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200

2014-02-17

박규현
6 min readFeb 20, 2014

자전거로 200 킬로부터 1200 킬로까지 다양한 코스를 달리는 코리아 랜도너스 대회가 있다. 대회에서 그룹으로 달리는 모습이 그리 끌리지는 않았는데 200 킬로를 달리면 몸이 어떻게 될까, 나도 할 수 있을까 궁금했었다. 집에서 춘천까지가 100 킬로, 왕복하면 딱 200 킬로다. 일어났는데 괜히 기분이 좋아서 뭐 할까 하다가 춘천 왕복을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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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 시 21 분. 뚝섬.

랜도너스 200 킬로 제한 시간이 13 시간 반이다. 집으로 밤 11 시까지 돌아오면 나름 합격. 랜도너스 코스에는 업힐도 많이 들어있는데 춘천행에는 큰 언덕이 없다. 뭐 거리는 비슷하니 퉁치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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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똑딱이를 Sony RX100 MK2 에서 Ricoh GR 로 기변했다. GR 이 선예도가 더 좋고 색수차가 적다. 센서가 커서 비네팅은 더 심하고 기본 노출은 약간 언더로 나온다. 보정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닌데 살짝 귀찮다. 겨울에 장갑을 끼고 조작하는 것도 GR 이 더 좋다.

팔당대교. 이 길 작년엔 엄청 안 좋았는데 포장을 새로했다.

팔당호는 아직 얼어있다.

운길산역 앞. 왼쪽은 새로 놓은 다리. 오른쪽은 자장구용으로 개조한 구선로 다리. 오늘은 저기로 안 간다. 저리로 가면 부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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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 길은 좀 심심한데 처음 나오는 나름 포토존이다.

노랑 하양 데칼이 이뻐서; 전지적 자전거 시점.

중세와 모던, 동양과 서양을 오가는 우리의 건축역량.

청평 유원지. 청평부터는 강을 볼 수 없다. 북한강 자전거길 중엔 청평호도 못 보고 남이섬도 못 본다.

겨울에 밀린 일을 마무리 짓고 가벼운 마음에 시즌을 시작하려 했는데 해놓은 것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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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에서 다시 북한강과 만난다. 저리 가면 남이섬 보고 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도를 보니 막다른 길. 시간도 빠듯하고 남이섬은 패스.

자장구 타다보면 생각이 없어져서 좋다. 사진찍을 생각도. 가끔 서서 돌맹이나 찍고.

강촌을 지나서

오후 4 시 춘천 의암호 도착. 오는데 6 시간 반 걸렸다. 생각 보다 많이 걸렸다. 의암호에서 이 다리를 건너 조금 더 가면 춘천 시내다. 오늘은 시간이 빠듯하니 다리만 건너보고 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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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아무것도 안 먹었다; 강촌에서 막국수 한 사발.

이 터널이 북한강 자전거길에서 제일 높은 곳인 것 같다. 그래봤자 엔도몬도 로그상으로는 높이 135 미터밖에 안 된다;

무한대에 초점 고정하고 막 찍고 다녔더니 해 떨어지고 조리개가 개방되면서 초점들이 다 나갔다. 찍을 때 아무 생각이 없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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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리역. 200 킬로 장거리는 처음 해보는 것이었지만 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춘선과 중앙선이 바로 옆을 달리기 때문에 퍼지면 아무때나 전철타고 귀가할 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

나름 달린다고 달렸는데 평속은 20 킬로다. 카본에 클릿하고 속도가 이것 밖에 안 나온다. 하체는 문제 없이 움직이는데 몇 시간 전부터 어깨가 꽤 아프다. 로드라 어느 정도는 수그려야하는데 자세 유지도 어렵다.

찐빵;

팔당 지나니 아 200 킬로 채우는구나 싶었다.

멀리 남양주가 보인다. 어깨 통증이 심해져서 가다 서다를 반복.

RX100 등 소니 카메라엔 ‘손으로 들로 야경촬영’ 기능이 있다. 6 연사해서 야경 한장을 합성해 주는 것. 8Bit JPEG 로 던져주지만 삼각대 없을 때 꽤 괜찮은 질의 야경을 만들어 준다. GR 은 그런 것이 안 되니 노이즈는 심하고 이미지는 흔들려있다; RX100 괜히 팔았나 하는 생각이 좀 든다. 팔당까진 가까우니 담에 삼각대 메고 함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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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보인다.

밤 10 시 집 앞. 환상특급에 나올법한 중국 골목이다. 11 시까지 도착하는 목표는 대충 달성되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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