기적으로 그 생산을 지속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다시 말해서 블록을 대량으로 생성함에 따라 투입되는 비용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면,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비용과 블록 보상금액이 서로 상계(trade-off)되면서 결과적으로는 더 역진적인 블록 보상을 얻게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채굴자가 기존에는
500
의 비용을 투입하여,1000(Q*)
의 블록 생성을 하고 보상을 받아갔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경제적 손실이 높아지게끔 프로토콜 방식을 바꾼다면 아래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i) 장기적으로
500
의 비용을 똑같이 투입해도1000
보다 적은 블록을 생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ii) 장기적으로
1000
의 블록을 생성하려고 할 때,500
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됩니다.
사실 이런 논리가 PoW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51% 공격의 위험성 때문이죠.
암호화폐의 발행 권한을 소수의 노드들이 독점하는 것 자체도 문제가 되겠지만, 51% 공격으로 인해 체인이 하드 포크되고 이중지불이 가능해지는 것은 블록체인의 보안과 구조적 안전성에 더욱 큰 방해 요소가 됩니다.
PoS 방식에서는 ‘어떻게해야 최대한 많이 삭감시켜서 블록을 더 잘 검증하게 할까’를 고민한다면,
PoW 방식에서는 ‘어떻게해야 채굴 비용을 높여서 채굴 권한을 분산화시킬까'를 고민하는 것이 암호경제학적 사고방식이 되겠습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악의적 공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경제적 손실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암호경제학적 사고방식이 블록체인 보안적 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채굴자가 됐든 검증자가 됐든, 체인에 악의적(Malicious)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투입한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을 치르도록 만들어서 블록체인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암호경제학의 중요한 논점입니다.
Q. 검증자에게만 너무 많은 요구를 하는 것 아닌가요?
한 체인을 안전하게 운영할 책임이 있는 검증자에게는 매우 엄격한 조건이 따라붙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캐스퍼의 암호경제학적 원리를 분석하면서,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검증자 너, 행실 똑바로 안하면 예치금 다 뺏기고 국물도 없을 줄 알아 !"
그렇다면 검증자가 이러한 Staking 구조에 대해 어떻게 더 많은 유인을 느낄 수 있을까요? 사실 이 부분은 본 문서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보다 좀 더 깊은 내용인 것 같아서, 이와 관련된 내용들은 앞으로 차근차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이더리움 재단은 다수의 노드 뿐 아니라, 검증자까지도 어떻게 이 구조 속에서 유인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리서치를 해놓았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Jon Choi의 의견을 제 개인 계정에 따로 번역해놓았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게임이론 :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을 찾자 !
기존 P2P 네트워크에서는 주로 파일을 받아오는 속도(byte/s)가 인센티브 개념으로서 제시되었지만, 블록체인에서는 BTC, ETH 등의 암호화폐가 경제적인 인센티브로서 제공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블록을 생성함에 있어 돈이 오가기에 블록 생성에 참여하는 노드들은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극대화시키려는 경제적 전략을 활용하게 됩니다. 즉, 자신에게 할당되는 이익이 극대화되도록 아주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죠.
바로 이 지점에서 게임이론(Game Theroy)과 내쉬균형(Nash Equilibrium)이 개입하게 됩니다. 게임이론은 주로 정치경제적 전략 상황을 분석하는 툴로써 많이 활용되는데, 아래 그림을 통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내쉬 균형이란 상대가 선택한 전략을 알고 있을 때, 자신에게 최선의 선택이 되는 결과가 도출되는 상황입니다.(양자간 이익의 총합이 극대화되는 지점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복수의 내쉬균형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사전 협약 및 조정의 과정을 통해 단일 내쉬균형으로 수렴할 수 있습니다. 대략적인 상황은 이렇습니다.
미국과 EU가 서로에게 자유무역을 허용한다면 각각 15만큼의 이익이 도출됩니다.
그러나, 미국이 자유무역을 포기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순간 해당 당사자에게는 5만큼의 이익이 더해져 20이라는 이익이 도출되고 EU는 -22만큼의 손실을 보게 되면서 최종적으로 이익이 -7로 감소합니다.
상대가 선택한 전략 하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내쉬균형의 가정에 의하면 EU가 위와 같은 상황을 용납할 이유는 없죠. -7의 이익을 얻을 바에는 자신도 관세부과를 함에 따라 +2의 증분 이익을 얻고, 최종적으로는 -5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는 미국과 EU 모두 (-5, -5)의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 때 (-5, -5)는 미국과 EU 모두 각각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즉 이 게임에서의 내쉬 균형입니다. 전체 구조 상으로는 가장 안좋은 결과가 도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죄수의 딜레마라고 표현합니다.
