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 트릴레마(Trilemma, ICO 삼위일체불가능성)

철학자(정순형)
Tokamak Network
Published in
7 min readMay 13, 2018
ICO 트릴레마

안녕하세요. 철학자입니다.

ICO트릴레마란 i)토큰의 총 발행량, ii)토큰의 가격, iii)토큰의 사후적 분배율 세가지가 동시에 고정될 수 없는 문제에 관한 것 입니다.

예를 하나 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A라는 토큰이 있다고 가정하고, 백서에 적힌 다음의 토큰 세일에 관한 사항은 어떠한 점이 문제가 있을까요?

예시) A 토큰 판매에 관한 일반 사항

총 발행량

>>1,000,000 A토큰

토큰 판매가격

>>1ETH = 1,000 A토큰

토큰 분배

>>ICO : 70%, 판매되지 않은 부분은 태워짐(burn)

>>개발팀 보유분 : 15%

>>리저브(예비) : 15%

얼핏 보면 이상 없어보입니다. 1ETH당 1,000개의 토큰이 발행되고, 총 발행량은 1,000,000개이고, 발행량 중 판매율은 70%이므로 700,000개의 토큰을 팔기위해 700ETH를 받으면 토큰 세일이 종료됩니다. 최소판매율(소프트캡, 미니멈캡)은 따로 없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함정이 있습니다.판매되지 않은 부분은 태워진다는 교묘한 문구를 넣었지만, 이 모델은 은연중에 ICO를 준비한 토큰이 다 판매된다는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일부만 판매된다면 어떠한 일이 생길까요?

최소캡과 최대캡 사이에서 판매될 경우

최대판매량은 700ETH를 달성하지 못하고 500ETH만 달성된 상황을 가정 해 보겠습니다. 500ETH만큼이 ICO를 통해 들어왔을 경우, 판매량은 500,000토큰이 됩니다. 판매되지 않은 200,000개의 토큰은 태워 없앤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여기서 개발팀 보유분을 총 발행량 기준 15%인 150,000개를 발행하고, 예비분도 150,000개를 발행하게 되면 토큰 분배율이 백서에 명시된 것과 달라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200,000개를 태워 없앰으로 인해서 총 발행량이 800,000개가 되었기 때문이죠.

이 경우 ICO, 개발팀 보유분, 리저브는 다음과 같아집니다.

ICO >>62.5% = 500,000 / 800,000

개발팀 보유분 >> 18.75% = 150,000/800,000

예비토큰 >> 18.75% = 150,000/800,000

이상하네요.. 분명히 백서에서 개발팀은 15%만 가져간다고 했는데…

ICO가 최대캡에서 더 멀어질수록 개발팀 보유분과 예비토큰의 비율은 높아지게 됩니다.

ICO참여 규모에 비례해서 나머지 분배율을 맞출 경우

그렇다면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ICO 참여율에 맞춰서 나머지 토큰의 분배량을 정하는 모델이라고 가정 해 봅니다.

좀전과 같이 500ETH가 참여했고, 500,000개의 토큰이 ICO에 분배됩니다. 이게 70%퍼센트를 차지해야 하죠.

ICO >> 70% >>500,000 / x >> 500,000/714,285 = 70%

개발팀 보유분 >> 15% >>714,285*15% = 107,142 토큰

예비토큰 >> 15% >>714,285*15% = 107,142 토큰

그런데 이 경우 총 발행량은 714,285개가 됩니다. 그럼 태워 없어지는 토큰은200,000개가 아니라 285,714개(1,000,000–714,285)가 되어야 하죠.

위의 백서 조건에 나와있는 총 발행량 100만개, 판매되지 않은 부분이 태워 없어진다고 적어서 마치 20만개만 사라지는 듯 애매하게 써놓은 문구는 거짓말이 됩니다.

왜 이렇게 비율(퍼센트)에 집착하나?

ICO에서 절대적인 수량보다 퍼센트가 중요한 이유는, 토큰이란 것은 거의 무한히 쪼개서 사용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토큰은 현금 과는 다르게 1000원짜리 1만원짜리 단위로 사용되지 않고 얼마든지 나눠서 쓸 수 있습니다.(이걸 어려운 말로 가분성이 무한하다고 하죠)

1이더당 1토큰을 주는 ICO가 1이더당 1천만개의 토큰을 주는 ICO보다 가치가 낮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표준 ERC20 토큰의 경우 소수점 18번째자리까지 쓰기 때문입니다.