블록체인에서 왜 자꾸 게임이론이 언급되는건지 조금 감이 오시나요? 암호경제학적 분석을 위한 기본 전제는 위 무역게임에서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각 플레이어가 서로에게 적대적(Adversarial)이라는 것입니다.
돈으로 측정되는 경제적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면, 인간은 자신의 이득이 최대가 되도록 이기적인 선택을 하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보안 역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각 개인의 심리에 의해 경제학적으로 보장됩니다.
위와 같은 전략적 상황을 이더리움 프로토콜에서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Bribing Attack(뇌물 공격) 상황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Bribing Attack(뇌물 공격)
Vitalik Buterin : “I can just bribe them to do it”
PoS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비탈릭이 블라드에게 했던 말입니다. 검증자에게 뇌물을 줘서 원래의 균형을 무너뜨릴수도 있지 않겠냐는거죠.
비탈릭의 말처럼 게임 참여자들에게 뇌물을 부여한다면, 게임에서 얻는 보상은 쉽게 변화될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전통적인 PoS 알고리즘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에 검증자의 지분을 일부러 예치시키는 조건은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블록을 잘못 검증했을 때 받게 되는 경제적 손실이 없습니다. 그래서 Nothing at Stake 문제같은 한계점이 드러나죠.
PoS 체인에 분기(포크)가 일어난 상황에서, 돈에 관심이 많은 한 검증자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선의인 것과 무관하게, 이 검증자는 체인이 포크된 이유가 악의적 공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하게 엉클 블록이 생성된 것인지 알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더 빨리 인식된 블록이나 자신이 원하는 블록을 검증해서 블록을 새로 생성하고 보상만 받으면 됩니다. 블록을 새로 검증하는 데에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한계비용이나 리스크도 제로입니다. (Nothing at Stake 문제)
이런 상황에서의 마이너는 뇌물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악의적으로 체인을 포크한 공격자가 자신의 거래를 검증해주는 대신, 일정 금액의 뇌물을 부여한다고 하면 마이너는 그 돈을 받고 악의적인 블록을 검증합니다.
위와 같은 뇌물 공격의 상황을 아래 그림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각 선의를 가진 검증자 1(1st Player)과 검증자 2(2nd Player)가 서로 죄수의 딜레마(Victim Game) 상황에 있을 때의 내쉬균형은 서로 선을 행하여 프로토콜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상황(1,1)입니다. 둘 다 선의의 검증자이므로 서로 담합하여 (3,3)의 상황에 도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이 때, 뇌물로 검증자를 유혹하는 공격자가 들어와 (3,3)이라는 뇌물을 각 검증자에게 쥐어주면서 총 6의 비용으로 이더리움 프로토콜을 공격하고, 자신이 원하는 악의적 방향(검증하면 안되는 Tx를 검증하는 등)으로 검증자들을 유도해냅니다.
이 상황에서 두 명의 검증자들은 악의적 영향력에 동의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결국 기존의 균형 (1,1)은 (6,6)이라는 균형으로 옮겨 가게 됩니다.
위 상황처럼, PoS 프로토콜을 무너뜨리기 위해 외부에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적이 문제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러한 뇌물 공격에 따라 검증자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상황이 쉽게 바뀌기 때문에 Casper에서는 블록체인의 안전성을 위한 예치금(Security Deposit) 제도가 생긴 것입니다.
암호경제학에 대한 오해
이 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암호경제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나, 우리가 암호경제학에 대해 인지해야 할 사항들을 논해보겠습니다. 아마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과 논리에 따라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많을 것 같지만, 개인의 의사에 따라 취사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1. 암호경제학은 암호자산 자본시장에 대한 분석이 아니다.
위 그림은 2015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암호자산 ETH의 가격 변동성(Price Volatility)을 나타낸 그래프인데요. 상기 그래프 뿐만 아니라, 당장 여러 암호자산 거래소 사이트에만 들어가도 개별 암호자산의 가격변동성을 예측하는 등의 분석이나 차트는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석들은 통상 논의되는 암호경제학의 범위 밖입니다.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점은, 블록의 생성과 검증 또는 체인을 유지시키는 것에 대해서 합의를 이루는 과정을 설계하고 분석하는 분야가 암호경제학이라는 것입니다.
2. Utility Token Modeling과 ICO는 암호경제학적 분석 대상이 아니다.
유틸리티 토큰을 모델링하거나 토큰을 새로 발행하는 ICO의 경우에는 본 문서의 초반부에 있던 블록체인 레이어 가운데 가장 윗 단에 위치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죠.