1이더 가격이 8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1이더당 1토큰을 주는 B라는 토큰이 있고, 1이더당 1천만개의 토큰을 주는 C라는 토큰이 있다고 가정 해 봅니다. B토큰을 800원 단위로 거래해서 사용하고 싶으면 0.001 B코인을 보내면 됩니다. C토큰을 800원 단위로 거래하고 싶으면 10만 C토큰을 보내면 됩니다.

토큰의 절대단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토큰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어떠한 비율로 분배되느냐입니다.

1천명이 각각 0.1퍼센트씩 나눠진 토큰과 10명이 각각 10퍼센트씩 나눠서 가지고 있는 토큰은 토큰 경제가 만들어 내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의 규모가 다릅니다.

위의 예에서 봤을 때, 어차피 단위란 쪼개서 사용 가능하니, 결국 살펴봐야 하는 것은 백서에 약속한 대로 “개발팀이 15퍼센트를 가지고 있는가”하는 팩트체크가 더 중요한 것이죠.

개발팀이 18퍼센트를 가져가는 토큰과 15퍼센트를 가져가는 토큰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 3%의 차이로 인해서 어마어마한 량의 펌프&덤프가 일어날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백서를 쓰기 위해서는

ICO트릴레마란 i)토큰의 총 발행량, ii)토큰의 가격, iii)토큰의 사후적 분배율 세가지가 동시에 고정되지 못하는 문제에 관한 것 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셋중 하나를 정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명료한 모델은 토큰의 총 발행량을 정하지 않는 겁니다. 위의 A토큰을 총발행량이 없는 모델로 바꿔서 적어 보겠습니다.

예시) A 토큰 판매에 관한 일반 사항

총 발행량

>> ICO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토큰의 최대 판매량

>> 700ETH

토큰 판매가격

>>1ETH = 1,000 A토큰

토큰 분배

>>ICO : 70%, 판매되지 않은 부분은 태워짐(burn)

>>개발팀 보유분 : 15%

>>리저브(예비) : 15%

만약 이 ICO에 1이더만 참여했다면 토큰은

ICO : 1000토큰

개발팀 보유분 : 214토큰 = 1,000/70*15

리저브 : 214토큰 = 1,000/70*15

총발행량 : 1428토큰

만약 이 ICO에 700이더가 참여했다면

ICO : 700,000토큰

개발팀 보유분 : 150,000토큰 = 700,000/70*15

리저브 : 150,000토큰 = 700,000/70*15

총발행량 : 1,000,000토큰

총 발행량은 ICO참여 규모에 따라 1,428 ~ 1,000,000까지 다양한 규모를 띄게 됩니다.

거짓말 하는 백서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토큰의 총 발행량을 정하고 시작하는 백서는 읽을때 다음 사항을 매우 세밀하게 확인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i) ICO규모가 최대캡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남은 토큰을 태우는가?

ii) 남은 토큰을 태울 때 개발팀 보유분, 예비분 등의 비율을 맞춰서 태우는가?

iii) 혹은 ICO맥스캡 규모에 미달한 토큰만을 태운다고 했을 때, 개발팀 보유분 등의 비율을 유동적으로 적는가?(위의 A토큰의 예에서 비춰보면 개발팀은 최소 15%에서 최대 18%까지 토큰을 보유할 수 있다고 적는 등)

총 발행량을 정하지 않는 모델 위주의 ICO가 이뤄져야 한다

총 발행량이 매우 중요한 경우가 아니라면(이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개발팀 보유분 등 분배율이 ICO finalizing 과정에서 사후적으로 정해지는 총 발행량이 정해지지 않는 모델 위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총 발행량은 ICO참여 규모에 의해 결정되도록 두고, 최대 판매량과 최소판매량(하드캡과 소프트캡)은 이더리움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ICO주도팀과 ICO 참여자간의 불필요한 오해를 낳지 않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판단됩니다.

토큰 컨트렉트를 읽는 능력

중요한건 토큰을 태우는 트랜잭션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는 점 입니다. 개발팀이 블로그 등을 통해서 토큰 버닝, 발행 및 finalize에 관한 사항을 공지할 때, 공지된 실제 블록체인에 기록된 내용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꼭 확인하고 총 발행량과 태워진 양을 꼭 비교해서 분배율로 장난치는 프로젝트는 분명한 경고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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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정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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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amak Network(Ethereum Based Layer2 Solution) Inventor. Seoul Ethereum Meetup Co-organizer. Entrepreneur.Miner. Trader. Engineer. Develo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