그러나 앞서 내내 설명드렸던 암호경제학의 내용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작성 및 Utility Token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에 대한 내용들은 암호경제학에서 분석하는 주요 내용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스마트 컨트랙트에서의 내쉬 균형을 분석하는 시도는 있습니다 :)
Utility Token Model
위 그림은 Felipe Gaúcho Pereira가 제시했던 토큰의 분류 기준입니다. 토큰 모델을 분석하고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좋은 가이드라인이 되었죠.
Store of Value나 Security Token의 경우 그 개념상 독특한 옵션을 부여하는 토큰의 분류는 아니기 때문에, Utility Token을 어떻게 모델링하며 어떤 옵션을 부여하느냐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유틸리티 토큰 모델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네트워크의 가치와 토큰의 가치를 연동시키는 가치 확보(Value Capture)의 문제가 있고요. 마찬가지로 앞서 논했던 암호경제학적 사고방식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예외적인 상황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OmiseGo의 경우가 그러한데요. OmiseGo는 지급결제용 dApp을 만들고 이를 위해 OMG 토큰을 발행한 팀이지만, dApp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Casper의 Validator, 그리고 최소삭감 조건 논리를 일부 차용했습니다. 즉, dApp에서도 암호경제학과 관련된 내용이 보일 수 있다는 것이죠.
OmiseGo의 검증자(Validator)와 Soft Slashing
다들 아시다시피, OmiseGo는 이더리움 재단과 아주 긴밀한 팀입니다.
그래서인지 dApp을 구축함에 있어서도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더리움 재단이 활용했던 여러가지 방식들(PoS, Plasma 등)을 차용하여 자신들의 dApp에 녹여냅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PoS 방식에서는 검증자가 특정 블록을 검증하는 방식이라면, OmiseGo의 토큰 모델에서는 Tx를 검증합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검증이라기보다는 여러가지 Tx Fee 중에서 맘에 드는 값의 Fee를 결정해 Tx가 전송되게끔 하는 것이죠.
이더리움의 Casper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암호경제학적 맥락을 배제하면 이해하기 힘든 방식이기 때문에, 이를 차용한 OmiseGo의 서비스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 Casper FFG에서는 검증자가 올바른 검증 작업을 하지 않았을 때, 예치해놓은 ETH를 삭감시키는 조건을 걸어두었습니다.
-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OmiseGo는 Tx 검증자에 대한 페널티 조건을 걸어두었는데요. 검증자가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을 경우 예치된 검증자의 OMG 토큰 일부를 삭감(Soft Slashing)하는 처벌 제도가 있습니다. Casper와 마찬가지로 Nothing at Stake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처럼 OmiseGo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의 ERC20 토큰이지만, dApp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Proof of Stake 개념을 차용해 Tx를 검증하는 검증자를 따로 두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구조적 안전성을 암호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보장하는 내용과 거의 흡사합니다.
부록
용어의 구분
다시 말씀드리자면, 오늘 제가 작성한 내용은 합의 프로토콜을 어떻게 만들어서 블록체인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협의'의 암호경제학에 해당합니다. ‘광의’의 암호경제학이라고 한다면 문서의 초반부에서 언급했던 Layer of Ethereum Blockchain의 모든 단계에서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레이어 3에서도 토큰이 mint되는 합의 프로토콜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mineableToken이라고 불리는 0xBitcoinToken의 경우 ERC20 토큰 인터페이스를 활용해서 비트코인의 마이닝 알고리즘을 구현시켜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Casper나 Plasma 프로젝트가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운용되는 것처럼 또는 OmiseGo가 암호경제학적 사고방식을 dApp과 스마트 컨트랙트에 녹여낸 것처럼, 꼭 메인 체인이 아니더라도 암호경제학과 관련된 개념은 어느 레이어든지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암호경제학이라는 워딩은 포괄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레이어 1에서만 활용되는 개념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암호경제학 관련 기사
Seoul Ethereum Meetup을 창립하신 정우현(Atomrigs) 님께서 Coindesk Korea에 연재하신 암호경제학 관련 아티클이 있습니다. 암호경제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매우 생소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소개가 많이 되지 않았는데, 암호경제학에 입문함에 있어 좋은 내용들이 많습니다.
Work Token Model
Augur나 Filecoin 등의 Work Token Model을 사용하는 프로젝트에서는 dApp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잘 마무리 할 때까지 암호화폐를 Staking 시켜놓는 프로토콜을 사용합니다. 만약 일을 맡은 주체가 제대로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예치된 암호화폐가 Slashing 되는 등의 디센티브 방식이 활용됩니다.
Conclusion
여기까지가 암호경제학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였습니다. 아주 일부의 내용밖에 다루지 못했지만, 앞으로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암호경제학과 관련된 리서치와 연구에 뛰어들면서 서로 많이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더리움 재단 Jon Choi 연구원의 트윗을 인용하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